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넌 날 그리워하게 될꺼야-고양이(선우정아) [음악]

글 입력 2018.02.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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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정아란 아티스트는 2NE1의 ‘아파’를 작곡한 작곡가 겸 가수이며 아름다운 여자를 꽃과 포근함 등 봄 그 자체로 엮은 듯한 ‘봄처녀’와 사랑에 인공이 가미된 것 따위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아이유의 ‘잼잼’(선우정아 작곡, 작사)이 대중들에게 익숙할 것이다.

 그녀의 곡은 하나같이 다 선우정아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띠고 있다 생각지도 못한 멜로디의 진행이나 많은 비유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주제에 대한 전달 방식이 무미건조하지 않은 가사가 그녀의 살짝 허스키하고 울림있는 목소리를 만나면서 노래 자체가 ‘선우정아’로 귀결될 정도로 선우정아는 말 그대로 ‘선우정아’다.

 그리고 2017년도 말에 나온 신곡 ‘고양이’ 역시 고양이의 자존심 세고 도도한 모습을 선우정아만의 방식으로 잘 풀어냈다.



[MV] 선우정아-고양이




다시 생각해봐
이게 우리 최선은 아닐 거잖아
왜 애써 네 맘을 숨겨 자 나를 봐
이렇게 금방 낚이는 시선

좀 더 가까이 그렇게 말고 
이렇게 포근하게
작은 내 심장 소리에 감동하게
함께 좀 더 있자

네가 나타나기 전까지
난 외로웠 아니 심심했어
어차피 넌 늦었어 분명 후회할 걸
뒤돌아 선 순간부터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한 번 빠지면 답이 없지
어쩔 수 없어 태생인 걸

가까이 삭막한 
네 하루에 마법을 걸게
나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다 난리 나던데

너 가버린대도 괜찮아
나 좋다는 인간들이 널렸음
아쉬울 게 뭐 있어 
너만 손해인 걸
뒤돌아 선 순간부터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눈 마주치면 게임 끝이지
어쩔 수 없어 태생인 걸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한 번 빠지면 답이 없지
(답이 없지)
어쩔 수 없어 태생인 걸
(그럼그럼 그럼그럼)

다시 생각해봐 다시 생각해봐



난 매력적이야, 난 '고양이'거든!


FireShot Capture 1 - [MV] Sunwoo Jung A (선우정아) _ C A T (Feat.IU) (고_ - https___www.youtube.com_watch.png
 

뮤직비디오는 길고양이와 길고양이를 의인화해서 둘의 나른하고 장난스러운 일상을 표현했다. 둘은 웃음이 가득하지는 않지만 행동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장난꾸러기다. 무표정한 얼굴로 포크로 구슬을 굴린다던가, 생선을 입에 물고 달린다던가, 포스트잇을 머리에 붙이고 고개만 빼꼼히 내놓는 모습은 도도한 척 하지만 실은 약간 바보같은 고양이의 모습을 정확하게 나타낸다. 입은 옷들도 모피 털의 호피 무늬 의상에 눈매가 올라간 선글라스를 매치하거나 외투로써 흔치 않은 색깔의 하늘색 모피를 입고 에스키모 모자를 쓴 자신감 넘치는 고양이 그 자체이지만 그 옷을 입고 하는 행동들은 사진과 같이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의미없어 보이는 몸짓의 나열이다. 이 얼마나 매력적인 갭(gap)인가!


FireShot Capture 2 - [MV] Sunwoo Jung A (선우정아) _ C A T (Feat.IU) (고_ - https___www.youtube.com_watch.png
 

고양이들은 자신이 인간들에게 매력적인 것을 너무나 잘 아는 듯 하다. 노래 가사가 전부다 단정짓는 말투다. '넌 날 그리워할까?', '넌 날 그리워 할지도 몰라' 등의 의문과 추측이 아닌 '넌 날 당연히 그리워 하게 될꺼야 그럼그럼!' 이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의 사랑스러운 자만이다. 이렇듯 혼자서도 완벽해 보이는 고양이도 너가 가버리면 외롭다는 감정이 드는 눈치다. 고양이는 내 작은 심장소리, 마법 등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면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지만 실은 '너가 가버리면 외로우니 같이 있어줘'라고 돌려돌려 애원하고 있다. 정말이지 고양이는 반전 매력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감각적인 멜로디와 자유로운 스캣


FireShot Capture 5 - [MV] Sunwoo Jung A (선우정아) _ C A T (Feat.IU) (고_ - https___www.youtube.com_watch.png
 

'고양이'의 멜로디는 매우 감각적이다. 바꿔 말하면 부르기는 정말 어렵다. 노래가 어디로 튈 지 모르겠다. 보통 노래를 들으면 멜로디나 코드의 진행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옛날부터 '안정적'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작곡가들은 어느 정도의 변형을 추구 하더라도 그에 따라 곡을 만들고 대중들은 그것을 사랑한다. 하지만 선우정아의 고양이는 예상 밖의 변형의 향연이다. 그리고 그 변형이 생뚱맞지 않고 고양이의 성격이나 분위기를 형상화 한 듯 잘 맞는다. 선우정아의 깊은 목소리와 아이유의 간드러지는 목소리는 그 분위기에 딱 맞는 도구다. 이렇게 자기 색깔과 곡의 이미지, 청자의 사랑까지 모두 잡았다.

1절과 2절 사이 즈음에 나오는 스캣의 자유로운 선율도 돋보인다. 스캣이란 의미가 없는 음절을 가지고 즉흥적으로 노래하는 재즈의 창법이다. '뚜루리리 뚜루리리두~'하는 부분이 그것이다. 노래 자체가 재즈틱한 분위기가 있는데 중간의 스캣이 이를 확실하게 살려줬다. 고양이가 사람이라면 정말로 이렇게 자유롭게 불러줄 거 같은 느낌이다.





이번 곡의 피쳐링을 맡은 아이유와 선우정아의 조화는 곡에 성공적으로 녹아들었다. 도도하지만 맹한 느낌이 아이유의 이미지와 잘 들어맞는다. 그리고 이제 길거리에 고양이들을 보면 이 곡이 제일 먼저 생각날 것 같다. 고양이가 이 곡을 듣고 이해할 수 있다면 자신의 매력을 잘 나타내 준 선우정아에게 선물 하나 정도는 줄 수도 있지 않을까?


FireShot Capture 3 - [MV] Sunwoo Jung A (선우정아) _ C A T (Feat.IU) (고_ - https___www.youtube.com_watch.png
 

[송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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