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단지 제시할 뿐, 30스튜디오 배우전-연극 ‘수업’

글 입력 2018.02.0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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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단거리패 30스튜디오 배우전! 

이승헌의 '수업' 
외젠 이오네스코 作 이윤택 연출

2018년 2월 10일(토)-2월 25일(일)

 
    
“나는 설명하거나 주장하지 않는다.
단지 제시할 뿐이다”


연극을 통해 전위극의 대가로 이름난 루마니아 태생의 프랑스 극작가 이오 네스코가 한 말이다. 그는 연극적 언어 앞에서 ‘설명’이라던가 ‘주장’이라는 이른바 잇따른 부연이 붙는 것 대신 오로지 던지는 ‘제시’의 방식을 택했다. 이때 제시는 마치 모든 물음과 이에 대한 답변을 전적으로 관객에게 전가시키는 것만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관객으로부터 연극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고 파악하는 일종의 연극 참여의 일환으로 다가온다. 이에 연희단거리패의 뿌리깊은 나무, 이윤택 연출가 또한 이러한 방식의 해석에 동의하며 연극의 해석을 ‘관객의 몫’으로 돌린다고 말하였다. 그렇기에 오늘날 연극에 있어 관객은 더 이상 수동의 존재가 아닌 능동의 존재로, 함께 극 속에 빠져들어 호흡하고 발마추어 걸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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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단지 제시하는’ 연극은 어떤 연극일까? 어떠한 설명도 주장도 하지 않는 연극은 전달의 기본 방식을 벗어났기에 보는 이들에게 생소함을 유발하곤 한다.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거나 소외된 느낌을 관객은 느낀다. 하지만 이는 또 관객에게 연극이 제안하는 방식이 아닌, 자신만의 느낌대로 연극을 보는 자유로운 시간을 전하기도 한다. 연희단거리패는 부조리극의 대명사인 외젠 이오네스코의 <수업>을 통해 그저 제시하는 연극의 새 지평을 알린다. 2018년 연희단거리패 30스튜디오 기획 배우 전에서 선보이는 ‘수업’은 연희단거리패의 대표 배우인 이승헌 배우의 열연과 이윤택 연출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관객들에게 부조리극이란 무엇이며 제시하는 연극이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극 그 자체를 통해서 전하고자 한다.



:: 연출의 말


내가 1972년 3월 서울 드라마센터 연극학교에 들어 섰을 때, 마당에서교사로 들어서는 입구에 이런 문구가 붙여져 있었다.

“나는 설명하거나 주장하지 않는다.단지제시할 뿐이다.-외젠이오네스코”

이런 말을 하는 극작가의 작품을 연출하면서 무슨 말을 한다는 것이 쑥스러워서 그냥 두기로 한다.

해석은 관객의 몫으로 남긴다. 나는 90년대 초 프랑스 파리 체류 중에 이오네스코의 <수업>과 <대머리 여가수> 2편을 120프랑 내고 본 적이 있다. 파리 시내 한 중심을 가로지르는 다리 건너 왼편에 시장통이 있고, 닭고기를 내다 파는 가게 바로 옆에 소극장이 있었고, 그 소극장에서 어언 30년 넘게 <수업>과 <대머리 여가수>를 공연하고 있었다. 외젠 이오네스코의 <수업>과 <대머리여가수>가 초연된 극장이란 소개와 함께 이오네스코와 연출가가 함께 찍은 사진만 달랑 팻말처럼 서 있는 소극장은 연일 관객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30년 넘게 두 작품만 했는데, 공연팀이 세팀이나 된다고 했다.

이제 한국의 소극장에서도 이런 세련된 레파토리를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본격적으로 중대극장 시대가 열린다는데, 한국의 소극장 연극 또한 밤낮 고생해서 한 두 번 막 올리고 기억 밖으로 사라져 버리는 연극이 아닌, 삼십년 이상 심심찮게 막이 오르는 고정 레파토리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은근히 하면서 <수업>을 선보인다. 장주네의 <하녀들>을 겨우 7년 만에 다시 막 올렸고, 이제 <수업>도 6년 만에 다시 막 올린다. 이런 식으로 내년 봄에는 베케트의 <아름다운 날들>이나 <마지막 게임>을 막 올리고 싶다. 그리하여 언젠가 한국의 서울 30스튜디오에 가면 한국의 연출가 이윤택의 부조리극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관객의 소박한 기대와 즐거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부조리극이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전위극들이 등장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프랑스를 중심으로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서유럽을 풍미한 부조리극이다. 부조리극이라는 말 이외에 ‘반연극’ 혹은 ‘전위(Avantgarde)드라마’라고도 한다.

부조리극의 선구적 역할을 한 이론가 및 사상가로는 키에르케고르와 니체, 집단무의식의 존재를 주장한 융, 표현주의 극을 쓴 오닐을 들 수 있다. 전후 ‘부조리’라는 단어를 최초로 사용한 실존주의자는 사르트르와 카뮈가 있다. 문학 및 희곡의 분야에서 영향을 준 뷔히너, 제리, 아르토 그리고 브레히트가 있다. 부조리극의 기수로는 프랑스의 이오네스크, 베케트, 아다모브가 있고, 독일 쪽에서는 그라스, 힐데스하이머, 미헬센, 뒤렌마트, 프리쉬가 있다.

부조리극은 고대 그리스극의 전통을 파괴한 사실주의 극 그 이상으로 사실주의 극을 철저히 파괴해 반연극적 특성을 보여준다. 사실주의는 과학의 발달과 논리적 합리주의 사상의 진전으로 시작되지만, 이것이 가져온 결과는 1 · 2차 세계대전과 이로 인해 생긴 가공할 만한 파괴와 무질서한 혼란뿐이었다. 니체가 신의 사망을 진단한 후 새로운 신은 탄생되지 않았다. 가치 기준이 될 신의 부재로 인해서 인간은 물질적인 풍요와는 대조적으로 정신적으로는 끊임없이 방황하게 되었다.

이오네스코가 말한 것처럼 인간은 종교적 · 형이상학적 · 선험적인 근거를 상실했다. 이러한 극한 상황에서 생기는 것이 부조리극이다. 그래서 이 부조리극은 지금까지의 전통극의 유산을 파괴하는 데서 시작된다.

지식백과 中-부조리극 [Absurdes Theater] (드라마사전, 2010., 문예림)



:: 공연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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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수업
작가 외젠 이오네스코
번역 오세곤
연출 이윤택
제작 연희단거리패
장소 30스튜디오
공연기간  2018.02.10(토)-02.25(일) 
런타임  80분 (인터미션 없음)
공연시간 
평일 오후8시/ 주말오후 3시 월요일 공연없음
(설2.15,17오후 3시 / 당일 16일 공연없음)
공연금액 
일반 30,000원
(본 공연은 15세 이상 관람가 입니다. 참고하세요)
출연  이승헌, 서혜주, 김아라나
스텝 
무대 | 김경수
조명| 조인곤
기획ㅣ오동식
홍보ㅣ천석기
홍보디자인 | 황유진
사진 | Ken Reynolds,  전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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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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