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행] 당신의 '초록불빛'은 무엇인가? : pH-1 [Gatsby]

글 입력 2018.02.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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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갈까. 누군가는 꿈을 위해, 누군가는 돈을 위해, 누군가는 사랑을 위해 살아간다 말한다. 모든 게 권태롭게 느껴지는 나는, 그 본원적인 물음에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열정 없는 삶이란 참 안타깝다. 사실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일까?

 최근 들어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한 것들이 몇 가지 있었다. 얼마 전에 읽었던 ‘타샤의 말’이 그러했고,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pH-1의 새 앨범 [Gatsby]가 그러했다. 행복, 지겹게 들어온 단어이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도무지 쉽게 답할 수가 없다.

 불행하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늘, 계속해서 ‘진정한 행복’을 꿈꾼다. 그 행복을 향해 우리를 나아가게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에 대한 대답은,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pH-1 [Gatsby]


▲pH-1 - "GATSBY" Short Film
 [영상 출처 - H1GHR MUSIC ]


 래퍼 pH-1은 앨범 [Gatsby] 발매 이틀 전 다큐멘터리 형식의 짧은 영상을 공개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나는 꽤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그 답을 찾으려 노력해왔지만, 지금까지도 그 답을 찾지 못했다.’라는 나레이션과 나의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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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속에서 그는 끊임없이 찾아오는 공허한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행하는 브랜드의 옷과 화려한 악세사리, 비싼 레스토랑, 최신 핸드폰, 신나는 파티. 이는 누군가가 꿈꿔온 삶이자 행복이겠지만, 공허한 마음을 잠시나마 채워줄 뿐이다. 이내 다시 공허해진 마음은 또 다른 행복을 꿈꾼다. 또 다른 희망을 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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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년기부터 사회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장래희망’에 대해 물어왔다. 초등학교 시절엔 매년 장래희망이 무엇인가에 대한 어설픈 답을 써내려 가야했고, 머리가 조금 더 큰 이후부터는 ‘뭐 해먹고 살래?’ 따위의 질문에 끊임없이 답해야 했다. 우리가 열망하던 ‘직업’은 인생의 중대한 목표이자 가장 큰 행복이라 여겨져 왔다. 인생의 종착역쯤으로 오해받아왔던 그 곳에 도착한 우리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잠시, 일종의 허무함과 허탈함, 또 다시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그토록 원하던 직업도 영원한 행복에 대한 해답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그렇게 또 다른 행복을 갈망하게 된다.

 래퍼 pH-1은 음악이 직업이 되는 것을 꿈꿔왔고, 그 꿈은 곧 현실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행복에 목말라 있다 말한다. 이는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우리'의 모습과 같다. 손에 잡힐 듯한 희망을 갖고, 삶의 고통을 이겨내고 있는 우리. pH-1는 그러한 우리의 모습이 개츠비와 닮아있다 말한다.



The Great Gats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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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츠비는 초록 불빛을 갈망해왔다. 그 불빛은 곧 그가 혼신을 다해 사랑하던 여인 ‘데이지’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그녀를 위한, 상상 이상의 성대한 파티가 열리던 개츠비의 집 앞 강 너머에는 데이지의 집이 있었다. 그녀의 집 앞에서 빛나던 초록 불빛의 등대는 개츠비의 희망이었다.

 그는 매일 밤 초록 불빛을 보며 데이지와 함께할 미래를 꿈꿨다. 사실 데이지를 향한 그의 사랑은 자본과 부에 대한 욕망이나 상류층에 대한 동경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의 원초적인 사랑을 위해 그가 그토록 갈망해오던, 당시대가 열광하던 물질적 쾌락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요상한 괴리감이 느껴지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게 한 그의 초록 빛 희망은 위대하다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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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나마 그녀를 다시 품에 안은 개츠비는 그토록 갈망하던 등대의 초록불빛이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말하며 공허한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곧 품에 안은 데이지와의 또 다른 미래를 꿈꿨다. 애석하게도 개츠비는 초록 불빛에 완전히 닿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지만 차갑게 빛나던 그 불빛은 그의 희망이었고, 삶의 이유였다. 공허함과 희망, 행복. 불규칙한 연장선상에 있는 그것들을 느끼며 우리는 살아간다. 그렇다면, 당신의 초록불빛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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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1 앨범 [Gatsby]


 사실 pH-1은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인 미국 뉴욕의 롱아일랜드 출신이다. 이전에 발매한  앨범 ‘The Island Kid’는 롱아일랜드로 대변되는 그의 과거를 담고 있으며, 앨범의 마지막 수록곡인 ‘15’가 이번 앨범의 도입부에 등장하며 두 앨범이 연결되어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앨범의 구성에 있어서도 개츠비와 그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 앨범 [Gatsby]는 ‘Penthouse’와 ‘Communicate’ 두 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1.
Penthouse

▲pH-1 - Penthouse (Feat. Sik-K) (Prod. APRO)
[영상 출처 - 유튜브채널 '420힙합']


전망 좋은 여긴 분명
나의 어렸을 적 꿈과 붕어빵
이 공간을 가득 채웠는데 왜 난 아직도 lonely


 타이틀 곡 penthouse는 꿈 꿔온 것을 이룬 후의 공허함을 노래한 곡이다. 어릴 적부터 꿈꾸던 펜트하우스를 손에 넣었음에도, 넓디넓은 공간을 채울 것이 없어 공허한 감정을 보여준다. 이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꿈꾸고 갈망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2.
Communicate

▲pH-1 - Communicate (Feat. Hoody) (Prod. WOOGIE)
[영상 출처 - 유튜브채널 '420힙합']


우린 나눌 이야기가 많아
나누지 못한 감정과
서로를 향한 고마움과 서러움까지
사랑을 말로 못하지


 pH-1의 음악은 다른 래퍼들의 음악과는 다르게 자극적이지 않다. 혹자는 그의 음악을 ‘심심하다’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기준에 맞는 담백한 음악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Communicate’에는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단절과 갈등에 대한 그의 감정을 담고 있다. 꽤나 많은, 아니 거의 대부분의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퍽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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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1의 [Gatsby]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앨범이다. (덕분에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다운받아 보기도 했다.) 사실 개츠비의 초록 불빛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과거에 대한 집착과, 계급 차이를 뛰어넘기 위한 비도덕적인 노력,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이루지 못할 꿈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개츠비를 살아가게 했던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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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진정한 행복이나, 영원한 행복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희망을 갖고, 각기 다른 행복을 꿈꾸며, 계속해서 ‘초록 불빛’을 좇으며 살아간다. 되풀이되는 공허함 속에서, 어디선가 빛나고 있을 초록빛의 희망이 있기에 우리는 삶을 힘겹게도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당신의 ‘초록불빛’은 무엇인가?





[이미지 출처 - H1GHR MUSIC,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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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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