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비틀즈의 재림, “미고스(Migos)” [음악]

글 입력 2018.02.2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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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의 빌보드 Hot100 차트 최다 진입 기록과 동률을 기록한 미고스의 Culture II


 대중음악사에서 영국의 4인조 밴드 비틀즈는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한다. “예수보다 유명하다”는 리더 존 레논의 말처럼 전성기 비틀즈의 인기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그들의 전성기가 50년이 지난 현재, 그들의 재림이라고 평가받는 새로운 그룹이 나타났다. 그 주인공은 미국 애틀란타 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힙합 트리오 그룹 “미고스(Migos)“다, 발매하는 곡마다 차트를 지배한다는 점, 패션을 비롯해 문화 전반에 걸쳐 발휘되는 그들의 영향력, 사생활과 관련된 구설수(?)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비틀즈를 떠올리게 한다. 2017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유명 배우인 도널드 글로버(Donald Glover)가 미고스와 그들의 노래 "Bad and Boujee"를 샤라웃(Shout out : 공개적으로 찬사를 보냄)하며 그들을 ‘이 시대의 비틀즈’라고 칭했고 그 후로 이는 미고스를 수식하는 가장 유명한 문장이 되었다. 그리고 지난 1월 26일 발매된 그들의 정규 3집 앨범 수록곡 중 무려 14곡이 빌보드 싱글 Hot 100 차트에 진입하며 비틀즈의 기록과 동률을 이뤄냈다.

 이렇게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힙합그룹 미고스가 이번주 토요일(24일), 내한 공연을 가진다. 바로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르 그랜드 힙합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참여하는 것. 비록 단독 공연은 아니지만, 미고스가 아시아에서 가지는 첫 공연이라는 데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이 글에서는 미고스의 내한 공연에 앞서,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과 히트곡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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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퀘이보, 오프셋, 테이크오프

 미고스는 세 명의 멤버 퀘이보(Quavo), 오프셋(Offset), 테이크오프(Takeoff)로 이뤄져있다. 특이하게도 미고스의 세 멤버는 친척 관계이다. 테이크오프는 퀘이보의 조카이고, 오프셋은 퀘이보의 사촌이다. 나이는 퀘이보와 오프셋이 91년생 동갑내기이고, 테이크오프가 94년생으로 가장 어리다. 혈연관계는 물론이고, 같은 동네에서 자고 나란 그들의 유년기는 지금껏 이어진 끈끈한 팀워크의 바탕이 되고 있다.
 
 셋 중 리더 격인 퀘이보는 멜로디를 가미한 래핑과 뛰어난 훅메이킹을 갖췄다. 그래서 미고스의 히트곡 중 대다수는 퀘이보가 훅을 담당한다. 또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하여 멤버들 중 가장 인지도가 높다. 오프셋은 최근 유명 프로듀서 메트로부민(Metro Boomin)과 콜라보 앨범을 발매해 상업적 성공과 음악성을 인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오프셋은 빌보드 1위에도 오른 히트곡 “Bodak Yellow”를 부른 래퍼 카디비(Cardi B)와 약혼관계로도 유명하다. 마지막 멤버 테이크오프는 음악적으로나 인지도 면에서 타 멤버들보다 존재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미고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문제아 래퍼 텐타시온(XXXTENTACION)이 테이크오프의 이름을 “리프트오프(Uh...What’s it called, Liftoff?)”로 잘못 부른 이후 인지도 부족에 대한 조롱의 의미로 종종 리프트오프라 불린다(영상링크). 오프셋이 수감됐을 때 퀘이보와 듀오로 활동한 적이 있다. 당시 발매한 곡 중 하나가 전 세계에 댑 열풍을 불러일으킨 “Look at My Dab”이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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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고스를 세상에 알린 춤과 노래 "Look at My Dab". 미국에선 유행이 끝났으나 한국에선 여전히 성행중이다.


