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자아의 신화를 찾아 떠나는 연금술사 [문학]

글 입력 2018.02.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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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신화를 찾아서

 
 누군가 당신에게 당신이 보물을 찾을 거라고 말한다면 그 말을 믿을까? 믿는 사람도 있고, 믿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믿는다고 해도, 지금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보물을 찾으러 여행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양치기 소년이 보물을 찾으러 피라미드로 떠난다. 늙은 왕은 그에게 확신을 심어준다. 그리고 그에게 당부한다. 표지를 따라간다면 그가 보물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일러준다. 보물을 찾으러 떠나는 것은 곧 자아의 신화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자아의 신화.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나는 단순하게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 꿈이라고 생각한다. 팝콘 장수처럼, 세계를 여행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남들이 양치기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팝콘 장수가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자아의 신화를 포기하려는 사람 앞에 늙은 왕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왕의 다른 모습을 보고 자아의 신화를 이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표지를 보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 양치기 소년은 갈등한다. 안정적으로 양을 치면서 살 것이냐,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보물을 찾으러 갈 것인지. 소년은 늙은 왕을 만난 것을 후회한다. 늙은 왕의 말을 듣지 않았으면 보물을 찾으러 갈지, 그대로 꿈을 포기한 채로 사는지 고민해야 할 필요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내 곧 깨닫는다. 자신은 바람처럼 자유롭게 세상을 여행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떠나지 못했던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도 같은 상황을 겪는다. 어떤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우리는 그 일이 어렵고, 불가능할 것이라는 이유를 자기 스스로 만들어낸다. 이건 어렵고 불가능하니까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 늙은 왕은 소년에게 말했다.
 

“보물이 피라미드 근처에 있다는 것은 자네도 이미 알고 있었네만, 그럼에도 자네가 내게 양 여섯 마리를 주어야하는 이유는 내가 자네의 결심을 도와주었기 때문이라네.”

 
 마지막으로 늙은 왕이 소년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행복의 비밀을 찾으러 간 청년의 이야기였다. 현자는 청년에게 말했다. 풍경을 즐기면서 동시에 기름을 흘리지 않는 것에 있다고. 행복의 비밀은 꿈을 좇는데, 지금의 이전의 과거, 그리고 현재를 잊어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고 한다. 아마 행복만 좇다가는 보이지 않는 허상에 허망함만을 느낀 채 꿈을 포기하게 되니 현재를 잊지 말라고 한 것 같다.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을 때, 그가 양을 팔았던 돈을 몽땅 도둑맞았다. 그런데도 그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홀가분해 했다. 돈을 잃어버림으로 그가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데, 돈을 잃어버리고는 미련의 끈을 놓을 계기가 된 것이다. 그는 보물을 찾아가는 모험에 설레고 있었다.

 그는 이집트까지 가려는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크리스털 가게에서 일하기로 했다. 하지만 단시간에 이집트로 가는 경비를 마련하기는 불가능했다. 그는 절망감을 느꼈다. “탑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도, 장식이 박힌 멋진 단검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보물도 피라미드도 이젠 없었다. 온 세상이 다함께 입을 다물어버린 듯 느껴졌다. 청년 산티아고의 마음이 침묵으로 꽉 잠겨버렸기 때문이었다.”그는 다시 양을 살 돈을 벌기 위해 크리스털 가게에서 일했다.

 ‘꿈’이라는 단어는 어떤 이에게는 설렘과 희망을 느끼지만, 어떤 이는 두려움을 느낀다. 자신의 꿈이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살아갈 이유가 없어진다고 생각해서 꿈을 이루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꿈은 마음속의 꿈으로 간직하려고 한다. 나도 그랬다. 목표가 이루어진다면 더 이상 삶의 목표가 없어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을 목표를 가지고 살아간다.

 1년 동안 충분한 더 많은 양을 살 돈을 벌었다. 그런데도 그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 다시 양치기로 돌아가는 것이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었을까? 다시 양치기로 돌아간다면 그는 다시 마음속에 보물을 묻어 둘 수밖에 없다.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그는 꿈을 향하는 표지를 보고 마음을 굳힌다. 자아의 신화를 이루는 길로.
 

“알 수 없는 것이 마음이었다. 예전에는 마음이 늘 어디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더니 이제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서라도 어느 한 곳에 이르기를 원하고 있다. 어떤 때는 향수로 가득한 이야기들을 오래도록 털어놓게 하고, 또 어떤 때는 사막의 해돋이에 동요되어 소리 죽여 흐느끼게 했다. 보물 얘기를 할 때면 거세게 뛰다가도 그의 눈이 사막의 끝없는 지평선을 따라가다 길을 잃을 때면 다시 잠잠해졌다. 하지만 그가 연금술사와 단 한마디 말도 없이 길을 갈 때조차도 마음은 결코 고요히 있는 법이 없었다.”

   
 여행을 하면서 그의 마음은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우리의 마음도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다. 과연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불가능한 꿈을 꾸는 건 아닐까, 실패하면 난 어떻게 되는 걸까. 등등 많은 생각들로 마음은 요동친다. 연금술사는 그에게 말한다. "그건 마음이 살아있다는 증거일세. 그대가 마침내 얻어낸 모든 것들을 한낱 꿈과 맞바꾸는데 두려움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지."
 

  
인생의 연금술사
       

“천지 창조의 여섯째가 없었다면 인간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테고, 구리는 언제나 구리이고, 납은 언제까지고 납일 수밖에 없었을 거야. 만물에게는 저마다 자아의 신화가 있고, 그 신화는 언젠가 이루어지지. 그게 바로 진리야."

  
 연금술사는 흔히 구리나 납을 이용해 금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금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 연금술사가 구리나 남을 이용해 금으로 변하게 하는 것처럼 인간도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연금술사이다. 천지 창조 여섯째 날에 인간을 만들고, 그 인간은 자신과 다른 만물을 변화시키는 연금술사가 되었다. 연금술사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더 나은 존재로 변해야 하고, 새로운 자아의 신화를 만들어야해. 만물의 정기가 진정 단 하나의 존재가 될 때까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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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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