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꼼꼼한 전시, 손에 잡히는 프랑스 미술 '에르미타시박물관展'
글 입력 2018.01.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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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전시, 손에 잡히는 프랑스 미술 '에르미타시박물관展'황제 표트르 1세가 자신의 이름을 따 건설한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Sankt-Peterburg). 그의 제국은 서유럽의 문화와 사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유럽을 향한 창'으로 거듭났고, 예카테리나 2세에 이르러 그녀의 방대한 미술품 수집으로 말미암아 수천 점의 유럽 회화를 소장하게 되었다.이 도시가 품은 겨울 궁전, 예르미타시박물관은 1948년 모스크바 서양미술관의 근현대 유럽 회화 작품들이 대거 이관되면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은 회화 작품을 소장한 박물관 중 하나가 되었다.이번 전시는 예르미타시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약 300만 점의 소장품 중 프랑스 작품에 한해 선보이고 있었다. 작품은 고전주의, 로코코와 계몽시대, 낭만주의, 인상주의 등 시대순으로 배치되어 있었는데 많은 작품 레이블들이 시대에 따른 특징을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어 서양미술사를 잘 모르는이라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위: 자크 블랑샤르의 '성 체칠리아'아래: 작품 설명 레이블전시를 보기 이전에는 예르미타시박물관이 보유한 수백만 점 중 극히 일부의 작품만을 볼 수 있는 전시이기에 큰 기대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프랑스 작품에 한정되었음에도 그 자체로 풍성한 작품 수에 놀랐고, 디지털 인화가 아닌 원본이 직접 전시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또 한 번 놀랐다. 본 전시가 국립중앙박물관과 예르미타시박물관의 교환 전시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두 박물관 사이의 교류에 큰 진척이 있었다고 평할 수 있는 부분이겠다. 앞으로 두 박물관 사이에 지속적으로 있을 적극적인 교류가 기대되는 지점이다.너무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어 어느 한 작품을 최고라 꼽기는 어렵겠다. 프랑스 작품을 중심으로 서양미술사의 시대별 특징을 살펴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오랜 시간 천천히 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이야기만 전하겠다.더불어 추운 날씨의 영향 때문인지 눈에 띄게 늘어난 가족 단위 관람객들과 유아, 어린이 관람객들을 고려하여 전시장 곳곳에 배치해 둔 체험 요소들도 긍정적으로 보인다.다만 어른이 해석을 해서 아이가 무언가를 취해야 하는 형태가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겪어볼 수 있도록 하는 보다 단순하되 세심한 체험 요소가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물론 전시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그러나 전시의 본질이 반드시 '엄중함'에 있지는 않다는 아리송한 말과 함께, 리뷰를 마친다.[에이린제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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