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나의 의미 : 타샤의 말 [도서]

글 입력 2018.01.2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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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는 것이 지겨워졌을 때 즈음, 나는 극심한 무기력증에 빠지게 되었다. 아빠와 오빠는 사업으로 인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고, 엄마는 여전히 나의 뒷바라지를 위해 노력 중이었으며, 나의 친구 중 누군가는 취업을 해 회사를 다니게 되었고, 누군가는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준비에 열을 올리기도, 또 누군가는 결혼을 하기도 했다. 나는 극심한 무기력증에 빠졌다.

 노는 것을 누구보다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음주를 특히나 좋아했으며, 취미로는, 아니 일상의 대부분으로는 흔히 말하는 ‘덕질’을 했다. 20대 초반을 음주와 덕질로 보내고 나니,  어느새 주변에서는 ‘취업은 언제 할래?’, ‘뭐 해서 먹고 살래?’ 따위의 질문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준비 없이 나의 청춘은 20대 중반을 맞이하게 되었다.

 내가 무기력증에 빠지게 된 계기는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주변의 시선과, 주변의 말 한마디가 나를 점점 행복하지 않은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다. 나는 종종 '내가 좋아하는 일만 평생 하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는데, (사실 누구든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 돈과 결부시키는 순간, 그 생각과 가치는 힘을 잃게 되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팍팍한 이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들이 온다. 그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할수록 나의 행복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한 때는 미술을, 지금은 예술 경영을 전공하고 있으나 언젠가부터 사회를 위해 전공과는 전혀 관련 없는 공부와 활동을 해나가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머리가 커진 후 만난, 주로 음악과 미술을 전공하던 나의 친구들은 보험 회사에, 통신사에, 항공사에 취직하게 되었다. 한 때는 모든 시간을 쏟아 부었던, 인생을 걸 것 같았던 그것들이 언젠가부터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예술로는 돈 벌기 힘들어.’ 그 사회적 통념과 맞물려 나는 점점 무기력증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약간은 이기적이어도 괜찮아요.”라는 말을 건네주며, "세상의 기준과 자신의 기준 중에 무엇을 선택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한 책이 나를 이끌었다.

  

타샤의 말
-마음에 주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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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세에 산골 땅을 마련하여 정원을 가꾸고, 100여 권이 넘는 그림책을 그리면서 살아간 타샤 튜더. 다른 이들이 낭만적인 삶이라고 여길지 몰라도 타샤는 어릴 적부터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구체적으로 그렸고, 그 목표를 향해 걸어갔다.

 세상의 기준과 자신의 기준 중에 무엇을 선택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타샤 튜더는 19세기 양식이 좋아 옛날 방식의 삶을 고수하고 앤티크 드레스를 입고 구식 무쇠 스토브로 요리를 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되도록 스스로 만들어 쓰는 자급자족 라이프를 실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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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타샤의 말>은 느린 삶의 아이콘, 타샤 튜더의 자전적 에세이다. 꽃과 동물을 벗 삼아 살아가는 실제 모습이 생생한 사진들 속에 담겼고, 타샤 튜더 자신이 정원살이, 시골살이, 홀로살이에 대한 자기만의 생각을 글로 썼다. 낭만과 여유가 가득한 한편, 젊은 시절 이혼하여 홀로 네 남매를 키운 여성으로서 강인함과 특유의 위트, 인생을 바라보는 통찰력까지 느낄 수 있다.

 타샤 튜더는 “난 고독을 만끽한다. 이기적일지 몰라도, 그게 뭐 어때서”라며 자신의 기준으로 살아간 삶에 대해 거침없이 말한다. 꽃들이 주는 활기, 정원일의 즐거움, 노동의 가치로움, 화가로서의 삶, 아름다운 것을 향한 의지 등 타샤가 들려주는 말들을 듣노라면 마치 그녀와의 티타임에 초대된 듯 마음이 푸근해진다. 꽃보다 아름다운 할머니, 타샤 튜더를 제대로 만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매력적인 책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온전히 마음에 달려 있다. 난 행복이란 마음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이곳의 모든 것은 내게 만족감을 안겨준다. 내 가정, 내 정원, 내 동물들, 날씨, 버몬트 주 할 것 없이 모두.

-22쪽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하는 세상이라지만, 그 속에서 를 잃지 않으면 행복은 퇴색되지 않을 것이다. 무기력증 속에서 행복의 의미를 절실히 찾아가고 있는 이 지금, 매력적인 타샤의 인생이 그에 대한 해답을 조금은 내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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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말
- 마음에 주는 선물 -


원제 : The Private World of Tasha Tudor

글·그림 : 타샤 튜더

옮긴이 : 공경희

펴낸곳 : 도서출판 윌북

분야
사진/그림 에세이
외국에세이

규격
145*205 양장

쪽 수 : 192쪽

발행일
2017년 12월 15일

정가 : 13,800원

ISBN
979-11-5581-137-5




문의
도서출판 윌북
031-955-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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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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