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 아름답거나, 산만하거나 [영화]

글 입력 2018.03.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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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14일, 손예진 소지섭 주연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개봉했다. 명작으로 꼽히는 동명 일본 영화의 리메이크작이자 배우 손예진의 멜로 복귀작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원작의 큰 틀을 가져오되, 등장인물의 직업에 변화를 주는 등 설정을 조금씩 바꾸고, 멜로에 유머 코드를 더해 원작과의 차별점을 두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비가 오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수아’와 그녀의 남편 ‘우진’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이다.

수아와 우진의 아들 ‘지호’는 수아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했던 약속을 기억하고, 장마가 시작되는 날 엄마를 찾아 밖으로 뛰어간다. 우진은 지호를 말리기 위해 지호의 뒤를 쫓아간다. 그런데, 우진의 눈앞에 정말 수아가 나타난다. 수아가 했던 약속처럼, 비가 오는 날 수아가 그들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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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과 지호의 존재도, 그들과의 추억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녀는 분명 수아였다. 우진과 지호는 수아를 집으로 데려온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수아는 아내와 엄마로 살아가는 것이 마냥 서툴다. 지호와 놀아주는 법은커녕, 우진이 어떤 존재였는지도 기억나지 않아 모든 것이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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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은 그런 수아에게 자신과 수아가 어떻게 사랑에 빠졌는지,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들려준다. 수아는 우진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리고 지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점차 그들에게 사랑을 느낀다. 우진과 다시 데이트를 하며 사랑에 빠지고, 지호를 놀아주는 것에도 익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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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예전처럼 평화로운 것 같았다. 하지만 장마가 끝나면 수아도 떠난다는 것을 우진과 지호는 직감한다. 수아는 과거 자신이 적었던 일기를 통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게 되고, 비가 그치면 그들을 떠날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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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고, 수아는 우진과 지호의 곁에 없다. 하지만 수아가 잠시 머물렀다 갔던 짧은 시간을 기억하며 그들은 씩씩하게 살아간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한 편의 동화처럼 아름답고 신비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거기에 손예진과 소지섭의 조합으로 아련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배가 된다. 아니, 될 뻔 했다.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유머가 덜 했다면 말이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이미 끝은 너무 슬픈 이야기로 정해져 있어 영화를 처음부터 너무 진지하고 아름답게만 가고싶진 않았다. 그래서 유머는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출처) 고 밝혔다. 과연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상당히 자주 들렸다. 유머 코드가 관객에게 제대로 통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유머 코드 때문에 영화의 감정선은 다소 산만했다. 인물들의 감정이 고조되는 장면에도 유머가 튀어나와 관객이 감정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사랑스러웠고, 아련했으며, 웃겼다. 다만, 지나친 유머의 남발로 인해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가 흐려졌을 뿐이다. 멜로인지 코미디인지, 로맨틱 코미디인지, 그 장르가 모호하다고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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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에는 로맨스, 코미디, 스릴러, 법정물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 있다. 장르가 너무 다양해서, 혹은 모호해서 <너목들>의 시놉시스는 2년간 여러 제작사로부터 거절당해야만 했다. 하지만 방송 후 큰 성공을 거두며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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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너목들>처럼 장르의 강약을 적절히 분배했다면, 멜로와 판타지, 코미디가 가진 장점들이 영화에 잘 녹아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유머는 지나치게 웃기다 못해 영화가 유지했어야 할 어떤 분위기를 끊어버린다.

서사는 아름다웠기에 아쉬움이 더욱 깊이 남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였다.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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