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이 코트 안의 우리는,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하나로 맞춰지는 퍼즐 조각 ‘농구 한 판!’
글 입력 2018.03.16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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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이 코트 안의 우리는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지난 3월 9일, 안산문화재단이 자체 제작한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이 안산 문화의 전당, 중국 베세토 연극제를 넘어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 상륙했다. 무려 2년이라는 기간 동안 튼튼하게 다져온 공연이 드디어 대학로의 새로운 관객들을 맞이한 것이다. 열정으로 끓어 넘치는 농구 코트와 우정으로 넘실거리는 속초 바다, 그리고 7명의 캐릭터들이 쏟아내는 감동의 스토리를 만나보고 왔다.

  입장하자마자 농구대가 관객을 반긴다. 무대 전체가 농구 코트라니. 무대를 두르고 있는 펜스조차 경기장에서나 볼 법한 모양이다. 농구대 옆에는 주황색의 농구공이 쌓여 있다. 아차, 이 뮤지컬에게 농구공이란 7명의 등장인물만큼이나 아주 중요한 존재다. 소재이자, 소품이자, 목표이기 때문이다. 무대 위 하나하나가 이 뮤지컬을 말하고 있었다. “우리는 전설의 리틀 농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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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맞춰지는 퍼즐 조각 ‘농구 한 판!’


  학교에서는 매일 돈을 뜯기고, 집에서는 소외 받는 수현이 이 뮤지컬의 주인공이다. 수현은 방과후를 텅 빈 교실에서 혼자 보내다가, 자기도 모르게 손목을 긋는다. 쓰러졌다 깨어난 수현 앞에는 지훈, 다인, 승우라는 세 명의 학생들이 나타난다. 교복을 입고 있지만 어딘가 낯선 그들은 바로 귀신. 귀신 삼인방은 자신들을 볼 수 있는 수현에게 성불시켜달라며 소원을 들어줄 것을 요구한다.

  징글맞게 괴롭히는 귀신들을 성불시키기 위해, 수현은 폐부 위기에 놓인 ‘리틀 농구단’에 들어가게 된다. ‘리틀 농구단’에는 되는 일 하나 없는 코치 종우와 농구보다 피씨방을 더 좋아하는 농구단원들, 무뚝뚝한 상태, 그리고 성과를 중요시하는 구청직원 미숙이 수현을 반긴다. 이들은 ‘리틀 농구단’의 폐부를 막기 위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만 한다.

  제법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들과 뻔하디뻔한 내용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조합은 하나하나의 퍼즐 조각이 된다. 농구단 가입, 전지훈련, 그리고 가장 중요한 ‘농구 한 판’. 차례차례 퍼즐이 맞춰지며 귀신들의 정체와 아픔들이 밝혀진다. 조각이 맞춰질 때마다 관객들은 현실에 있을 법한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슬퍼하게 된다. 그리고 이내 덩크슛을 멋지게 던지는 ‘전설의 리틀 농구단’의 모습으로 퍼즐은 완성된다.

  왜 이들이 이렇게 아픈지, 왜 이들이 이렇게 힘든지, 퍼즐조각이 줄줄이 이어져도 우정의 완성과 마무리는 농구공이 장식한다. 많은 말과 위로 대신 멤버들의 ‘농구 한 판’과 그렁그렁한 넘버들이 이들의 성장을 빛내는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어쩜 이렇게 슬로건과 딱 맞는 뮤지컬이 있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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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주는 환희의 순간


  그렇다면 그들이 표현한 ‘농구 한 판’은 어땠을까? 개막 소식에 가장 기대하고 우려했던 부분은 스포츠가 삶의 원동력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을 뮤지컬 내에서 어떻게 표현할까하는 부분이었다. 가까운 시기에 있었던 올림픽의 감동처럼, 이 뮤지컬 역시 저릿한 희망을 주었으면 했다. 살아갈 힘, 소속감, 연대감, 벅참 같은 순간들을 표현해냈으면 하는, 너무나 큰 기대이자 걱정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은 말 그대로 쓸모없는 걱정이었다.

