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남미 가정식

가끔 특별한 풍미를 즐기고 싶을 때
글 입력 2018.02.28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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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나는 '킨포크 테이블'이라는 서적을 읽었다. 그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의식주 중에 '식'이라는 문화가 주는 유대감'에 대한 것이었다.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우리에게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친목을 쌓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식사를 택한다. "우리 다음에 밥 한 번 먹자."는 식으로 우리는 누군가와 친해지고자 할 때 식사를 함께 하고자 한다. 바로 이런 것에 주목한 서적들이 바로 일전에 읽었던 '킨포크 테이블'과 이번에 읽게 된 '남미 가정식'인 것 같다.




'남미 가정식'에서는 가장 첫 장에서 '밥 한 끼가 많은 관계를 열고 동시에 닫기도 한다'라는 말과 '밥을 함께 먹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수많은 가치가 담겨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 쓰여져 있다. 우리는 누군가와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에 생각보다도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친해지고자 하는 의미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진지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함일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의미를 '식'사에 부여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전에 리뷰를 작성했던 '킨포크 테이블'과 같이, '남미 가정식'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준다. 우리는 많은 문화를 식사로 함께 공유하며 많은 관계를 식사로 형성한다. '식사'로 인해 우리는 쉬이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 전하고 '식사'를 통해 우리는 '먹는 것'외의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나는 '남미 가정식'이 단순히 우리에게 요리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미 가정식'은 음식을 만드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는 그를 통해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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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가정식'을 출판하신 허다연 작가는 20년 간 남미에서 살며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남미 가정식을 대접하면서 레시피에 대한 많은 문의를 받아 왔다. 20년간 남미에서 살다가 한국에 와서 이화여자대학교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하고, 중남미 시장 해외영업 일을 하기도 했으며, 현재 마케팅 및 광고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다. 누구보다 남미의 여러 분야를 꾀고 있고, 남들은 잘 모를 수도 있는 남미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개인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www.kamsha.net). 남미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사진을 찍고 글을 써 왔으며, 그 글들을 모아 여행 에세이 <브라질 보물창고(2014)>를 펴냈다.

그래서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남미의 가정식부터 메인 디쉬 의 레시피를 친절하게 잘 설명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어 본다면 알 수 있지만, 남미 가정식은 혼자 먹기에도 적당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기에도 적절한 음식이다. 그래서 자취를 하거나 혼자 살기 때문에 음식을 잘 챙겨 먹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정보를 줄 수 있는 서적이라고 생각된다. 혼자 간단히, 그렇지만 특별한 음식을 먹고자 할 때 '남미 가정식'에 실린 음식만큼 더 적절한 음식들이 있을까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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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좋았던 점은 이 글의 의도 뿐만이 아니다. 글을 읽는 사람이 음식을 자주 만들어 본 사람인지, 단 한 번도 만들어보지 않은 사람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은 모든 사람들이 쉬이 읽을 수 있도록 남미 음식에 자주 쓰이는 음식과 그 용도, 맛에 대해 자세히 서술한다. 게다가 그 음식들을 계량하는 기준에 대해 명확히 밝히고 있어 이 책을 따른다면 음식을 전혀 만들어보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배려가 많은 서적임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남미 가정식에서 자주 사용하는 식재료에 대한 정보도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원래 남미와 멕시코 음식에 굉장한 애정을 갖고 있는 편이었다. 그래서 타코나 퀘사디아와 같이 한국에서 나름대로 대중적인 음식들은 이미 숱하게 접해 보았고, 그 진미를 느껴본 바가 있다. 그러나 그 맛을 우리가 재현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문제는 좋아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블로그나 인터넷에 검색해 보아도 남미 음식과 멕시코 음식의 레시피를 찾아볼 수 있지만 그를 재현해내기는 개인의 역량에 의거한 문제로 실패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볼 수 있다.

그런 우리의 걱정과 마음을 알았던 것인지 '남미 가정식'은 계량법부터 재료에 대한 설명까지 너무나도 친절하고 다정하게 설명해준다. 뿐만아니라 소스 부터 시작해 에피타이저와 메인요리, 디저트까지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의 요리를 선보이며 요리를 전혀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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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음식의 주재료는 '열정'이라고 한다. 그 음식에는 기쁨이 있고 그들이 느끼는 문화가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딱 맞는 입맛을 자랑한다. 적당한 매운 맛과 감칠맛은 한식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우리는 새로운 재료와 새로운 조리법으로 지루하지 않고 참신한 요리를 만날 수 있다. 비슷한 재료와 비슷한 맛으로 우리가 불편해할 일이 없고 우리의 입맛에 거부감을 제거하기에 충분하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조리법과 재료들은 얼마나 참신하면서도 친숙한가.

우리는 음식으로서 따스함을 느끼기도 하고 차가움을 느끼기도 한다. 예전의 좋았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아팠던 기억을 회상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은 '먹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소중한 사람과 식사를 함께하고 그 추억을 나눈다. 그런 기억과 추억은 음식을 기억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조미료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추억에서 최대한 좋은 음식으로 그들과 함께하고자 한다. 그런 우리에게 이렇게 배려 깊은 서술로 다정한 음식의 이야기를 전하는 책은 너무나도 감사하다.

우리가 더 많은 소중한 사람과 더 맛있고 의미깊은 음식들로 함께하기 위해, 그리고 단순한 음식도 더 소중하게 기억할 수 있기 위해 이 '남미 가정식'을 읽는다면 더욱 예쁜 추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유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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