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르미타시 박물관전 [전시]

글 입력 2018.01.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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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감상은
글쓴이의 주관적인 감상임을 밝힙니다.



예르미타시 박물관展


 1703년 러시아 황제 표트르 1세가 자신의 이름을 따 건설한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918년까지 러시아 수도로서 '유럽을 향한 창'이라 불렸다. 예카테리나 대제로부터 시작하여 많은 귀족들의 프랑스 미술품들이 모여 일궈낸 이곳의 예르미타시 박물관을 국립중앙박물관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실제 예르미타시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의 극히 일부이지만, 17세기부터 19세기 중엽 이후까지의 프랑스 미술 사조의 흐름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큐레이팅되었다. 전시의 흐름은 각각 17세기의 미술 사조를 다루는 Ⅰ. 고전주의, 위대한 세기의 미술, 18세기를 다루는 Ⅱ.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 19세기의  Ⅲ. 혁명과 낭만주의 시대의 미술, 19세기 중엽 이후를 다루는 Ⅳ. 인상주의와 그 이후로 구성되어있다.



Ⅰ. 고전주의, 위대한 세기의 미술


 첫 번째 섹션에서는 바로크 양식으로부터, 고전주의 화풍으로 이어지는 17세기 작품들을 선보인다. 바로크 양식은 절대왕정의 영향으로 크고 화려하며, 어둡고 장중한 분위기를 가진다고 한다. 고전주의는 안정성과 통일성, 원리와 질서를 추구하는데, 니콜라 푸생과 클로드 로랭의 그림이 고전주의의 전형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고전주의 양식에서는 주로 그리스나 로마의 신화적 소재를 차용한 작품을 많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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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풍경 >, 클로드 로랭

  
 고전주의 이념을 풍경화에 담은 것으로 평가되는 클로드 로랭의 그림. 이 '이탈리아 풍경'이라는 그림을 보면 안정성과 통일성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과 소, 물과 땅, 나무와 성, 그리고 하늘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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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녀의 초상 >, 알렉시 시몽 벨


 고전주의 시기의 인물화. 의류와 장신구의 화려한 질감이 살아있다. 배경과 대비되게 살갗의 선이 부드럽게 표현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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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베네딕트 생애의 한 장면(독이 든 와인잔의 기적) >
필리프 드 상페뉴와 그 화실


 위의 작품처럼, 전시된 대다수의 그림은 아직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조를 띠고 있다. 단조로우면서도 어둡고 균형잡힌 느낌이 바로크 양식과 고전주의의 특징이 모두 나타나 있는 듯 하다.



Ⅱ.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

 두 번째 섹션에서는 18세기 초, 루이 14세 사망 이후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시기의 프랑스 화가들은 경제적 침체 속에서 인간 감정과 자연에 더 많은 관심을 두기 시작하였고, 야외에서의 화려하고 우아한 연회 장면을 담은 그림들이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전시 설명에 따르면 이 시기의 화가들은 색채에 있어서도 이전보다는 풍부한 색조를 이용하게 되었으며, 신들의 사랑이야기를 담는 경향이 대두되었다. 초상화에 있어서도 그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는 역할보다는 겸손함, 진실한 감정과 같은 가치와 의미를 담은 그림이 유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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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 건너기 >, 프랑수아 부셰


 이 그림을 보면 위의 설명이 바로 이해가 된다. 확실히 전 그림, 특히 위에서 언급한 < 이탈리아 풍경 >과 비교했을 때 색조가 선명하고 화려하며 다채롭다. 어둡고 중후한 느낌보다는 눈이 탁 트이는 듯한, 특히 인물과 가축 같은 소재 묘사에 있어 더 큼직하고 시원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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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 샤를앙드레 반 루


 이 시기까지는 신화적 소재를 차용한 작품이 많이 보이지만 역시 고전주의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이다. 색의 대비가 더 강렬하고 화려하며, 언뜻 고전주의의 단조로움을 벗어난 느낌이 든다.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이, 안정된 균형을 추구하던 이전 화풍에 비해 강약조절과 소재의 대비에 신경 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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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토끼와 과일이 있는 정물 >, 프랑수아 데포르트


 무엇보다, 이 섹션에서는 18세기 초에 들어서 대중적이고, 가볍고, 일상적인 내용을 다루는 작품이 대다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초상화에서도 무겁고 근엄한 느낌보다는 부드럽고 우아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었다. 당시 최고의 상업지구였던 네덜란드의 상업적 색채로부터 영향을 받아 정물화도 많이 등장했다. 일상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물들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눈길을 끈다.



