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묻고, 답하다.

글 입력 2018.03.0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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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nsight 문화 초대 300회를 맞아, 다른 가족분들이 해주신 질문에 대해 답을 하며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소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이야기들이 많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


*
휴학하면 꼭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것

나는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한 학기 동안 휴학을 했었다. 짧았지만, 내게는 그만큼 더 소중하게 느껴졌던 시간이다. 그때를 돌이켜보며, 휴학 동안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볼까 한다.


첫 번째, 꿈을 찾기 위한 노력들

휴학 동안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했던 일들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살면서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보고, 경험해봐야 하니까. 그 과정 속에서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학생들에게 그저 공부만을 강요하는 현실이 새삼 슬프게 느껴진다.

나 또한 그러한 현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하는 일들을 먼저 했고, 그 결과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성인이 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렇게 꿈 없이, 목표 없이 살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았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평소 흥미를 느꼈던 것들부터 하나씩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스펙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꿈을 찾기 위해 대외활동에 눈을 뜨게 된 거다. 그 첫걸음이 아트인사이트였다. 아트인사이트 활동을 하면서 내가 꿈에 대해 얼마나 소극적이었는지 깨닫게 됐다. 마음만 급했지, 무언가에 빠져서 해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던 나는, 휴학을 하고 나서 작은 것들을 시도해나갔다. 전공 수업을 들으며 흥미를 느꼈던 마케팅 관련 대외활동을 하고, 평소 관심이 많은 음악 산업에 대한 교육도 받았다. 아트인사이트에서 필진이 되어 에세이를 쓰게 됐고, 문화재단의 작품 모니터 활동도 했다. 휴학을 하지 않았다면 학교생활에 신경 쓰느라 하지 못했을 일들이었다. 게다가 운 좋게 교육 중 좋은 성적을 받아 지금은 관련 업계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 그 과정들을 통해 꿈을 찾았냐고 하면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도하지 않았다면, 고민만 하던 과거의 모습, 그때의 나로 계속 머물러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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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생들이 만든 페스티벌 준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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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서울 뮤직 포럼 때


두 번째, 운동

‘종합 병원’. 어렸을 때부터 여기저기 자주 아팠던 탓에 생긴 내 별명이다. 물론 타고난 체질도 있겠지만, 워낙 얌전하게 노는 걸 좋아하는 터라 체력이 약한 탓이 크다. 나름 틈틈이 운동을 하긴 했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하다 말고, 하다 말고. 제대로 하지 못했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휴학을 하면 꼭 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휴학을 하자마자 동네에 있는 체육센터에서 아침 요가 클래스에 등록했다. 버스를 타면 10분 거리에 있는 곳인데, 일부러 운동 겸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다리 근력을 키우려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좋은 경험이 되었다.

체육센터를 가는 길에는 길게 나무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그 사이를 신나게 달릴 때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따뜻한 햇볕을 받았다가, 때로는 그늘 속으로 숨었다가,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갈 때면 ‘행복이 뭐 별거 있나’ 싶었다. 마음이 여유롭다는 게 이렇게 평화로움을 주다니. 정말 휴학 때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었다. 물론 휴학 내내 여유로웠던 것은 아니었지만, 자전거를 타고 요가를 하던 그때만큼은 모든 걱정들을 내려놓고 그 순간에 집중하게 됐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운동을 하면 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러니 꼭 작은 운동이라도 실천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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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해외여행

너무 흔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해외여행은 꼭 가봤으면 좋겠다. 우리 집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빼고(그나마 잘 살던 시절) 여행을 간 적이 거의 없다. 해외는커녕 국내 여행도 거의 못 갔다. 고작해야 친구들하고 강원도나 제주도에 가본 게 전부다. 그런데 대학생이 되자, 주위에서 해외로 여행을 간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려왔다. 방학 때 갔다 오는 경우도 있고, 아예 휴학계를 내고 가는 애들도 많았다. 물론 교환학생도 있다. 대부분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가거나 아르바이트를 해서 목돈을 모아 갔다. 나는 그 친구들을 지켜보며 그냥 ‘부럽다’ 하고 말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쉽다. 당시 나의 여행을 방해했던(?) 것들이 있는데, 그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돈 : 해외여행을 가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런데 휴학 중에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학기 중 모아뒀던 돈으로 생활비를 유지했던 터라, 목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당시에는 아르바이트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아깝다고 느꼈다.

