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상한 나라의 앨런 - 킬 유어 달링 [영화,예술]

글 입력 2018.03.13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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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에게는 항상 뮤즈가 존재했다. 뮤즈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예술가들과 뮤즈의 관계는 다양하지만, 오늘은 동성애적 뮤즈와 동료애적 뮤즈를 아슬아슬하게 왔다 갔다 하는 관계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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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둘의 첫 만남
 
앨런 긴즈버그(다니엘 래드클리프)는 대학에 들어간 첫날 자유로운 루시엔 카(데인 드한)와 만나게 된다. 루시엔이 하는 말과 행동에 매력을 느낀 앨런은 자기도 모르게 그의 세상 속으로 한 발을 내디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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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들만의 의식
 
친구가 된 앨런과 루는 자기들만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사람을 모으고 그들만의 의식을 준비한다. 목에 밧줄을 걸어 자신을 죽이고 새롭게 태어난 후 각성제를 탄 음료를 마시면서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진다. 전통문학의 책을 찢거나 찢은 페이지를 벽에 박는 등 세상이 규제하는 낡은 전통을 어기는 발칙함을 보여준다. 이때 재즈 음악과 함께 장면전환이 빠르게 반복되면서 절정에 이른다. 그들의 규칙이 완성되면서 주변이 멈추고 그들만이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마침내 글을 완성하게 된다. 새로운 세상 ‘뉴 비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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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HE NEW VISION
 
환각 상태로 바라본 세상. 환각을 통해 앨런은 글을 쓴다. 그러나 그것은 말 그대로 환각. 즉 환상일 뿐이었다. 그들의 세계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환상으로 끝난다는 암시를 준다.


 
#4 파괴

현실로 돌아온 뉴 비전 멤버들은 각자 다른 방법이지만 결말을 맞게 된다. 루는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다른 멤버 잭과 빌은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 사이에서 방황하는 앨런은 현실도피를 선택한다. 그렇게 뉴 비전은 사라졌다.
 
영화의 끝은 오랜 전쟁이 끝나 자유를 얻었다는 라디오가 흘러나온다. 그들이 끝내 만들지 못한 또 다른 세계가 열린 것이다. 자유로운 세상이.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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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엔은 처음이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이고 근사하지만, 현실은 그저 미성숙한 자아를 가진 사람일 뿐이었다. 루의 옛 동성애인 데이빗의 영향을 받은 루시엔은 그를 미워하면서도 그가 생각하는 것들을 탐내고 동경한다. 자신은 생각하지 못하는 생각을 애인이라는 명목으로 마음껏 탐내고 이용한다. 그러다 불완전한 자신을 완벽하게 해줄 앨런을 찾았고 둘은 친구라는 관계를 통해 창조적인 영감으로 나타난다. 그들은 새로운 뉴 비전을 만들어내고 그 환상 속에서 규칙을 만들어 허우적거린다. 그러나 앨런과 루의 관계는 매력적인 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가져왔다. 루에게서 영감을 받은 앨런은 그에 관한 글을 쓰면서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더욱더 그 감정에 빠져들어 글을 쓰게 된다. 그러나 동성 간의 사랑에 부정적인 루는 앨런에게 이별을 고한다.
 
영화의 제목인 <킬 유어 달링> 은 교수의 강의로 그 뜻을 정확하게 말해준다.

“사적인 감정을 죽여라. 일시적 호감, 유치한 직감은 곧 글의 방해요소다.” 이 말은 곧 앨런이 루를 위해 쓰는 글은 작품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루를 위해 쓴 글은 나오지 못했고 그와의 이별을 통해 오히려 냉정하게 자신의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쓴 글이 작품이 되어 나왔다. 앨런에게 루는 긍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면에서도 영감을 주는 뮤즈였다.
 
모두가 헤어 나올 수 없었던 매력적인 뮤즈 루시엔 카. 하지만 자신은 남을 통해서만 존재하는 뮤즈일 뿐이었다.
 
       
[백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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