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 [도서]

글 입력 2018.03.1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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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하여
 
남아 있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100세와 20세가 남아 있는 시간을 느끼는 정도는 다르다. 남아 있는 시간이라 함은 죽음을 뜻한다. 아직 나에게는 ‘죽음’ 이라는 단어는 낯설고, 추상적으로만 느껴진다. 아직 죽음을 몸으로, 마음으로 체험하지 못할 나이니까. 그리고 내가 언젠간 죽는다는 생각은 막연하게나마 하고 있지만, 먼 미래라고 생각할 뿐이다. 하지만 100세에게 느끼는 ‘죽음’이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존재이다.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김형석 철학자님의 동료 분들, 주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부분이 많이 보였다. 내 또래의 글을 읽을 때는 죽음이라는 단어는 별로 쓰지 않는 단어이지만, 이 책에서는 죽음이라는 단어가 여기저기 많이 보였다. 주변 사람들을 떠나보내며 느끼는 감정이 잘 드러나 있다. 다른 사람을 떠나보낸 후 어깨에 지어진 정이란 짐들을 지고 살아야 하는 그런 운명이라고 할까, 그래서 사람에게 정 붙이기를 두려워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안타까웠다. 내가 사는 세계와 철학자님이 사는 세계는 다른 것 같았다. 부담스러워서 인간관계를 꺼리는 것이 아니라 안고 갈 마음의 짐 때문에 인간관계를 주저하는 모습이 정말 다르다고 느꼈다.

생각해보면 한우근 교수를 보낸 뒤의 허전함과 적막감을 견디기 어려웠던 마음의 짐을 또 자청할 필요가 없을 것 같기도 했다.

늙으면 너무 깊은 정에 빠질 필요가 없다던 자신의 생각도 음미해보았을 것 같았다. 사람은 곱게 조용히 가는 것이 지혜로움이라는 생각을 우리 모두가 공감했던 것이다.

 

고독에 대하여

저자가 철학자이기 때문에 그런가, 사색, 고독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자세하게 자신의 생각이 적혀져 있었다. 사람들은 고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데, 나는 고독을 오히려 즐겼다. 원래 성격이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가, 혼자 고독을 즐기면서 나에 대한 생각을 천천히 할 수 있는 것 때문에 고독을 즐겼다. 김형석 철학자님은 고독을 ‘자신과 대화하는 것’ 이라고 소개했다.
 
이러한 사귐과 대화가 끊어졌을 때 느끼는 마음 상태를 우리는 고독이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고독은 홀로 있는 마음 상태이다. 이때 강조되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 또는 정신이 홀로 있는 상태가 고독이라는 것이다. 육체가 혼자 앉아 있다고 해서 그대로 고독인 것은 아니다. 자신과 대화가 가능한 때는 고독을 느끼지 않는 법이다.

과거의 사상가들도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서 정신적 발전과 향상을 이루었다고 한다. 자신과 대화할 줄 모르는 사람은 고독을 느끼지만,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사람은 고독을 느끼지 않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정신생활이 빈약한 사람들은 혼자만 있게 되면 곧 고독을 느끼고, 육체를 가진 타자를 찾아 스스로의 고독을 메운다고 했다. 나는 반대로 고독을 느껴서 외로움을 느끼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고독을 느끼는 중에는 감정이 올라와서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낄 수 있는 예민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내가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알 수 있는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독을 느낄 때 비로소 자기와 대화를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
 
책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죽음의 이전과 이후가 궁금해졌다. 다른 사람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죽음'에 관한 다른 책을 찾아보고 읽기도 했다. 사람마다 죽음을 느끼는 정도는 다르다는 것을. 죽음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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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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