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마술을 의심하는 당신에게
글 입력 2018.02.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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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왼 손 볼 테니까 네가 오른손 봐."
"어떻게 속이는지 찾아보자."
   

마술 공연을 보러 가면 이런 대화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어떤 관객은 마법을 본 것처럼 손뼉을 치며 감탄하는가 하면, 어떤 관객은 사기꾼의 속임수를 찾아내겠다는 듯이 눈에 힘을 주고 공연을 감시한다. 그러다 트릭을 발견하면 마술사와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뿌듯함에 의기양양해져서 집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물론 마술은 마법이 아니다. 트릭을 통해 마법처럼 보이게 만든 공연일 뿐이다. 원한다면 간단한 마술 트릭 정도는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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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말, 마술사 발 발렌티노가 타이거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미국 FOX TV에서 마술의 해법을 폭로한 적이 있다. 이 사건으로 발 발렌티노는 마술사 활동을 장기간 중단해야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방송은 여러 나라로 수출되며 세계 각지에 마술 붐을 일으켰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08년, KBS2 ‘스펀지’라는 방송에서 마술사 최현우가 마술 해법을 공개했고, 이후 수많은 질타를 받으며 마술 협회에서 장기간 제명되었다. (참고로 유명 마술사 최현우는 동명이인이다. 당시 동명이인 최현우 마술사는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오해를 사기도 했다.)

여러 매체에서 마술의 트릭을 공개하면서, 대중들 사이에서 ‘마술은 사기‘라는 인식이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수많은 마술사들은 말한다. 마술은 관객을 속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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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이은결 프로젝트)


마술사들은 마술을 통해 환상으로 가득 찬 세상을 창조한다. 마술의 세계에서는 사람도 공중에 뜰 수 있고, 작은 새싹이 순식간에 커다란 나무로 변할 수 있다. 머리맡에 로봇 그림을 두고 눈을 감으면 어느새 거대한 로봇이 눈앞에 나타난다. 마술에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동심이 있고, 언젠가 내가 포기했던 꿈이 있다. 더 나아가 마술에는 마술사들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마술은 꿈을 이야기하는 언어다. 마음을 열고 마술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앞서 말했듯 마술은 마법이 아니지만, 당신이 마술을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마술은 당신에게 마법 같은 세상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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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지개가 공기 속에 있는 물방울과 햇빛이 만나 만들어지는 현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무지개를 보면 감동한다. 무지개 너머에 있는 하늘나라를 떠올리기도 하고, 무지개다리를 타고 건너오는 천사를 상상하기도 한다. 마술도 마찬가지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당신이 어느 쪽으로 한 걸음 내딛는가에 따라 마술은 트릭으로 가득한 공연이 될 수도, 환상으로 가득한 세상이 될 수도 있다.
   
아직도 마술을 의심하는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이 태어나 처음 첫눈을 봤을 때를 생각해보라.
아니면 처음으로 산을 붉게 물들인 노을을.
그게 당신이 본 첫 마술이다.”

-마술사 이은결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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