 미고스는 트랩(Trap) 장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달성해낸 아티스트다. 기본적으로 트랩이란 장르는 70 전후의 bpm에 간단한 악기구성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낸 곡들이 많다. 미고스의 음악은 트랩 기반의 비트를 잘게 쪼개 130bpm 내외의 빠르기로 구성됐고, 단순한 플로우와 중독성 있는 훅, 과하지 않은 오토튠 사용을 특징으로 한다. 이 중 미고스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 요인은 플로우와 훅이다.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에 대한 그들의 애정을 드러낸 곡 “Versace”에서 선보인 삼연음을 타는 플로우는 이른바 ‘Triplet Flow’ 혹은 ‘Migos Flow’라고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Medusa/head on me/like I'm 'L/uminati.” 이렇게 세 음절마다 연음으로 끊어 부르는 플로우를 말한다.
 
 훅의 경우는 간단한 단어들을 나열하여 어렵지 않고 중독성 있게 만드는데, 그래서인지 최근 발매한 Culture II 앨범에서는 훅들이 다 비슷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미고스의 훅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앞서도 언급된 “Look at My Dab”이라는 곡의 훅이다. Look at My Dab이라는 단순한 문장을 반복하며 “댑”을 한다. 리듬감 있고 간단한 훅 덕분에 미고스의 노래는 클럽 등에서 춤곡으로 굉장히 각광받는데, 댑은 그 중에서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미고스의 트레이드 마크다. 원래 댑은 마약 흡입 후 재채기하는 동작을 춤으로 승화한 것인데, 이제는 원래 의미를 짐작도 못할 정도로 다양한 곳에서 행해지고 있다(지난 대선 모 방송사의 개표방송에 대선 후보들이 댑을 선보이기도 했다-영상링크). 요약하자면, 미고스 음악은 ‘단순함’과 ‘중독성’ 두 가지 키워드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추천 트랙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된 “Bad and Boujee”, "Versace", “Look at My Dab” 외에 미고스의 내한 공연 셋리스트에 빠질 리가 없는 그들의 대표곡을 세 개 꼽아보고자 한다.


1. Stir Fry(2018)



 따끈따끈한 신보, 미고스의 정규 3집 “Culture II”의 수록곡이자 선공개곡이다. 홍콩영화를 오마쥬한 것 같은 뮤직비디오는 동양 무술에 대한 경외감을 표했던 전설적인 힙합 크루 우탱클랜(Wu-Tang Clan)을 잠시나마 떠오르게 한다. 퀘이보의 중독성 넘치는 훅에 힘입어 빌보드 차트 2위까지 랭크됐다.


2. Pipe It Up(2015)



 미고스 정규 1집 YRN(Young Rich Nations)의 타이틀곡. 미고스의 음악적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곡 중 하나다. Pipe It Up 세 단어가 무수히 반복되는 훅은 엄청난 중독성을 자랑하고, 단순한 멜로디가 루프되는 전형적인 트랩 비트 위에서 세 멤버들이 각자 개성 있는 래핑을 보여준다.


3. T-Shirt(2017)



 빌보드 랩 앨범 1위, 힙합 역사상 최고의 트랩 앨범으로 꼽히는 명반 “Culture“의 수록곡. 설원에서 모피를 두르고 찍은 뮤직비디오는 한국 래퍼 넉살의 ”팔지 않아“ 뮤직비디오와 배경이 비슷하다(곡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중독적인 훅과 단순한 플로우를 내세운 전형적인 미고스의 음악이다. 또 다른 특징은, 다른 곡들에 비해 막내 테이크오프의 비중이 큰 편이다.

 미고스가 한국에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월 8일 퀘이보가 폭행 및 절도 혐의로 NYPD에 입건되며 내한 일정 및 비자 발급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왔고, 티켓 환불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다. 다행히 비자가 정상적으로 발급되었으며,  금요일 비행기로 한국에 입국한다는 주최측의 발표가 있었다.  퀘이보는 지난 주말 LA에서 열린 NBA 올스타전 셀레브리티 게임에 모습을 드러내 19득점으로 MVP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였고,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확실한 것은, 미고스를 한국, 아니 아시아에서 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공연 이틀 뒤로 예정돼있던 도쿄 공연이 취소됨에 따라 미고스를 아시아에서 다시 볼 날은 기약없이 멀어졌다. 이러한 그들이기에, 이 글을 읽고,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고, 혹시나 여유가 된다면 이번 주 토요일 그들을 직접 보러 갈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류형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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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Palmtree
    • 우리는 미고스의 시대에 살고있네요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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