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탈춤의 재발견, 오셀로와 이아고

글 입력 2018.01.2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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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셀로와 이아고>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를 한국 전통 탈춤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오셀로>와 전통 탈춤. 새롭지만 낯선 조합이라 자칫하면 난해한 공연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도 신선하고 흥미로운 공연이었다.



탈춤


먼저, 전통 탈춤의 매력이 물씬 느껴지는 무대였다.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한 표정으로 압축해서 드러내는 탈 자체도, 그 탈과 춤 동작이 어우러지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정적임과 동적임을 자유롭게 오가는 탈춤은  때로는 익살스럽고, 때로는 슬픈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해냈다. 고정되어 있는 탈 하나로도 이처럼 많은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보통 전통 무용이라고 하면 아주 정적이고 지루한 춤 동작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오셀로와 이아고>의 탈춤은 특유의 넉살을 통해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 냈다. 전체적으로, 춤이 얼마나 직관적이고 강렬한 감동을 주는지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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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오셀로와 이아고>는 보통 사람들이 인식하는 '탈춤'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장르의 정형화된 경계를 무색하게 하는 공연이었다. 내가 생각해왔던 넉살 가득한 전형적인 탈춤 뿐만 아니라, 전통 무용, 현대적인 춤까지 엿볼 수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탈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게 되었고, 탈춤이 동시대에서도 충분히 매력 있고 가치 있는 예술이라는 점을 느꼈다.



음악


춤사위와 어우러지는 강렬한 음악 역시 인상적이었다. <오셀로와 이아고>는 음악그룹 '나무'의 라이브 무대 음악을 배경으로 한다. 대금, 아쟁, 타악기, 베이스, 구음 등으로 구성된 음악은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선사한다. 전통 음악이 이토록 생생하고 강렬하게 살아 움직이는 사운드를 들은 적이 거의 없었던 필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전통 음악이 '전통'이어서가 아니라 하나의 음악으로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정교하고 강렬한 음악이 춤사위와 어우러져 여러 번 전율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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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오셀로와 이아고>는 3일 간의 공연으로 막을 내렸지만, '공연예술 창작산실' 프로그램이 보여줄 또다른 공연을 주목해볼만 하다. 틀에 박힌 공연 대신 신선함을 찾는 사람들에게 분명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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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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