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전화벨이 울린다

수화기 너머 감정노동자의 현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들의 이야기
글 입력 2018.03.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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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 <전화벨이 울린다>

공연일시 : 2018년 3월 20일(화) ~ 4월 1일(일)

공연시간 : 평일 8시 / 토 3시, 7시 / 일 3시
(월요일 공연 없음)

공연장소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티켓가격 : 전석 30,000원
(두산아트센터 회원 24,000원)

공연시간 : 100분
(인터미션 없음)
    

 
1) 감정적 노동과 가면


 먼 곳도 아닌 가까운 곳에서부터 우리는 감정 노동과 함께 내 자신이 아닌 또 다른 자신을 만들어 낸다. 사회생활이 포함된 모든 곳에서 우리는 감정 노동과 가면을 동시에 가지게 된다. 특히 계급이 확실하게 나뉘어 진 곳 (예를 들어 아르바이트나 직장 같은) 에서는 좋든 싫든 힘들어도 웃어야 하며, 갑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감정적인 노동과 소모를 통하여 한시도 긴장을 풀 수가 없다.
 
 그러다 보면 가짜 감정을 가진 또 다른 내가 만들어진다. 처음에는 그래도, 그것이 내가 아님을 인식하지만 무뎌지고 익숙해지다 보면 그 가면이 나인지, 내가 가면인지 분간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런 감정 노동과 또 다른 나를 만드는 것은 먼 일이 아닌 주변 그리고 나의 이야기인 것이다.
 


2) 전화벨이 울린다

 
“아, 개새끼...
아침부터 왜 소리 지르고 지랄이야...
아! mute를 안 눌렀다!”
 
 <전화벨이 울린다>는 콜센터 직원인 수진이 전화 상담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악몽에 시달린다. 감정노동을 하는 그녀는 최근 들어 자주 감정 조절에 실패한다. 이에 대한 회사의 계속된 지적에 힘들어하던 수진은, 고시원 옆방에 사는 연극배우 민규에게 연기를 배우게 된다. 민규와의 연기 수업을 통해 수진은 자신감을 찾아가고, 가면 쓰는 법에 익숙해져간다. 그런데 이때 회사의 뜻밖의 구조정이 들려오게 된다.
 


3) 수화기 너머, 그리고 감정노동자들의 현실을 비추다


 2016년 서울연극센터 유망예술지원 NEWstage 선정작으로 공연되었던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가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이 연극을 쓰고 연출한 이연주 연출은 현실을 살아내는 가운데 잊혀지는 자신에 대한 질문과 어떻게 살아가야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생존을 위해 살아가면서 그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계층, 계급, 갑을 관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어쩌면 모두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눈을 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문득 내 얼굴을 보았을 때 다른 얼굴의 ‘나’를 발견했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럼에도 잠시나마 드는 순간의 고민이 우리를 다시 인간답게 만들어 준다.
 
 
“매일 거울로 내 얼굴을 보면서도,
눈을 감고, 목소리만 남았어요.
누구 목소린지도 모르는 소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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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벨이 울린다>는 콜센터의 감정노동자의 일상을 통해 현대의 생존과 실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의 현실 속에 생존을 넘어서는 문제가 있을까? 극 중 배우의 연기수업을 통해 던져지는 오이디푸스의 질문은 지금의 현실에 접목시키기에 너무나 운명론적 질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실존적인 질문에 <전화벨이 울린다>는 실존적인 접근을 위해 다시금 원론적인 질문을 던진다. 섬세하게 쌓인 관계 속에서 현실의 날카로운 면을 포착해냄과 동시에 우리의 민낯을 마주한다.
   
 
 
4) 멀리 있지 않은 이야기


 <전화벨이 울린다>의 시놉시스와 연출 의도를 보면 단순히 ‘콜센터’ 직원의 감정노동과 가면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게 아닐까 싶다. 특히나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많다. 나 또한 3일 연속 밤샘 근무를 하고 웃지 않았더니, 대표에게 웃지 않는다는 이유로 꼬투리를 잡혀본 적도 있었다. 이내 억지웃음을 지으며 속으로는 ‘내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이 웃음과 가짜 얼굴을 팔기 위해 오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쌓이고 결국 새로운 가면을 쓰게 되었다. 특히나 이직률이 많고, 통화하는 너머 상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일삼는 고된 일인 콜센터를 대표적으로 이야기함으로 더욱 공감을 고조 시키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멀리 있거나, 허상의 이야기가 아닌 정말 피부로 와 닿는 일상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공감성이 짙은 극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평소에도 두루뭉술한 극이나 너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의 극보다 일상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의 극을 선호하는 만큼, 이번 극 <전화벨이 울린다>가 기대된다. 그리고 이후에 어떤 느낌을 받고, 어떤 생각을 다시 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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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옥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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