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힐링이 필요할 때. 뮤지컬 '라면에 파송송'

힐링이 필요할 때
글 입력 2018.02.1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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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면에 파송송'


*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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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연극은 삶을 살아내는 것이 버거운 3명의 주인공들의 독백 같은 노래와 함께 막이 오른다. 하루하루를 살아내기 버거운 실업자 ‘다훈’은 그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몇 번이나 삶을 포기하려 하지만,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 다훈 앞에 나타난 ‘보증금 100 월세 15’라는 전단지 하나. 그렇게 다훈은 ‘라면에 파송송’ 가게에 찾아간다.

하지만 치매에 걸린 가게 주인의 정신이 오락가락 이상하다. 가게 인수마저도 쉽지 않다. 그런 그들 앞에 자살 사이트를 보고 찾아온 여고생과 사건사고로 밑바닥까지 떨어진 한류스타가 나타난다. 이상한 가게 주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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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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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객과의 호흡

좁은 공간 안에서 직접 관객의 표정과 반응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 즉, 관객과 배우가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연극이 매력적인 이유 중에 한 가지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서 ‘라면에 파송송’은 연극의 장점을 잘 활용한 것 같다. 이 연극에서는 여러 번 관객과 소통하기도 하고 직접 무대로 초대해 함께 극을 이끌어가기도 했다. 물론 관객을 초대한다는 것이 극 몰입에 방해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연극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관객과의 호흡하는 부분이 들어가니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어색해하는 관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에 맞춰 따라가려는 모습. 관객의 반응에 즉흥적으로 받아치는 배우의 모습들이 좋게 다가왔다.


2. 오감자극

이것 역시 연극이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의 이유이다. 바로 ‘오감’을 자극한다는 것. 배우들을 직접 보고, 목소리를 듣고, 박수를 치며 공연을 본다. 이건 영상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후각과 미각을 자극한다는 것은 한 공간에서 극이 이뤄지는 연극에서 가능하다. ‘라면에 파송송’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극 중에서 실제로 라면을 끓이는 부분이 등장한다. (배가 고픈 상황에서 라면 냄새를 맡으니 먹고 싶어서 괴로웠고, 추첨으로 무대에 나가 같이 라면을 먹는 관객분이 너무나 부러웠을 정도였다.) 실제로 라면 냄새를 맡으며 연극을 관람하니 더 실감이 나서 몰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3. 찾아가는 공연

사실 연극들은 하나의 공연장에서 지속적으로 공연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하지만 이 ‘라면에 파송송’ 연극은 힐링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서 공연을 한다고 한다. 그 부분에서 나는 연극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힐링’, ‘위로’라는 메시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연극 안에 담겨있는 메시지가 보다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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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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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이크 소리

개인적으로 배우들의 마이크 소리가 굉장히 아쉬웠었다. 특히 ‘다훈’과 라면 가게 주인의 음향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었다. 그냥 대사를 할 때는 괜찮았는데, 노래를 할 때는 듣기 불편한 느낌이 다소 있었다. ‘다훈’의 마이크는 너무 생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 같았고, 라면 가게 주인의 마이크는 먹어 들어가는? 물먹은? 소리같이 들렸던 것 같다. ‘다훈’이 노래할 때는 너무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로 들려서 마이크가 작동이 되고 있는 건지 싶었다. 반면 ‘라면 가게 주인’이 노래할 때는 마이크 효과가 너무 과해서 소리를 먹어 들어가는 느낌으로 대사 전달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았었다.


2. 스토리

‘라면에 파송송’은 삶을 살아가기 버거운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 위로, 힐링을 전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연극이 끝나고 난 후 그 메시지보다는 라면 가게를 ‘다훈’에게 물려주기 위한 시험을 본다는 식의 내용으로 기억이 났었다. 라면 가게를 인수하려는 등의 이야기가 너무 길게 펼쳐지지 않았다 싶다. 그리고 마지막에 라면 가게 주인이 “사람들에겐 각자 사연이 있고, 짊어지는 무게는 다르다. 힘들다 포기하지 말고 버티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다.”라는 식의 대사로 메시지를 전달하며 급히 마무리를 짓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 부분이 좀 아쉬웠다.



# 전반적인 느낌

사전에 연극에 대해 찾아보고 가지 않았어서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었지만, 꽤 재미있었던 연극이었다. 관객과 직접 호흡하는 것, 라면 냄새를 맡고 먹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중간중간에 힙합을 녹여내어 랩하는 부분은 사실 보는 내가 조금 부끄러웠긴 했지만 관객의 호응을 위해 시도하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었다. 남녀노소, 커플, 친구, 가족 등 관계없이 가볍게 즐기기 좋은 연극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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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미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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