  바닥을 울릴 만큼 무대를 통통 튀어 다니는 농구공들, 그리고 그 공을 끊임없이 쫒는 등장인물들, 공을 던질 때의 조마조마한 표정, 공을 넣을 때의 환한 미소, 역동적인 팔 다리에 맞춰 흘러내리는 땀방울들. 그리고 한바탕 뛰어다닌 후 서로를 부둥켜안는 모습. 이 모든 풍경들이 그 원동력과 환희, 그리고 유대감과 우정을 잘 표현해내고 있었다. 초반부보다 환해진 수현의 표정, 더 자신감 있어진 말투에서도 농구의 힘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런 농구의 힘은 배우들의 노력과 고생이 한 몫 했다. 등장인물들은 뜨거운 조명 아래서 땀을 뻘뻘 흘려가며 뛰고, 드러눕고, 다시 일어나고,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농구 한 판’을 훌륭히 해냈다. 그들이 얼마나 힘든지, 거친 숨소리를 통해서 알아챌 수 있었다. 더구나 공을 주고받고, 뺏고 뺏기고 하는 모습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연습이 존재했을지 상상도 하기 어려웠다. 그들의 우정과 삶의 희망을 구현해내기 위해 뜨거운 겨울을 보냈을 배우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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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하여


  배우들은 여러 인물들을 동시에 맡으며, 여러 얼굴을 가지게 된다. 학교 폭력 가해자, 15년 전에 죽은 귀신, 수현과 사이좋게 지내는 농구단원들. 수현 옆에서 웃고 있던 얼굴들은 어느 순간 옷을 갈아입고 나타나 학교 폭력을 휘두른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이러한 설정은 폭력의 얼굴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한다. 방관자로 머물었던 상태의 존재 역시 그러하다. 수많은 얼굴들은 그 모습에 상관없이 폭력이 될 수 있다.

  폭력의 얼굴에 대하여 은유적인 전달을 해내는 대신, 이 뮤지컬은 폭력의 끝을 수현의 성장으로 돌려버린다. 폭력을 가하는 가해자의 모습은 마지막 어디에도 없다. 수현의 성장으로 폭력이 끝나는 것은 아닌데 말이다. 수현의 성장으로도 충분하다는 듯 끝내는 것은 보는 이를 ‘방관자’의 상태에 머물게 한다. 물론 농구를 통해 수현이 삶의 원동력을 찾아가는 모습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수현이 농구단을 들어간 뒤에도 폭력이 지속되었듯, 심지어 같은 농구단원 상태가 방관자로 머물렀듯, 폭력은 청소년의 우정과 성장으로 마감될 수 있는 추억이 아니다. 폭력은 삶의 피폐함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현이 웃으며 무대를 떠났지만, 필자의 마음은 영 불편했다.

  남학생들의 폭력적인 말투를 일종의 ‘친해지는 과정’으로 삼은 것도 맘 편하지 않았다. 서로를 ‘등신’이라 부르며 공격하는 태도 이후 급격하게 친해진다는 설정은 ‘남학생들의 우정은 이렇게 시작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혐오와 비하 표현들을 골라 던져가며 서로에게 언어폭력을 가하는 모습이 유대감과 연대감을 만들어준다는 것에 동의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현실의 존재하는 모습을 담았겠지만, 과연 언어폭력을 우정이라 여기는 모습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좋은 모습일까. 의문이 들고,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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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뮤지컬을 사랑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스포츠를 사랑하는 이유와 비슷할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삶의 원동력과 희망을 얻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심장 박동 소리를 듣는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분명 그 심장 박동 소리를 알고 있는 뮤지컬임이 틀림없다. 그렇기에 아쉬움도 참 크다. 분명 현재 청소년들의 모습,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어른의 생각이 많이 녹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생각이 많아지는 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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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개요>

공연명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일시
2018.03.09(금) - 2018.04.15(일)
*평일 8시 / 토 3시, 7시 / 일 3시
*3월 28일 문화가 있는 날 3시 / 8시 2회 공연

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관람료
R석 4만원, S석 3만원

관람연령
8세 이상 관람가

주최·제작
(재)안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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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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