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희단거리패 배우전 시리즈, 이오네스코의 '수업' [공연]

글 입력 2018.02.0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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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희단거리패는 <백석 우화>라는 작품으로 알고 있던 극단이다. 직접 그 작품을 본 것은 아니고, 작품을 본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극단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었다. 마침 문화초대를 통해 연희단거리패의 공연을 볼 기회가 생겨 마음이 들뜬다. 가끔씩 연극을 볼 때면 대학교에 들어간 후 내게 가장 큰 설렘이자 순수한 열정과 즐거움으로 활동했던 연극 동아리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그만큼 연극과 연기는 내게 꿈 같은 존재다. 직접 무대 위에 서있거나, 무대 뒤에서 공연을 만들던 때가 있었던 게 사실인데 꼭 꿈을 꾼 것 같은 아련함이 느껴진다.

 <수업>은 ‘30스튜디오 배우전’의 기획 시리즈 중 첫 번째이다. 포스터와 작품 소개만 훑어보아도 출연 배우들의 경력이 보통이 아닐 뿐더러 대단한 공연이라는 게 느껴진다. <수업>은 국내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올라가기도 했고 국외 페스티벌의 유일한 해외 초청 작품으로 초청되기도 했다. <수업>의 교수 역할을 맡은 배우는 20여년간 연희단거리패 신체 메소드를 이수하고 있는 연희단거리패 배우장 이승헌 씨라고 한다. 연기하는 한순간을 포착한 사진만 봐도, 눈빛에서 오랜 세월을 거쳐 쌓였을 배우의 내공이 느껴진다.

 연희단거리패의 고정 래퍼토리로서 매년 공연되어지고 있는 <수업>은 이승헌의 대표작이 되었다. 이오네스코의 <수업>은 1951년 포쉬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세계 각국에서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는 부조리 연극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이다. 교수와 학생이 불합리한 의사소통에 의해 결국 살인에까지 이르는 언어의 폭력성을 부각시키고 있는 <수업>은 현대 연극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이오네스코의 반연극 삼부작의 하나이다. ‘반연극’이란 연극적 환상의 원리를 부정하는 전위적인 연극 운동을 이르는 말로, 연극적 환상의 모든 원리를 부정하는 극작술과 연기스타일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개념이다. 관객이 기대하는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을 거부하고 언뜻 보면 비논리적으로 보이는 행동과 대사를 사용한 연극을 가리킨다. 지적 해석을 거부하고 인물의 자기 동일성도 무시되며, 표현 자체를 중요시하면서 언어 자체의 환기로 관객을 일깨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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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설명하거나 주장하지 않는다.
단지 제시할 뿐이다.

 - 외젠 이오네스코


 <수업>의 극작가인 외젠 이오네스코가 남긴 말이다. 짧은 문장이 매우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가벼운 내용은 아닐 것 같은 느낌이어서 그런지 더 궁금하고 기대되는 극이다. 이 극을 연출한 이윤택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의 소극장 연극 또한 밤낮 고생해서 한 두 번 막 올리고 기억 밖으로 사라져 버리는 연극이 아닌, 삼십년 이상 심심찮게 막이 오르는 고정 레파토리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연희단거리패는 이런 모토를 가지고 오랜 기간 작품을 유지하며 꾸준하게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배우전 시리즈의 그 첫 번째를 관람할 수 있게 되어 뜻깊다.





수업
- 30스튜디오 배우전.1 -


일자 : 2018.02.10(토) ~ 02.25(일)

시간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
월요일 공연없음

*
설연휴 (15일,17일) 오후 3시
설날(16일) 공연없음

장소 : 30스튜디오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작가 : 외젠 이오네스코

번역 : 오세곤

연출 : 이윤택

주최/기획
연희단거리패

관람연령
만 15세이상

공연시간 : 70분




문의
연희단거리패
02-766-9831





연희단거리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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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단거리패는 1986년 부산에서 창단, 자체 '가마골 소극장'을 중심으로 <죽음의 푸가>, <히바쿠샤>, <산씻김>, <시민K> 등 일련의 상황극을 막 올리면서 독자적인 연극 양식을 갖춘 실험극단으로 급성장했다.

연희단거리패는 언제든지 공연이 가능한 고정 레파토리를 확보하고 있으므로 연중 무휴의 국내의 공연이 가능한 극단이다. <오구- 죽음의 형식>(이윤택 작/연출)은 18년째 공연되고 있으며, <어머니> (이윤택 작/연출) 이외 <바보각시- 사랑의 형식>(이윤택 작/ 연출), <햄릿>(이윤택 연출), <산너머 개똥아>(정동숙 연출), <시골선비 조남명>(이윤택 연출)등은 초연 이후 고정 레파토리로 정착되면서 공연이 계속되고 있으면서 동시에 '극단 유'와 <문제적인간 연산>, '아리랑'과 <어머니>, '국립극단'과 <파우스트><떼도적>, '서울공연예술단'과 <태풍>, '경기문화예술의전당'과 <화성에서 꿈꾸다>등 협연 형태의 대극장 공연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연희단거리패는 영문 표기로 Street Theatre Troupe로 표기되지만, 거리극 공연을 고집하는 극단은 아니며,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열린 연극, 나아가 원형 연극 (Ritual drama)의 정신을 계승하는 극단이다.

이윤택에 의해 극작, 연출, 연기훈련, 무대술 전 과정이 주도되는 연희단거리패 연극은 말과 몸의 곡예적 운용, 무대 공간의 기하학적 배당, 한국 전통 굿의 신명을 바탕으로 한 폭발적인 에너지의 운용 등이 독자적인 공연 양식적 특성으로 두드러진다. 이윤택은 이를 '서사적 리얼리즘'이란 용어로 설명한다. 가장 한국적이면서 현대적인 특성으로 드러나는 연희단거리패의 연극은 세계 현대 연극사의 새로운 영역과 독특한 양식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최은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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