Ⅲ. 혁명과 낭만주의 시대의 미술

 19세기로 접어들어 나폴레옹의 통치와 일련의 혁명을 겪으며 변화의 세기를 맞이한 프랑스 미술은 이상적인 아름다움보다는 화가의 개인의 미적 기준을 추구하기 시작한다. 18세기 초의 미술 사조를 다룬 두 번째 섹션 작품들과는 달리, 이 시기의 화가들은 향토적이고 일상적인 소재로부터 벗어나 문학이나 신화, 동방의 신비로운 이야기로부터 새 주제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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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화상 >, 에밀 장오라스 베르네


 이 섹션에서는 몽환적이고 동방의 정취가 느껴지는 작품들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이 < 자화상 > 그림의 경우 서양인의 모습과 함께 동양에서 볼 법한 소재들이 사용됐는데, 이러한 동양적 느낌이 그림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한층 강화해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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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오클레티아누스 통치기 티베르 강에 빠져 죽은 기독교 순교자 >
이폴리트 (폴) 들라로슈
 

 이 그림에서는 몽환적인 느낌과 신비로운 느낌이 전해진다. 물의 표면에 은은하게 비치는 빛의 표현도 인상적이다. 아래 그림도 함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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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속의 아라비아 족장들 >
레옹 조제프 플로랑탱 보나


 같은 시기에 제작된 그림이라는 게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림마다 화풍의 차이가 분명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대다수의 작품들이 변화하는 빛과 대기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인상주의의 전초단계로 해석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혁명의 시기에 중요한 건 작가 자신의 느낌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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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동굴 속의 막달라 마리아 >
쥘 조제프 르페브르



Ⅳ. 인상주의와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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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귀비 들판 >, 클로드 모네


 19세기 중엽 이후를 다루는 이 섹션에서는 우리에게 친숙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섹션에서 보았던 고전주의 양식과는 완전히 결별한 것으로, 사물의 형태를 정확히 묘사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빛에 대한 순간의 인상 포착이 작품에 드러난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화가로는 클로드 모네와 원시주의 화가 앙리 루소, 야수주의 화가 앙리 마티스 등이 있다. 위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 소재를 뚜렷하게 묘사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날씨나 대기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을 법한, 전체적인 분위기나 말 그대로의 '인상'만이 그림에 나타나있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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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미술은 근현대 미술에 비해 감상하기가 더 어렵다. 현대 미술 역시 시대를 반영하지만, 고전 미술은 더더욱 작품을 주관적으로 감상하고 해석하는 데 있어 작품 배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먼 미래의 시각에서 한 눈에 그 시대의 미술을 감상하는 것이므로, 작품이 있었던 시대 전체의 풍조를 알아야 그 연결고리 속에서 한 작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감상자의 주관에 그 해석을 맡기는 성향이 강한 현대 미술에 비해 고전 미술은 그 시대를 기록하는 사기(史記) 내지는 사진에 더 가까운 역할을 수행했으므로 이러한 선행공부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안타깝게도, 미술사 내지는 미학에 대한 공부가 되어있지 않아 개인적으로 이 글에 대해 큰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 그리고 이 글을 기고하면서 더 정확하고 더 세세한 감상을 할 수 없음에 스스로 통탄하며 공부의 필요성을 새삼 느끼게 됐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의 오피니언에서 미학 공부를 진행해볼 생각이니 이를 실천하게 된다면 독자들에게도 앞으로의 전시를 이해하고 과거의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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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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