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다 내려놓아도 괜찮을까요? [공연]

글 입력 2018.03.1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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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부상처럼 우리는 챙길 것이 너무나 많다. 물질적인 짐 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육체적 짐이 너무나도 많다. 가정, 직장, 대인관계, 경제적 상황까지. 그저 부모님께 의존적 형태였던 자아에서 스스로 인생의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인생은 도저히 적응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점차 익숙해져가는 이 몸과 머리가 얄밉다. 이제 어렸을 적에 어떻게 놀았는지도 까맣게 잊게 될 것만 같다.

 이런 우리들을 뼛속까지 꿰뚫었는지 <정크, 클라운>이라는 공연은 광대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공연이다. 광대는 가면극, 인형극, 줄타기, 땅재주, 판소리 따위를 하던 직업적 예능인을 통틀어 이르던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광대의 이미지는 이것과는 꽤 다르다. 광대라 하면, 슬퍼도 남들에게 웃음을 줘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마치 희극인과 같아 보인다. 나의 감정과는 무관하게 항상 웃음을 지니고 살아야 하며 그 웃음을 남들에게 팔아야 한다.

 어쩌면 유치할 수 있다. 이 공연에서 광대들이 하는 놀이는 대단한 줄타기, 불쇼 같은 것이 아닌 선풍기 날개로 헬기를 만들어 하늘을 날면서 전쟁놀이를 한다거나 고장난 청소기와 호스를 이용하여 태풍을 만드는 것 따위가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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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유치한가?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도 볼 수 있는 5세이상 관람 공연인만큼 어찌 보면 유치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만큼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을 것이다. 아이들의 웃음이 솜사탕같이 달콤하고 여운 없이 녹는 웃음이라면 이 공연을 본 어른들의 웃음은 초콜릿처럼 달콤씁쓸하며 잔향이 오래남을 것이다. 광대들의 장난을 보고 있으면, 절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그 공연을 보고 있는 우리들이 다 그 주체였던 것이다. 저만큼 재밌게 놀았고, 저보다 더 눈치보지 않고 지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눈치 봐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고, 제약된 것들이 참 많다. 언제인가부터 나만의 틀을 만들어 획일적으로 일상이 돌아가기 시작했고, 나와 남간의 담을 조용히 쌓고 있다. 이것이 문제라는 것도 아니고,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더욱이 아니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당신 혼자만 그러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그렇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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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모와 생산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모란 써서 없앤다는 뜻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소모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일상적이지만, 한번 쯤 소모되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있는가? 주체에서 객체가 되는 주객전도를 자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일상에서 우리는 매일매일 소모되고 있다. 분명, 무언가를 생산하는 행위도 하고 있지만 우리도 그만큼 누군가에게, 어떤 행위에 의해 소모되고 있는 것이다.

 매일 아침 우리에게 100이라는 숫자가 있다고 치자. 과연 우리는 밤이 되어 집에 돌아왔을때 그 숫자를 얼만큼 유지하고 있을까? 확실한 점은 그 누구도 100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가지고 있지는 못할 것이다. 소모에는 양면성이 있다. 극적인 소모로 인해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소모도 있지만, 질적으로 높은 소모를 당하기 위해서 자신을 기껏 내어주는 소모도 존재하다. <정크, 클라운>에서는 일상에서 소모되어 100이라는 숫자가 낯선 우리들을 한 껏 어루만져줄 광대들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들이 기상천외한 쇼들을 선사하는 것이 아니지만, 그 이상의 것들을 보여줄 것이다. 바로, 우리의 과거. 우리가 잊고 살았던 우리의 긍정적 이면들 말이다. 절대 불법적인 행동이 아닌데도, 언제가부터 우리가 잊기로 작정한 그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한껏 웃을 것이다. 웃고 싶지 않아도, 그 상황 속에서 웃지 않으면 정말 내가 소모품이 되어버린 것 같은 아픔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2018년 3월 15일~18일까지 최대한 웃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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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4년에 설립된 극단현장은 44년이라는 역사를 지닌 전문예술법인 단체이다. 정극 뿐만 아니라 아동극, 마임극, 뮤지컬 등 다양한 창작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번 공연에서 마임이스트 고재경의 연출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마임이라는 것은 단순히 개그 프로그램에서 봤던 유희적 의미의 마임보다는 더욱 그 의미가 넓다. ‘삶의 원리가 연극의 원리’라는 화두를 가지고 있는 단체인 만큼, 일상의 소중함에 초점을 맞춘다.

 실제 <정크, 클라운>의 스토리라인만은 봐도 그렇다. 극단현장은 경남을 대표하는 만큼 앞에서 말했듯이, 마임이스트 고재경의 연출 콜라보를 이뤄냈다. 공연 뿐만이 아니라 문화예술교육활동, 지역문화예술축제 기획등을 맡아 하며 지역 예술 기여에 이바지 하고 있다. 지역성을 띠고 있는 단체는 자연스레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각 나라만의 문화가 다르고 예술형식 다르듯이, 비록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지만 우리는 각 지역별 문화와 예술을 향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저 트렌드에 초점을 맞춘 문화행사들이 많아지고 스타일들이 획일적으로 변하게 되었다. 따라서 극단현장과 같은 지역사회공동체에 이바지하며, 그 지역의 문화 수준을 높이는 데 힘을 쓰는 단체들의 공연은 그 단체만의 색깔이 짙어지게 된다. 44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극단현장이 맡은 이번 <정크, 클라운>은 경상도에서 큰 흥행을 맛보았으며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서울 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 있는 모든 분들이 이 공연을 통해 다양한 문화경험을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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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 클라운
- 다 내려놓고 놀자! -


일자 : 2018.03.15(목) ~ 03.18(일)

시간
평일 8시
토 3시, 6시
일 3시

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티켓가격
전석 25,000원

제작
(사)극단현장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경상남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함양문화예술회관

관람연령
5세 이상

공연시간 : 60분




문의
(사)극단현장
010-2069-7202







[강인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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