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희단거리패 30스튜디오 배우전 시리즈 이승헌의 '수업' [연극]

글 입력 2018.02.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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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스튜디오 배우전 1. <수업>
극단 연희단거리패


포스터.jpg
 


"나는 설명하거나 주장하지 않는다.
단지 제시할 뿐이다."
-외젠 이오네스코



배우전 시리즈 1. 연극 <수업>
by. 외젠 이오네스코

이승헌  김아라나  서혜주





공연사진2.jpg
▲ 공연 스틸컷 (1)


  연희단거리패 그리고 이윤택 연출가의 연출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극이 충분히 시간과 에너지를 쓰기에 유의미하다는 생각이다. 굉장히 흥미로운 극단 연희단거리패는 이윤택을 중심으로 극작, 연출, 연기훈련, 무대술 등 전 과정이 이루어지며 말과 몸의 곡예, 기하학적인 무대공간 활용, 신명나는 에너지가 그 특징이다. 이윤택은 이를 '서사적 리얼리즘'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가장 한국적이면서 현대적인 특성을 앞세워 세계 현대 연극사에 독특하고 자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연중무휴 국대 공연이 가능한, 그러니까 다듬어진 작품이 언제든 대기 중인 극단임과 동시에 국립극단, 서울 공연예술단, 경기문화예술의전당 등 다양한 단체와 협연하는, 그야말로 활발하고 폭 넓은 활동을 하고 있는 극단이다.

  극단만이 가진 인상과 개성이 센 연희단거리패와 연출 이윤택. 그들의 공연을 볼 기회가 생겨 무척 기뻤다. <수업>과 더불어 3부작으로 이뤄지는 30스튜디오 배우전은 연희단거리패에서 주최, 그들이 가진 실력있는 인재들이 등장한다. 배우장 이승헌의 <수업>을 시작으로 2017년 동아연극상 연기상 수상자 명계남과 연희단거리패 고정 래퍼토리 <백석우화>를 이끄는 오동식의 <노숙의 시>. 마지막으로 연희단거리패의 대표 김소희와 젊은 연출가 이채경 작/연출 <내게 기적이 일어났다>를 선보인다. <수업> 뿐 아니라 나머지 공연에도 눈길이 간다. 특히 마지막 공연은 1인극과 창작극이라는 점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배우전 페이스북용.jpg
▲ 30스튜디오 배우전 시리즈


  <수업>은 2002년 연희단거리패 배우를 위한 연극 시리즈로 초연되어 2009년 원작 작가 이오네스코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공연되었다고 한다. 이어 8월 일본의 타이니알리스페스티벌에 초청되어 그간 일본에서 수없이 공연되었던 그 어떤 <수업>보다 강렬하고 인상적인 극을 선보였기로 알려졌다고 하니, 이제 의심보다는 그들이 해석해 풀어낸 <수업>을 그대로 보고 즐길일만 남지 않았겠는가! 극단의 색이 강한 작품은 언제나 묘한 흥미와 욕심을 불러일으킨다. 원작을 그대로 살렸거나 그 느낌을 재현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왠지 '그들이 하는 예술 자체'와 마주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개인이나 단체가 오롯이 그들의 사유와 방향으로 만든 2차, 3차, n차 창작물을 볼 수 있다는 건 원작과는 또 다른 가치가 추가된다는 거니까. 물론 원작에 더욱 관심이 가게되기도 한다.

  교수와 학생이 불합리한 의사소통에 의해 결국 살인에까지 이르는 언어의 폭력성을 부각시킨 <수업>은 이오네스코의 가장 대표적인 부조리 연극으로서 <대머리 여가수>, <의자>와 더불어 현대 연극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반연극 삼부작 중 하나다. 동시에 연희단거리패의 고정 래퍼토리로서 매년 공연되는 이승헌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공연사진1.jpg
▲ 공연 스틸컷 (2)


  연출 이윤택은 말한다. 한국의 소극장에서도 세련된 레파토리를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밤낮 고생해서 한 두 번 막 올리고 기억 밖으로 사라져 버리는 연극이 아닌, 삼십년 이상 심심찮게 막이 오르는 고정 레파토리를 지니자는 게 그의 의견이다. 그렇게 장주네의 <하녀들>을 7년 만에 다시 막 올렸고, 6년 만에 <수업>을 다시 선보인다. 언젠가 한국의 서울 30스튜디오에 가면 한국의 연출가 이윤택의 부조리극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관객의 소소한 기대와 즐거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다. 연극의 미래를 향한 그의 의지에 반하고, 그의 연극이 존재해야하는 이유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된다. 탄탄하고 매끄러운 극을 보여주리라, 왠지 든든해진다.


수업웹자보_예술인할인추가.jpg
 

[김지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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