[Review]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展

글 입력 2018.01.1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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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展



코끝까지 추위가 기세를 들더니 이제는 '추위'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몸이 무조건 반사처럼 움츠려지는 1월이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조금 더 부지런히 살아야지'라는 다짐은 맥주잔 거품처럼 사라지기는 아직은 이른 감이 있지 않나 싶어 짐을 꾸렸다.  가볍게 나가고 싶은 충동에 잠시 고민했지만, 선물로 받은 DSLR 카메라를 어깨에 지고 롱패딩으로 온몸을 감싸고 뒤뚱거리는 펭귄마냥 예술의전당으로 향했다.

*
 
'오랜만이네. 근 6개월만인가?' 취재에 데이트에 이런저런 핑계들로 구차하게 이유를 혼자 늘어놓다 보니 어느새 한가람 미술관 앞이다.

해질녘 도착한 한가람 미술관에서 고른 전시는 알렉산더 지라드전. 이전 '독일에 위치한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을 아시나요?'라며 프리뷰로 기대감 부풀게 적어 내려간 전시를 만났다.

 
 
 
전시장 앞은 아기자기한 목각인형들이 나를 반긴다. 마치 안데르센 동화 '장난감 병정'처럼. 알렉산더 지라드는 이미 국내에도 베어브릭과 목각인형 컬렉션으로 인지도가 두터운 디자이너이자 포크아트로 상업 디자이너로도 성공한 세계적 인물이다.

그의 예술 인생이자 20세기 디자인史를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번 전시는 소장 중인 707점을 두루 만나볼 수 있었다. 스케치부터 가구 디자인, 흔히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패브릭 패턴과 텍스타일의 창조 등 그의 다양한 진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1965년, 브래니프 항공사로부터 의뢰 받아 한 작업물들을 보면서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비교하는 재미를 더하였다. (우리의 1965년대를 떠올리면, 항공사 유니폼은 꿈도 못 꿨을 법 했다. 특히 외계 이미지를 연상 시키는 유니폼은 더더욱 말이다.)

 
 
 
우리보다 몇 십년은 앞서 인식되어 온 그의 디자인과 작업물을 보면서 디자이너 1인이라는 존재를 뛰어 넘어 그가 현대에 남긴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자리였다. 무엇보다, 그가 포크아트를 향한 애정을 볼 수 있었던 자리는 몇 번이고 걸음을 떼기 어려웠던지.
 
민속예술, 서민대중예술로만 알던 포크아트를 바라보며 느낀 감정은 '미지를 향한 호기심'이었다. 광활한 대지 위 인간이란 존재를 아기자기하게 조형물이라는 생각이 그저 단편적으로 내가 알던 포크아트의 전부였다면, 알렉산더 지라드가 세계 여행을 다니며 모으고 만든 포크아트들은 그 단편적인 외형에 이야기를 덧붙인 느낌이랄까?
 
 
  


아기자기 모두가 제각각인 조각들이
하나둘 모여 마을을 이루고 세계를 이루고...
지구촌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알렉산더 지라드는 그렇게 디자인을
하나의 세계로 우리를 끌어 모은 게 아니었을까?

 

내부 관람 시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아쉽게 전시의 모든 것을 나누기엔 이 글은 다소 부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바는 바로 이문장이다.
 
 

우리는 감상적인 재현이 아닌
오늘날의 창조 정신을 위한 자양분으로써,
과거의 흔적을 보존해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동등한 가치의 물건을 제작하고,
관습을 발전시킬 수 있다.

-알렉산더 지라드


 
뻔한 일상에서 조금은 독특하고
발랄한 무언가로 색다름을 찾는다면,
알렉산더 지라드 전시로 겨울나기를 해보면 어떨까?

이번 전시는 3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관람 가능하다.
 
 


[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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