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생각의 산물, 상상이 이성과 만나는 순간. '루이지 꼴라니 특별展'

글 입력 2018.02.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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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산물, 상상이 이성과 만나는 순간
루이지 꼴라니 특별展


포스터.jpg
 

본 전시를 통해 루이지 꼴라니가 수많은 직업들 중 디자이너를 택해 산업 디자이너로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어린 시절의 영향도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부모는 어린 꼴라니에게 자신만의 공작실을 만들어 주었고, 4살배기 꼴라니는 그때부터 '창조'를 경험한다. 유년시절 그는 집 근처에 있던 공항의 영향으로 다양한 재료들로 비행기를 만들어냈고, 본격적으로 진로를 정하게 된 무렵 베를린 예술아카데미의 조형, 회화과에 진학한다. 이후 파리 이주, 소르본느 대학에서의 공기역학 공부, 예술가이자 엔지니어로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근무했던 다수의 직장 경력(캘리포니아 항공우주 제조업체 소재연구팀 팀장 등)들까지. 그의 시간은 보다 '유용한 디자인'을 할 수 있는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쪽으로 흐른다.

수많은 혁신적 디자인이 난무한 지금에 와서도 그가 작업한 작품들은 결코 구시대의 산물 같아 보이지 않는다. 현대의 시선으로 바라보아도 이러하거늘, 그의 작품이 쏟아져 나왔을 당시에는 얼마나 굉장한 혁신이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의 혁신적이고 초현대적인 작품들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세계적인 어워드에서 다수의 수상을 하기도 했다.

물병, 안경, 가구, 그릇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소비재들은 물론이거니와 고도의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비행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그의 실험은 폭넓고 무한해 보인다.

"인간은 그저 자연을 관찰만 하면 된다. 그곳에서 우리는 완벽한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던 꼴라니답게, 그의 작품은 자연을 모티브로 하는 것들이 많다. 본 전시 역시도 "과학과 예술 그리고 자연"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작품이 대다수여서 하나하나 자연과 비교해서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개구리의 해부학적 형태를 응용한 오토바이 새시인 '꼴라니 개구리(Colani Frog, 1973)', 관능적이고 곡선적인 형태로 제작한 '에이리언 외다리 의자(Alien single chair, 1968)', 인간의 귓바퀴에서 구조와 형태를 착안한 3D 철학자 스피커 박스(Auricle form 3d philosopher acustic loadspeacker, 1980)' 등. 그가 영감을 얻은 부분과 그 산출물을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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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라니 개구리
(Colani Frog,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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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언 외다리 의자
(Alien single chair,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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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바퀴 형태의 3D 철학자 스피커 박스
(Auricle form 3d philosopher acustic loadspeacker, 1980)


다만 본 전시의 대상이 예술품이 아닌 상업성과 실용성을 띤 디자인 작품인 만큼 꼴라니가 '보다 실용적으로, 쓰임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들, 혹은 실패의 과정들을 함께 보여주었더라면 좀 더 풍성한 전시가 되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느껴지는 측면도 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단지 어떤 영감을 받았는지에 대한 것과 그 결과물만을 느낄 수 있어, 세련된 작품 앞에서 그저 '이거구나'하는 정도의 단편적 감상만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수백, 수천 번 고민했을 작업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나 실패했지만 의미 있는 작업 과정의 스케치들, 다양한 프로토타입들 같은... . 작업의 과정을 세심히 들여다볼 수 있는 섬세한 전시이기를 기대했던 것이 조금은 무리였을까 싶은 생각이다.

국내 관람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생소할 수 있는 유명 디자이너의 전시가 개최되었다는 점은 분명한 의의이나, 그 결과가 조금은 부족하고 아쉬운 면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몇 자 남겨 보았다. 그러나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는 유명 디자이너의 전시를 찬찬히 살피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는 있으니... .그 경험을 할지 안 할지는 당신의 선택에 맡기겠다.

 
[에이린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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