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조선의 명저를 읽다 『조선명저기행』 [비문학]

글 입력 2018.02.2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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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명저’라는 제목에 끌려서 책을 읽게 되었다. 역사 시간에 배우면서 지나쳤던 명저들에 집중한다. 이름은 알지만 정작 내용은 몰랐던 명저에 대한 내용과, 알기 쉬운 해설이 주가 된다. 총 5부로 나누어져 있고, 1부부터 차례대로 정치, 역사, 기행, 실학, 의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정치 분야 중 가장 많이 알려진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이다. 《목민심서》는 12개의 제목으로 12편으로 서술되었고, 각 편마다 6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어 모두 7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시 책으로는 48권 16책으로 만들어졌는데, 요즘 번역판으로 500페이지 책 3권 분량쯤 된다. (16p) 목민심서에 대한 내용은 주로 공직자들의 행동,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이었다. 당시에 관리들의 부정부패로 인해 백성들이 고통 받고 있었다. 《목민심서》는 공직자의 부정을 없애기 위한 방도, 공직자가 나라를 위해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정약용도 그런 그들의 현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무조건 그들을 억누르고 휘어잡아야만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수령이 그들에게 휘둘리거나 그들의 허수아비 노릇을 하지 않을 방도를 알려주고, 백성을 위한 올바른 목민관이 되는 길을 가르쳐주고 있다.


《목민심서》에 백성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공직자들의 행동에 대해서 하나하나 자세히 적혀있고, 또한 수령이 자신의 위신을 세우기 위해 아전에게 해야 할 행동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기술되어있다. 이 수령이 아전에게 끌려 다니지 않고, 위신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이 자세하게 적혀있다. 부분에서는 정약용이 매우 직관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관청이 화려해도 좋다는 말도 하지 말고, 청사가 퇴락해도 누추하다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일종의 기싸움이다. 좌수와 관속들은 수령과 첫 대면에서 그 성정과 속내를 파악하고, 자신들이 어떻게 처신할지 결정하는데, 일절 그럴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한동안 수령을 관찰하고, 수령의 성품과 행동 방식, 그리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파악하는 시간을 갖는다.


과거뿐만 아니라 현대 정치에서도 꼭 필요한 청렴, 결백, 그리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 현대 공직자들도《목민심서》를 읽고, 정약용처럼 청렴한 공직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있다.

2부에서는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인《난중일기》를 다루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순신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난중일기》에는 이순신의 활약과 원균과의 갈등이 첨예하게 나타난다. 원균과의 가치관의 대립, 모함 등으로 이순신은 백의종군했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계속 전쟁 상황을 주의 깊게 살핀다. 그래서 이순신이 일본군과 의 해전에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리고 또한 이순신의 지혜도 알 수 있다. 그가 얼마나 통찰력 있는 사람인지. 일본군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일본군을 함정에 빠트리게 해서 대승을 거두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이었다.

3부 기행에서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대한 내용이다. 사절단은 1780년 6월 24일에 의주를 출발하여 10월 27일에 돌아오게 되는데, 연암이 그 과정에서 겪은 일들과 자신의 느낌, 그리고 새로운 문물에 대한 견해를 매우 자유로운 필치로 기록한 것이 바로 《열하일기》이다.《열하일기》를 보면, 박지원이 예리하고, 관찰력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에는 청나라를 오랑캐 국가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어서 사람들은 청나라에서 새로운 문물을 받아드린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박지원은 다르게 청나라에서 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격적인 주장이었다. 체면을 중시하기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박지원의 사상이 잘 드러난다. 그리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꼼꼼하고 세세하게 관찰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했다고 한다.

4부는 실학이다. 실학이라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학문이라고만 알고 있다. 이익이 《성호사설》을 읽고 나서는 실학자들이 실학을 학문으로만 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려는 노력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익은 당시에는 파격적인 행동을 했는데, 당시 죄인 취급을 받았던 안용복을 영웅이라고 주장했다. 국가에 반하는 죄를 뒤집어 쓴 안용복은 이익의 도움으로 유배형으로 감형시켰다. 그리고 담배가 유행하던 시절 담배의 해로움에 대해서 주장했고, 노비에게 제사를 지내주었다. 그가 노비에게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그를 욕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머리로 아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아는, 완전한 앎을 추구했다. 그의 위대함을 알 수 있다.

5부는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허준의《동의보감》이다. 동의보감이 한의학의 체계를 다졌다고 할 수 있다. 의학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 같다. 환자를 면밀히 관찰하고, 책을 만드는데 허준의 헌신이 느껴진다.

『조선명저기행』은 평소 몰랐던 조선의 역사에 대해서 알게 해주었고, 역사책에서 나온 명저들을 제목만 아는 게 아니라 내용까지 알게 되어 역사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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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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