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전시의 인문학적 시선, '25.7' [시각예술]

전시장에 들어선 아파트 담론
글 입력 2018.03.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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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인문학적 시선, '25.7' 
- 전시장에 들어선 아파트 담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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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전시 설명을 읽어보기 전에는 타이틀로 쓰인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어려웠다. 전혀 추측이 되지 않는 범주의 숫자(차라리 6.25를 이해하기가 쉬웠으리라).

앞서 언급한 숫자의 의미부터 알리자면, 25.7은 주택의 전용면적 85㎡를 의미한다. 전시가 담고 있는 내용 또한 아파트의 조형적, 서사적 위치 가늠이다. 이쯤 되면 신선하기까지 한 생각이 든다. 아파트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라니... . 어찌 보면 전혀 흥미롭지 않은 소재일 수 있고, 달리 생각하면 '일상 공간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는 어떤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경제학, 도시건축학 등 다른 미사여구를 붙여도 제법 어울릴만한 전시이지만, 아파트를 고향으로 둔 '아파트 키즈'들을 언급하고, 아파트에 살았던 이의 향수와 역사적 유래마저 짚고 있으니... 다른 것 제치고 '인문학적 시선'이라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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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기억을 바탕으로 써 내려간 정지돈의 글과 일러스트레이터 안홍근이 대구의 아파트에 살았던 공간의 심상을 공유하며 전시의 주제인 '아파트'를 다루고 있다(출처: 작품 레이블). 사진은 '정지돈+안홍근, 보통 사람들의 밤, 2017' 중 정지돈 글의 일부.

이번 전시는 북서울미술관이 위치한 상계 신시가지가 준공 30주년을 맞은 것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전시라 한다. 때문에 전시와 연계하여 '수도권의 신도시 계획 역사와 상계신시가지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도 함께 진행되었다. 전시의 주제만큼이나 강의 역시도 미술관 주최라 하기에는 신선했고, 다분히 경제학, 인문학적이었다. 과장을 조금 보태어, 우리나라 수도권 각 도시의 변천과 개발 과정을 상세히 읊고 있던 강의를 꼼꼼히 짚어본 감 좋은 누군가는 부동산 이슈와 연결 지어 투자 계획을 세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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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현, 최첨단 폴리머, 2017'.

엑스포가 온 국민의 화두였던 시대,
대전의 엑스포 아파트에 거주했던
작가의 자전적 네러티브를 기반으로 한
영상 설치 작품

(출처: 전시 도록)
 
 
전시는 많은 것을 담고 있었고, 장르 또한 다양했다. 그러나 전시와 강연을 모두 보고 난 소감은 '약간의 모호함'이다. 각각은 다 좋은 맛을 내고 있으나, 모두 모아놓고 나면 맛이 없는 그 어떤 음식처럼, 작품 하나하나는 분명한 시사점이 있으나, 전시의 주제인 '25.7'과 전시가 기획된 의도와 작품들 간의 연계성은 다소 떨어져 보인다. 미술관이 잘 택하지 않을 법한 주제를 선정하여 참신하게 접근한 것은 박수칠만한 일이나, 잘 차려진 대학 졸업 작품 전시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어쩌면 너무 심오하게 접근한 것이 이유일 수도 있겠다. 완전하게 학구적이거나, 완전하게 대중적이거나, 완전하게 혁신적이거나. 이 명확한 색채라는 것이 늘 어렵고 어려운 일이니. 어렴풋이나마 기획 과정에서 있었을 애로사항과 전시 과정에서의 고민들을 추측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는 참 좋았다. 언제나 시도에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니까!




[에이린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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