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멈추고 생각하라, 햄릿에 대하여

글 입력 2018.03.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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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 모래인 공연장은 수많은 연극을 봤지만 처음이었다.

공연장은 정말 기획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는데 무덤 속 죽어있는 시신들이 갑자기 깨어나는 연기는 생동감이 넘치고 오싹하기도 했다. 연극은 작은 공간 속에서 행하는 예술인 만큼 그 무대를 채워나가는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햄릿의 격한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 배우들의 몸짓, 은근한 웃음을 줬던 무덤지기들까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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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분명 내가 아는 그 줄거리가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공연 중간중간에 현실을 꼬집는 대사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현재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성 관련 문제에 대한 비판 역시 들을 수 있었다. 고전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닌 그 극단이 새롭게 각색하고 현실의 문제를 비판할 수 있는 당당함이 마음에 들었고 사회적 문제를 조금 더 관심있게 지켜볼 수 있는 좋은 취지였다고 생각한다.

무덤지기가 덮는건 쉽고 파헤치는건 어렵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정말로 이런 문제를 덮는 것은 너무나도 쉬웠고 그 권력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을 고통속으로 밀어 버렸다. 그런데 막상 그 문제를 파헤치면 피해자가 받은 고통은 다시 한번 더 늘어난다. 오래전에 겪은 일을 말하게 되면 그것에 대한 진실 여부를 가리기에 급급한 상황이 아쉬웠다. 그 권력을 가해자가 가벼운 방망이처럼 휘두를때 피해자가 받은 상처는 갈기갈기 찢어졌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성별에 관계없이 피해자들이 받은 상처를 생각해서라도 무거운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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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가리려고 할때 그의 어머니는 "권력"에 중심을 둔다.

만약 남들이 다 넘어가고 맞다고 합리화하는 일들을 햄릿도 역시 넘어가려고 했다면 주체적으로 행동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시도한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어?가 아닌 내가 시도하면서 조금은 달라지는 상황을 기대하며 그 작은 시도들이 하나,둘씩 모여서 점점 커진 것처럼 주체적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

사회적 이슈를 고전과 어우러지게 한 시도는 참신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고전과 현실을 같이 이끌어나가야 했기에 햄릿의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나조차도 연극 중간중간 정신이 없었다. 내가 잘 알고있는 햄릿 줄거리로 연극을 보고있다가 갑자기 다음 장면은 현실을 비판하는 이야기가 나와 전개가 매끄럽지 않다고 생각했다.. 만약 햄릿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봣다면 연극이 집중하기가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고전을 살리며 현실 이야기를 표현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에 이런 아쉬운 부분에 대한 의견이 잘 반영되어 전개가 매끄러운 연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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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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