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감정노동자의 일상을 통해 본 현실 -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

글 입력 2018.03.1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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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 화가 끓어도 웃어야 하고, 눈물이 가득 차올라도 상냥해야 한다. 이름 그대로, 감정을 사용해 노동을 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들의 일상이 그렇다. 늘 자신의 생각과 감정보다 고객의 컨디션을 우선으로 고민해야 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잔뜩 깨지고 상처입은 멍든 마음을 안고 매일을 살아간다. 결국 이 모든 일이 다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발버둥일 뿐인데 때로는 행복은 커녕 매일이 버거울 뿐이다.

그리고 삶을 이어가는 발버둥 가운데 그렇게 어느덧 낯선 가면을 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살아가기 위해 기본적으로 생존에 집착할 수 밖에 없지만, 문득 들여다 본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실존의 문제에 대해 거듭 곱씹게 된다.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는 인간의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고민을 감정노동자의 삶을 통해 풀어낸다. 감정노동자의 근무 환경에 대한 논의는 이미 굵직한 사회 이슈로 자리잡은 터. 이 문제에 동조해 목소리를 높이게 되는 것은 우리 모두 이런 삶의 모습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그 표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 그리고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볼 차례다.





  <연극 정보>  

공 연 명 ∥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
공연일시 ∥ 2018년 3월 20일(화) - 4월 1일(일)
공연시간 ∥ 평일 8시 / 토 3시, 7시 / 일 3시
(월요일 공연없음)
공연장소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제 작 ∥ 전화벨이 울린다
기 획 ∥ 두산아트센터, 전화벨이 울린다
티켓가격 ∥ 전석 30,000원
두산아트센터 회원 24,000원
공연시간 ∥ 100분 (인터미션 없음)
관람등급 ∥ 중학생 이상 관람가
예 매 ∥ 두산아트센터, 인터파크
공연문의 ∥ 컬처버스





<작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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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개새끼…
아침부터 왜 소리 지르고 지랄이야…
아! mute를 안 눌렀다! ”
 
콜센터 직원인 수진은 전화 상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악몽에 시달린다. 감정노동을 하는 그녀는 최근 들어 자주 감정 조절에 실패한다. 이에 대한 회사의 계속된 지적에 힘들어하던 수진은, 고시원 옆방에 사는 연극배우 민규에게 연기를 배운다. 민규와의 연기 수업을 통해 수진은 자신감을 찾고, 가면 쓰는 법에 익숙해져간다.  그런데 이때 회사에 뜻밖의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오는데…….

*

2016년 서울연극센터 유망예술지원 NEWstage 선정작으로 공연되었던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 연극을 쓰고 연출한 이연주 연출은 현실을 살아내는 가운데 잊혀지는 자신에 대한 질문과 어떻게 살아가야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생존을 위해 살아가면서 그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계층, 계급, 관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어쩌면 그 속에서 모두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눈을 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문득 내 얼굴을 보았을 때 다른 얼굴의 ‘나’를 발견했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진실 앞에 눈은 애써 감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제 우리에게 눈을 감는 행위는 더 이상 애쓰는 행위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리고 실존의 문제 앞에서 얼굴이 달라지는 것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살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너무 많은 일들을 목격하고도 지나치고 있다. 그럼에도 잠시나마 드는 순간의 고민이 우리를 다시 인간답게 만들어 준다.





<2017년 초연 당시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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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 깊게 관찰되고 연구된 리서치들이 작은 행동들로, 오브제로, 인물의 몸짓으로 ‘인용’되면서 이연주 연출의 연출이 ‘극 연극‘의 표현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해결해야할 희곡적인 혹은 연출적인 문제들이 있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덕목이 있는데, 예술가가 관찰자가 아니라 감정노동자들 내부로 들어가 함께 하고 있다는 믿음이 그것이다.”
- 연출가 강량원


“작품이 선택한 감정노동자는 시의적이며 논쟁적 소재다.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으며, 감정을 거래하는 서비스업의 최우선이자 ‘대한민국 수많은 을들’의 대표주자로 많은 이야기꺼리를 갖고 있을 듯하다. (중략) 평범한 듯하면서도 연극적 윤기와 함께 흥미롭게 일상을 그리는 솜씨가 드러난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존재감도 인상적이었고, 앙상블도 뛰어나 보인다.
- 2017년 2월 한국연극지, 연극평론가 엄현희

 
“인권과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인 감정노동자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연극은 사안에 피상적으로 접근하거나 당위적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하지 않기 위하여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 주인공 수진이 자신이 사는 고시원 옥상에서 무명의 연극배우 민규를 만나는 장치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분법적 가르기 같은 것으로 고용문제를 단순화시키지 않으려는 노력 등이 그렇다.” 
- 연극평론가 이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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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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