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셰익스피어를 만나다, 소네트

글 입력 2018.02.10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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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찾은 소극장 공연이라 괜히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이었다. 몇 없는 나의 소극장 경험은 아주 매력적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이번 <소네트> 역시 자그마한 극장에서 관객들이 배우의 표정과 호흡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환경에서 진행되었다.

 극을 보는 내내 슈만의 연가곡 ‘여인의 사랑과 생애’를 떠올렸다. 그가 한 여성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결혼하며 사별하기까지의 과정을 음악으로 표현했다면, 산울림 고전극장에서는 그 과정을 사계절에 빗대어 음악극으로 만들어 내었다.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랑의 묘약’과 같은 요소가 이곳에서도 등장한다. 바로 사랑에 빠지게 하는 화살이다. 요정은 미숙이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화살을 쏘지만 안타깝게도 화살은 엉뚱한 사람에게로 향하고 만다. 셰익스피어의 희극 <한여름 밤의 꿈>에서 마법의 묘약으로 인해 사랑의 화살표가 뒤엉키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다.

 극 중 요정만이 소네트의 구절을 노래로 읊조리는데 음악극으로 분류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다. 하지만 소네트가 가진 운율과 아름다운 시구는 마치 노랫말과도 같아서 그 점을 극대화하기에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노래가 요정이라는 존재의 언어처럼 사용되어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데도 기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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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내 노래를 기억한다면
너의 주변에 머무르는 향기가 될게
나는 시가 되어
영원히 너의 곁에 있을게.


 미숙한 것은 주인공뿐만이 아니었다. 얼마가지 않아 요정 또한 자신의 미숙함을 드러낸다. 어쩌면 그 요정이라는 존재는 미숙 자신이 반영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또 다른 미숙한 사람들. 인생의 봄여름, 그리고 가을 겨울이 처음이라 미숙한 바로 우리들에게 이 극은 괜찮다고 위로를 건네는 것만 같았다. 극의 후반부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몇몇 관객들을 보았다. 그들은 사랑하는 누군가를 혹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을까?

 시가 노래가 되고 극이 되는 등의 재창작 과정은 늘 흥미롭다. 남은 2018 산울림 고전극장 작품들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릴 예정이다.





산울림 고전극장 - 소네트
- 셰익스피어를 만나다 -


원작 : 셰익스피어 <소네트>

일자 : 2018.01.31(수) ~ 02.11(일)

시간
평일 8시
토, 일 3시
화요일 휴무
지연 관객 입장은 불가합니다.

장소 : 소극장 산울림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기획
극단 산울림

관람연령
만 12세이상

공연시간 : 90분




문의
극단 산울림
02-334-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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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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