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자연으로 보는 인간 세상

『다르면 다를수록』 리뷰
글 입력 2018.01.2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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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이전에 자연이 있다. 그렇기에 인간의 행동 양식엔 자연과 유사한 부분이 필연적으로 존재한다.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로 자연에 대해 꾸준히 탐구해온 최재천은 그의 신작 『다르면 다를수록』(『알이 닭을 낳는다』개정판)에서 이에 관한 얘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가 아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짤막한 여러 글들로 이뤄져 있는 이 책은 아무 데나 펼쳐서 읽어도 어색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나의 경우 아름답다/특별하다/순수하다의 대분류를 매일매일 달리 선택하며 읽어 나갔다. 글을 천천히 읽어나가다 보면 동물과 식물뿐 아니라 자연과 역사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동시에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개체들은 영리하고 체계적으로 설계돼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침팬지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눈길을 끌었다. 유독 '과학' 분야의 도서엔 흥미가 가지 않았던 내가 유일하게 하루 만에 완독한 책이 있는데 바로 『제인 구달 : 침팬지와 함께 한 내 인생』(사이언스북스)이다. 고등학교 시절 수행평가 추가 점수를 받기 위해 억지로 펼쳤던 책인데 마지막 장을 넘길 때쯤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그야말로 '전설'로 남은 책이다. 그 이후로 과학 도서를 읽고 이 정도로 감명받았던 기억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을 올려다보며
무언가 생각하고 있듯이
그들의 눈망울도 나를 내려다보며
무언가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

- p.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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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책에도 제인 구달과 침팬지의 얘기가 종종 등장한다. 슬프게도 "그들의 서식지를 우리가 파괴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둘씩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그들은 영장류다. 최재천은 "인류 역사의 비밀을 미처 우리에게 풀어 보이지도 못한 채 그들의 눈이 감기고 있다"며 영장류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제시한 하나의 방법은 네덜란드 아넴에 위치한 부르거스 동물원이다.

이곳에선 수로로 둘러싸인 섬 안에 침팬지들을 풀어놓아 그들이 안전하게 가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내의 인식이 과거에 비해 증가한 건 사실이나 명확한 행동으로 나타난 경우는 많지 않다. 아직은 여유가 있다는 안일한 생각이 초래할지도 모를 끔찍한 결과가 우려된다.
 
*
 
귀여운 일러스트는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좌우하는 데 쏠쏠한 역할을 한 것 같다. 글을 읽다가 자연에 대해 조금 걱정이 될 때쯤 푸릇푸릇한 일러스트가 등장해 상큼함을 뽐낸다. 평소 arte(아르테)의 북디자인을 보며 책을 사고 싶다는 욕구를 느낀 적이 있는데 아마 이 책도 어떤 이에게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을 마치기 전에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글을 추천하고 싶다. 우선 '화려한 은밀함, 꽃(p.135)'은 최재천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가 몰랐던 '꽃'에 담긴 의미를 담백하게 풀어냈다. '슬픈 동물원(p.65)'은 제목 그대로 슬픔이 가득한 한국의 동물원에 대해 얘기한다. '이제, 중심이 바뀔 때' '거품 없는 참새' 등은 21세기 남녀를 떠오르게 하는 글이다.


다르면다를수록_입체_띠지X.jpg
 



다르면 다를수록
- 최재천 생태 에세이 -


저자 : 최재천

펴낸곳 : 아르테(arte)

분야 : 에세이

규격
130*192

쪽 수 : 252쪽

발행일
2017년 11월 15일

정가 : 15,000원

ISBN
978-89-509-7244-8




문의
아르테(arte)
031-955-2159





[이형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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