2. 시간 : 학기 중엔 생각도 못 했고, 방학에도 근로를 했다. 교환학생은 3학년 때쯤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토플 점수를 만들어야 해서 고민만 하다가 시기를 놓쳤다.

3. 친구 : 해외여행은 혼자 가면 왠지 무섭고, 외로울 것 같아서 친구와 같이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여행을 가고 싶을 때, 그때 딱 같이 가줄 친구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그에게도 돈, 시간 문제가 있으니까.

지금 돌이켜보면 다 핑계 같다. 어떻게든 가려고 하면 간다. 그런데 그때는 지금 못가도 언제든 가게 되겠지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와서 보면 여행을 갈 시간이 더 부족해졌는데 말이다.ㅠㅠ

가 보지도 못한 해외여행을 왜 추천하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 일단은 못 가본 자의 한이 담겨 있고(?), 두 번째는 주변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이 많아서 그렇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사소한 거지만 내가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느끼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교환 학생을 다녀온 친구들은 좀 더 장기간 있다 보니, 그 나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향기와 분위기, 문화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경험이 묻어난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그 작은 것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휴학으로 귀중하게 낸 시간에 새로운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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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게 직업이 된다면
예전만큼 그걸 좋아하기 힘들어질까?

이 질문에 답하기는 정말 어려웠다. 나도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분명 사람에 따라, 경우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정말 의심할 여지 없이, 이 일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아하는 일이라면 직업으로 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 다른 일을 하게 된다면 평생 재미없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일이 실제로 해보니 생각보다 재미가 없는 경우도 있고, 나랑 맞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더욱, 좋아한다고 느끼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확실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자신이 하는 일을 즐겁게 해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힘들어도 이 일이 좋아서, 재밌어서, 보람을 느껴서 한다고 말한다. 내가 만약 재밌다고 생각한 일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꼭 일생 동안 한 직장에 머무를 필요도 없고, 하나의 직업을 가질 필요도 없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며 살기에 우리의 인생은 너무나 길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서도 막상 현실과 부딪히면 한 발 물러나게 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나의 생각은 그렇다. 긴 인생의 여정에서 나에게 가치 있는 일을 찾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두고, 그렇게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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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차트에 대하여

음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음원 차트에 대해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트에 올라있는 곡들만을 접하게 되고, 차트에 오르지 못한 곡들은 대중에게 외면받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음원을 차트에 진입시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음악 유통사와 기획사, 제작사 등의 암투도 존재한다. 물론 차트는 대중들의 선호를 반영한 것이고, 대중음악 시장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차트에 올라야만 주목을 받고 마치 음악적으로 성공한 것처럼 여겨지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은 차트 ‘역주행’ 현상이다. 처음에는 주목받지 못해 차트 순위권 바깥에 있었지만, 오히려 시간이 흐른 뒤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말한다. 역주행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한데, 유명한 사람이 그 곡을 불렀거나, 곡 자체가 좋아서, 어떤 계기에 의해 유행이 되어서 등이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차트 역주행 현상은 대중들로 하여금 내가 알지 못했던 음악의 존재를 알게 하고, 대중들의 관심 밖에서도 꾸준하게 음악을 해나가는 뮤지션들의 존재와 가치를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최근에는 역주행 현상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인디 음악과 뮤지션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추세다. 물론 여전히 음원 차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음악 수용자들이 적극적으로 다양한 음악을 찾아듣고자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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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송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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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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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마천사
    • 간숨에 명쾌하게 읽히는 글입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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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maidy27
    • 2018.03.14 09: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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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마천사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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