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5필리어로 여성의 삶을 엿보다

글 입력 2018.02.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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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극장포스터.jpg
 

-제목: 5필리어
-기간: 2018.02.21~ 2018.03.04
-주최: 소극장 산울림
-주관: 아트판
-연출: 김준삼





나에게 오필리아가 다시금 재조명 되었던 것은 한 노래 덕분이었다.


그대의 낱말들은 술처럼 달기에
나는 주저 없이
모두 받아 마셔요
내가 하는 말을
나조차 못 믿을 때도
너는 나를 다 믿었죠

(중략)

나는 녹지 않는 얼음으로
당신을 조각해서
두 팔로 끌어안고
절대 놓지 않을 거예요
내 미련함을 탓해도 돼요
가슴이 시려와도
나는 기쁠 거예요

/루시아 - 오필리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인 루시아(심규선). 위에 인용된 노래는 루시아의 노래 중에서도 손꼽아 좋아하는 '오필리아'라는 곡의 가사이다.

루시아는 2014년에 발매한 앨범 ''Light&Shade Part.1'을 시작으로 고전 소설에서 모티브를 받아 작업한 곡을 수록곡에 싣기 시작했다. 그녀의 노래 중 '데미안', '달과 6펜스' 그리고 '오필리아'가 그렇게 만들어진 곡들이다.

그렇다면 오필리아는 누구인가. 햄릿의 연인이었으나 그의 실수로 아버지를 여의고, 이유도 모른 채 연인에게 버림받아 연이어 받은 충격으로 강물 빠져 죽음을 택하는 비극적인 인물이다. 사실, 햄릿을 오래 전에 읽었을 때는 오필리에 대해 주목하지 못했었다. 워낙 예전에 읽었었고, 자의에 의해 읽은 것이 아니었기에 큰 울림을 받지도 못했으니까. 오필리아라는 인물에 대해 인식하게 된 계기이자, 이 연극에 대한 관심이 생긴 계기는 순전히 저 노래 덕분이라 볼수 있다.


5필리어 출연.jpg
 

작년에 봤던 연극 중 가난에 고통받는 여성의 삶을 그려낸 내용을 담은 작품을 본 적이 았었다. 

가난한 집의 맏이로 태어난 주인공은 허무맹랑한 횡재를 바라며 문제만 일으키는 동생등 사이에서 고군분투한다. 그러다 주인공은 빚을 갚기 위해 성매매를 하게된다. 그러나 삶은 더 힘들어지고 그녀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라고 생각하며 더 나아딜 것 없는 삶을  붙잡고 살아간다.

그 연극을 보고 느낌 점은 과연 누가 그녀를 도덕적으로 비판랄 수 있를까? 였다. 옳고 그름으로만 그녀를 판단하기엔 개인이 마주한 삶이 너무나도 막막하고 버거웠다. 그녀는 사뢰에서 소외받은 채 견뎌내기 함든 것들을 홀로, 그 작은 몸으로 온전히 받아내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선택이 옳지 않다고 생각해도 비판할 수 없었다.

이번에 보게 될 5명의 오필리아들은 어떨까? 그녀들은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블루바이씨클프러덕션.jpg
 

5필리어를 제작한 극단 블루바이씨클프러덕션은 <스탑 키스>, <기우제>, <꽃샘추위>, <나처럼 해봐> 등의 작품들을 통해 사회적 약자로서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들을 조명해왔다.. <5필리어>는 이와 같은 작업의 연상선상에 있으면서,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을 여성의 이야기로 재조명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5필리어>는2017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특히 젊은 여성으로서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영혼의 고통을 겪게 되는 존재상황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되었다. 블루바이씨클프러덕션의 다섯 여배우들은 지금 여기 우리의 현실 속에서 안타까운 자살이나 죽음으로 끝난, 혹은 죽음의 경계에 놓여진 젊은 여성들의 실제 삶을 조사•연구하고 그들의 사연을 오필리어의 미친 장면을 중심으로 재구성하여 관객에게 왜 그들의 삶이, 그들이 가진 꿈과 사랑이 파괴될 수밖에 없었는지 우리에게 생각하고 기억하게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요한 이슈가 '여성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이라는 존재에 대한 사회의 성적대상화, 성차별은 상당히 심각하다. 우리가 매일 보고듣는 미디어, 일상처럼 말하고 듣는 언어, 심지어 가치관에 기대한 영향을 주는 교육에서도 여성은 주변화되고 수동적으로 그려진다.

이에 대해 여성들은 자각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고있다. 그 방식에 있어 항간에는 혐오가 혐오를 낳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게 내기도 한다. 이에 대한 물음표가 던져지고 있는 분위기와 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5필리어'는 단순히 여성에 대한 아야기가 아닐 것이다.

이는 우리가 마주한 사회에 대한 질문이고, 이에 대한 답변을 고전을 통해 찾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이 연극을 통해 내가 놀치고 있던 것들에 대해 고민해보고 떠올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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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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