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극단 가마골의 토끼와 자라 수궁가의 또 다른 해석

글 입력 2018.02.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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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가마골의 토끼와 자라 수궁가의 또 다른 해석

지난 21일 혜화역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봤던 ‘토끼와 자라’연극은 그냥 전래 동화극이라기보다는 뮤지컬 수준의 공연이었다. 토끼와 자라라고 하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토끼전’ 또는 우리나라 대표 고전인 판소리 ‘수궁가’를 모티브로 얼마나 특별한 공연이 이루어질까 내심 특별할 것이 없는 공연이어서 식상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나름 탄탄한 스토리로 짜여졌다. 또 볼거리라고 하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인 만큼 ‘바다 속 풍경을 얼마나 재미있게 구성하느냐’였는데 역시 실망시키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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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가마골 연희단거리패의 이번 ‘토끼와 자라’공연은 한마디로 말해 풍성한 스토리와 색다른 인형을 소재로 한 볼거리가 압권이었다. 등장하는 인형은 손 인형으로 배우와 인형이 한꺼번에 보이는 형태로 새로운 장르를 보는 것 같았다. 토끼나 거북이의 표정을 실제 그것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표정으로 상상할 수 있었고 통통 튀고 밝은 동물들의 연기는 인형의 얼굴과 연기자의 얼굴을 번갈아 매치시켜 보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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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자라’를 연출한 이윤택 연출가는 시인으로 등단했지만 시를 쓰는 일은 외로워서 함께 할 수 있는 연극을 택했다고 말한 일화가 있을 만큼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시인이었고, 중앙일보 신문기자였고, 비평가 연출가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독특하게 우리나라의 ‘굿’을 연극에 끌어들여 한국만의 특성이 잘 살아있는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이런 유명한 이윤택 연출가의 작품이라고 하니 작품을 보기 전부터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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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가마골의 ‘토끼와 자라’는 처음 시작은 평범한 수궁가의 한 대목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 될수록 수궁을 표현하는 가야금소리며 아쟁소리 신비한 소리들로 가득하고 배우들의 목소리 또한 또랑또랑 길게 전달이 잘 되서 듣기 참 좋았다. 아는 내용이지만 어떤 대사로 또는 어떤 표현될지 귀 기울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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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궁 생물들 중 누가 용왕님을 위해 뭍으로 나갈 것인가 핑계를 대는 부분, 마치 랩을 읊조리는 것처럼 이어지는 말들 적당한 강약과 길고 짧은 장단으로 이어가는 이야기들이 어깨춤이 절로 흘러나오게 만드는 것 같기도 했다. 뮤지컬처럼 흘러나오는 합창과 북장단에 맞춰 내용이 마치 음악처럼 날아들었다.

빠른 전개와 신나는 음악 넓은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흐르는 박진감 넘치는 무대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토끼전, 수궁가의 내용과 다른 부분은 토끼가 수궁으로 끌려왔다가 꾀를 발휘해 재치있게 육지로 다시 도망을 가고 난 후의 이야기다. 별주부는 토끼를 놓치고 홀로 수궁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야기의 끝이지만 극단 가마골의 ‘토끼와 자라’는 위험에 처한 토끼를 별주부 자라가 구해주고 육지의 불로장생의 명약인 산삼을 선물로 받아 용궁으로 되돌아간다는 내용으로 해피앤딩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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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에는 간사한 꾀를 써서 빠져 나오고 목숨을 구해주는 선함은 선함으로 갚는다는 내용의 권선징악의 스토리여서 익숙한 스토리여서 아이들도 웃으며 끝가지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스토리였다.

독일 스펀지 인형극 예술가 플로리안 로이케와 협업으로 제작했다는 화려한 인형들은 수궁을 화려하게 수놓았고 각각 인형에 맞는 색상의 한복과 인형과 참 잘 어울렸고 너울너울 춤을 추며 무대를 활보하는 인형들에 매료되었다. 인형극이 끝나고 무대에 올라왔던 인형들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밖으로 나와 아이들을 기다리는 서비스도 아이들을 즐겁고 기쁘게 해주었다.





어느 인터뷰에서 이윤택 연출가는 삶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가치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생에서 결국 남는 자산은 무엇일까. 돈, 명예, 그런 것보다 ‘기억’이더라고요. 좋은 기억이 많으면 부자예요.”라고 말한 것처럼 행복한 기억을 가득 안고 올 수 있었던 연극이었다.


[김효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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