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전화벨이 울린다 (연극)

글 입력 2018.03.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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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전화벨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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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18년 3월 20일 ~ 4월 1일
장소: 두산아트센터 space111
티켓: 전석 30,000원

시간: 평일 8시, 토요일 3시&7시, 일요일 3시
인터미션 없이 100분
※월요일 공연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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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개새끼…
아침부터 왜 소리 지르고 지랄이야…
아! mute를 안 눌렀다!”


:: 시놉시스 ::

콜센터 직원인 수진은 전화 상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악몽에 시달리며 감정노동을 하는 그녀는 최근 들어 자주 감정 조절에 실패한다. 이에 대한 회사의 계속된 지적에 힘들어하던 수진은, 고시원 옆방에 사는 연극배우 민규에게 연기를 배운다. 민규와의 연기 수업을 통해 수진은 자신감을 찾고, 가면 쓰는 법에 익숙해져간다.

​그런데 이때 회사에 뜻밖의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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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벨이 울린다>. 참 간결하고 확실한 제목이다. 제목과 시놉시스로 쉽게 알 수 있듯이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는 콜센터를 배경으로 우리에겐 목소리만이 익숙한, 수화기 너머의 콜센터 직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전화벨이 울린다>가 시선을 끌었던 이유는 그 배경 때문이었다. 콜센터, 현대에 이르러 익숙하고 익숙한 존재가 아닐 수 없지만, 우리는 실제로 그들의 목소리 밖에 듣지 못한다. 안내를 받고 상담을 받으면서 나와 통화를 나누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 수가 없다.

일이 즐겁고 고객을 대하는 것이 좋아서 "사랑합니다, 고객님~" 같은 인사를 해오는 건지, 회사 규정 상 때문에 기계적으로 영혼없이 반복해 내뱉는 인삿말인지 알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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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기 너머, 감정노동자의 현실을 비추다


바로 위에서 알 수 없다고는 썼지만 어쩌면 모두들 대충은 짐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콜센터의 직원들은 보이지 않는 고객, 보이지 않는 상대를 대하면서 엄청난 '감정 노동'을 요구당한다는 것을 말이다. 최근은 아니지만 언젠가부터 '감정노동자'라는 말도 생겼다. 특히나 서비스직들이 '감정노동자'의 대표격이다.

콜센터에서 1년동안 근무했던 친구에게 들었던 많은 사건, 사고들이 떠오른다. 과장인지는 몰라도 친구는 "어떤 고객들은 우리에게 전화를 거는 행위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다. 문제의 해결을 위한 통화가 아닌, 통화 그 자체를 즐기는 악동같은 사람들이 많단다. 악동은 어감이 귀엽기라도 하지, 그들은 무슨 말을 뱉어도 웃으면서 죄송하다는 대답을 하는 '감정 노동자'를 원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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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거울로 내 얼굴을 보면서도,
눈을 감고, 목소리만 남았어요.
누구 목소린지도 모르는 소리만.”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는 2016년 서울연극센터 유망예술지원 NEWstage 선정작으로 2017년 초연을 보였으며 올해 3월 말과 4월 초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전화벨이 울린다>는 현실을 살아내는 가운데 잊혀지는 자신에 대한 질문과 어떻게 살아가야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생존을 위해 살아가면서 그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계층, 계급, 관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으며, 관객들에게 어쩌면 그 속에서 모두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눈을 감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연출을 보인다.

그러다 문득 내 얼굴을 보았을 때 다른 얼굴의 ‘나’를 발견했을 때, 나는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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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수많은 '을'들의 대표주자 이야기


-2017 초연 당시 평론-


사려 깊게 관찰되고 연구된 리서치들이 작은 행동들로, 오브제로, 인물의 몸짓으로 ‘인용’되면서 이연주 연출의 연출이 ‘극 연극‘의 표현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해결해야할 희곡적인 혹은 연출적인 문제들이 있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덕목이 있는데, 예술가가 관찰자가 아니라 감정노동자들 내부로 들어가 함께 하고 있다는 믿음이 그것이다.
- 연출가 강량원


작품이 선택한 감정노동자는 시의적이며 논쟁적 소재다.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으며,
감정을 거래하는 서비스업의 최우선이자 ‘대한민국 수많은 을들’의 대표주자로 많은 이야기꺼리를 갖고 있을 듯하다. (중략) 평범한 듯하면서도 연극적 윤기와 함께 흥미롭게 일상을 그리는 솜씨가 드러난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존재감도 인상적이었고, 앙상블도 뛰어나 보인다.
- 2017년 2월 한국연극지, 연극평론가 엄현희


이연주 연출의 특징은 군더더기 없이 작품의 내용을 따라 깔끔하게 장면들을 만들어내고, 그에 어울리는 배우 앙상블을 구현하는 것으로,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무대를 둘러싼 콜센터의 여러 부스는 투명 막으로 처리되어 상담원들의 표정과 감정을 쉽게 노출시켰고,무대 중앙의 수진의 고시원 옥상이나 콜센터 휴게실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되어 장면 변화를 매끄럽게 했다. 배우들은 실제로 오랜 시간 함께한 동료들인 양 완성도 높은 앙상블을 만들어내어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 2017년 2월 월간객석, 연극평론가 배선애


인권과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인 감정노동자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연극은 사안에 피상적으로 접근하거나 당위적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하지 않기 위하여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 주인공 수진이 자신이 사는 고시원 옥상에서 무명의 연극배우 민규를 만나는 장치나,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분법적 가르기 같은 것으로 고용문제를 단순화시키지 않으려는 노력 등이 그렇다.
- 연극평론가 이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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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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