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몬틸라도의 술통: Edger Allan Poe의 편지 [문학]

글 입력 2018.02.2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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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 속의 Montresor


 The Cask of Amontillado의 주인공인 Montresor는 사악하고 해로운, 아주 무서운 사람입니다. 그는 책에서 죽음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며 심지어 즐기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아마 이 단편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Montresor를 두려워할 것 같습니다. Montresor는 단순히 누군가에게 복수하는 것을 넘어서 아주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Montresor는 대체 왜 이렇게 수고로운 과정을 거쳐서 Fortunato를 죽인 것일까요? Fortunato가 관심을 보였던 Amontillado에 독약을 타서 죽이거나 칼로 찔러서 죽이는 것이 더 쉽고 간편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Montresor는 Fortunato를 지하 동굴로 데려오기 위해 여러 번 거짓말을 하고 Fortunato의 포도주 감정 기술을 언급하며 그를 자극합니다. 제 생각에 Montresor는 Fortunato를 더 잔인하고 더 고통스럽게 죽이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독약을 먹여 죽이거나 칼로 찔러 죽이는 것은 지하 동굴에서 며칠 동안 갇혀 서서히 죽어가는 것에 비해 Fortunato가 겪는 고통이 너무 미미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Montresor는 Fortunato에게 완벽한 복수를 꿈꾸는 동시에 죽는 순간의 고통까지도 생각했던 아주 잔인하고 계획적인 살인마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문득 어쩌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도 Montresor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과연 현실에도 이런 사람이 존재할까?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치밀하고 잔인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도 Montresor처럼 누군가를 싫어한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Montresor가 Fortunato에게 그러했듯 그 사람에게 복수하고 싶은 욕구나 충동이 들었던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우리 마음속의 Montresor와 마주합니다. 물론 Montresor와 우리는 분명 다른 사람이며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Montresor가 Fortunato에게 잔인한 복수를 한 반면, 우리는 우리의 복수심을 현실에서 실행하지 않으며, Montresor가 자신의 복수(잘못된 행동)를 정당하다고 여기고 자랑하듯이 고백하는 반면, 우리는 우리의 잘못된 행동을 올바르게 고치려고 노력하고 우리의 잘못을 용서받고자 고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미워하고 그 사람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욕구 혹은 충동을 가진다는 점에서 우리와 Montresor가 마냥 다르다고만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Montresor와 동일시함으로써 우리의 과거 행동들을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또 Montresor의 행동을 통해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혹은 나는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자신을 Montresor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되려 자신을 반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말로 전해지고 글로 기록되며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우리는 문학작품의 인물들을 통해 우리를 되돌아보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합니다. Edger Allan Poe는 이를 이용해 우리의 어두운 내면세계를 상징하는 Montresor라는 허구의 인물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The Cask of Amontillado는 Edger Allan Poe가 우리에게 보낸 우리 내면에 잠재된 어두운 욕망과 비뚤어진 생각을 조심하라는 일종의 경고장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박성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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