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림은 거들 뿐; 밥 로스의 '그림 그리기는 즐겁죠' [문학]

정말 폭탄 머리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보고 싶거나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사람에게
글 입력 2018.03.11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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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을 그리는 것에 약간의 관심이 있다 다시 넣어두고 얼마 뒤,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맨 처음엔 ‘아! 이 사람이 이 사람이야?!’의 반가움도 같이. 처음 받아서 무심코 펼쳐 들었을 땐 다른 의미로 놀랐다. 미술 작품 감상하는 것을 좋아해서 여기저기 많이 다니는데 그때마다 매번 완성품만 봤다. 미 완성작이라고 하더라도 그게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느껴졌다. 그것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내 눈 앞에 뽐내고 있는 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이런 사실을 자각하지도 못 한 채. 뒤통수를 한 대 세게 얻어맞은 듯 했다.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

 한 색을 칠하고 그 위에 다른 색을 얹어가며 한 작품을 완성시켜본 마지막 기억이 초등학교 때이다. 뭐 실제로는 다를 수 있겠지만 만족스럽게 끝마쳐 본 것은 그때였을 것이다. 스케치까지는 생각보다 잘해서 기뻤더라도, 물감을 바르기 시작하면 꼼꼼하지 못한 성격에 금방 망친다. 원하는 색이 잘 안 나오거나 덤벙거려 처음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리는 것에 자신이 없고 더 싫어하는 것 같다. 시작부터 중간, 완성의 단계를 한 눈에, 단시간에 낼 수 있는 것이기에 너무 적나라해서 피했다. 그 때문인지 원래 내가 이런 것인지 한 번 시작한 것은 아직도 끝을 쉽게 못 내고 있다.




 그렇게 약간 좌절의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가 유투브 영상을 찾아봤다. 채색이 가장 두려웠던 나에겐 충격요법으로 다가왔다. ‘저..저렇게 무작정 칠하고 두드려도 되는 건가...?’ 내가 다 불안해졌다. 그런데 밥 로스 특유의 낮게 깔리면서 안정감을 주는 목소리에 매료됐다. 그러고는 혼자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허허 웃는데 순간 나도 너털웃음이 났다. 얼마 전부터 같이 살기 시작한 동생에게 내가 했던 말이 생각나면서. 이래서 사람은 뒤를 돌아봐야 한다는 것 같다.


‘같이 사는 것의 좋은 점은
내가 엄청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야.’



 책에 나와 있는 사진들의 화질에 놀랐다. 캔버스의 입자, 작품의 질감 등을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 전시를 다 보고나서 포스터를 사서 붙여 놓듯, 마음에 드는 작품을 벽에 붙여놔도 실제 작품을 걸어 놓은 듯한 느낌이니까. 내용들은 방송 내용을 한글로 번역해놓은 것이기에, 청각적인 부분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 나는 영상을 봤다. 미술용 나이프로 캔버스 위를 긁는 소리가 그렇게 안정적일 수가 없다. 유투브 검색창에 Bob Ross를 치면 제일 위에 나오는 연관 검색이 ‘Bob Ross ASMR’인 게 백 번 이해가 갔다. 그냥 소리만 나오는 것 보다는 토이스토리에서 우디의 팔을 고쳐주는 씬 같은 ‘Satisfying video’이다. 관련 설명은 나무위키에서 너무나도 만족스럽게 자세히 나온다.

 나도 그 짧은 순간에 나의 과거를 위로받았듯,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부분에서 위로를 받았고 받을 것이다. 그 덕에 갈수록 유명해져 거대 팬덤까지 생겼으니까 말이다. 그저 그림은 거들 뿐, 밥 로스에 의해 위로를 받는 것이다. 그 도구가 미술치료로도 유명한 것인 그림 그리는 것이라 시녀지 효과를 낸 것이라 생각한다.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거나 정말 폭탄 머리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보고 싶은 사람은 한 번 검색해보길 바란다.





그림그리기는즐겁죠_상세보기.jpg
 

그림 그리기는 즐겁죠
- 밥 로스의 참 쉬운 그림 수업


원제: The joy of painting

글 / 그림: 밥 로스

옮긴이: 윤영

분야: 예술·대중문화 / 에세이 / 건강·취미

면수: 208쪽

정가: 18,000원

발행일: 2018년 1월 30일 

펴낸곳: 윌북





[유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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