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지역출판의 활성화가 절실한 이유, '출판저널 503호'

글 입력 2018.03.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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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장 시선이 갔던 부분은 '한국 시문학의 해외진출 전략 모색할 때'라는 주제였다. 한국의 소설문학에서 해외진출은 익히 들어왔지만, 시문학에서 해외진출은 이번 <출판저널 503호>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소식이다. 시문학에서 해외진출이 낯선 이유는 우리나라 언어에 담긴 함축적인 의미와 특징이 영어로 번역되는 순간 훼손되는 경우라고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정호승 시인의 대표 시집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의 판권이 러시아로 팔렸다는 소식이 매우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도 된다.

우리나라만의 언어 표현을 전세계에 전파하고, 한국 사람만이 즐길 수 있었던 시문학의 아름다움을 모든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점은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여기서 조바심이 드는 부분이 있다면, 원작의 내용과 벗어나 한국문학만의 고유성을 잃고 의미가 퇴색되어가는 상황이 발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 언어의 의미와 문화들을 세심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하며, 올바른 번역만이 한국문학을 제대로 알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정호승 시인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시집을 시작으로 한국 시문학에서도 많은 지원과 교류의 발전성을 기대해본다.



▲ 2017 서울 와우 북 페스티벌에서 체험해 본
'증강현실북' 영상


작년에 서울 와우 북 페스티벌에서 부스를 구경하다가 증강현실북을 실제로 이용해봤던 경험이 있다. 책을 한 장씩 넘기고, 스마트폰을 터치해보라는 메시지가 있었는데. 터치한 스마트폰에서 도서의 이미지가 그대로 나타나 움직이는 모습이 굉장히 놀라웠다. 게다가 터치하는 순간 소리까지 실감나서 입체적인 재미를 더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체험을 하는 동안 생생함이 강해서 마치 게임을 하는 기분이기도 했다. 이제껏 책을 종이로만 느꼈다면, 증강현실북은 책이라는 세상을 생동감있는 영상으로 만들어낸 듯 하다.

주로 영유아 대상의 교육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증강현실북. 왜 활용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지, 나는 체험을 해봤기 때문에 절로 납득이 되었다. 아이들의 눈은 영상과 책을 향하고, 손은 책을 넘기는 역할을 하며, 귀는 소리를 듣고 있어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플랫폼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증강현실북이 우리의 일상 속에 자리잡게 된다면 모두 스마트폰으로 책을 하나의 놀이로 즐기는, 그야말로 상상이 현실이 되는 기이한 풍경들이 나타나지 않을까한다.

*

이번 <출판저널>은 2018년 신년호 특집좌담 주제로 '지역출판 시대가 온다!'로 정하여 지금까지 출판 및 독서정책 등 문화정책이 중앙집권적, 수도권 중심이었음을 강조한다. 중앙과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어떤 점들이 필요하며, 어떤 개선이 요구되는지 지역출판의 현재와 미래를 모색해보는 좌담을 진행하였다.

여기서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 회장이자 <전라도닷컴>의 황풍년 대표님의 말씀 중에 '지역출판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지역의 출판사가 있지 않았다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역사를 기록으로 남겨놓는다는 것. 이는 시장논리와는 별개로 존재한다. 예를 들면 제주에 있는 각출판사가 제주4.3에 대한 책을 냈고, 광주의 심미안이 5월 민주항쟁에 대한 기록을 출판한 것은 그 출판사들이 없었다면 그 역사는 기록되지 않는 것이다. 한국 사회 전체를 놓고 보면 우리가 후대에 물려 줄 당대의 문화의 완결을 지역이 채워주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역 출판의 역할은 매우 주요하다'라는 문장이 공감되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들을 기록하고 보존하여 알리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그러한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지역 SNS가 아닐까한다. 요즘은 워낙에 SNS의 파급력이 강력하다보니, 각 지역마다 거주하는 시민들을 위주로 기자단을 뽑아 그 역할을 대신 해주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을 지역출판사에서 협력하여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든다면 좋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지역에 있는 문화들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문장에 담겨 있다. '저 곳은 아름다운 장소이지만 어떤 사연이 들어 있더라. 저기는 무슨 사고가 있었고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무심하게 쳐다보면 안 되는 곳이고... 이것을 지역 출판사가 남겨주지 않으면 사람들이 모른다는 거예요. 옛날에 광주천변 장터에서 3.1운동이 일어났는데 광주사람들이 만세운동을 했던 곳이에요. 일본 순경들이 여럿을 잡았다가 큰 고초를 겪기도 했는데 지금 그 자리가 밤이 되면 포장마차로 가득하고 어떤 취객들은 노상방뇨도 하는 곳이 된 겁니다. 우리 선조들이 해방을 위해서 3.1운동을 했던 자리였다는 걸 기록한 책을 읽었다면 그렇게 함부로 하지는 않겠지요.'

간혹 지역의 의미있는 역사공간에 방문하였을 때, 훼손한 흔적들을 변변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벽화마을이라던가, 문화의 거리, 역사가 깊은 공간들 사이로 이렇게 위대한 스토리가 숨어져 있는데, 모르는 사람들로 인해 그 공간이 퇴색되어 가고 더럽혀져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던 적이 있었다. 특히 동네주민들 조차 그 곳이 왜 존재하는지 의미를 몰라 쓸쓸하게 방치된 그 모습은 참혹하기까지 했다.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곳이 바로 지역 출판사가 될 것이다. 지역 출판사를 통해 지역마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그 공간이 원래 어떤 역할을 하던 곳이었으며, 얼마나 고귀한 문화였는지 말이다.

이번 좌담을 통해 지역 출판사의 열악한 상황들을 개선하고, 지역에서만 유통되던 구조를 타 지역과 교류를 맺는 구조로 변화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정책담당자들이 지역출판에 중요한 사업과 지원이 무엇인지를 진심으로 고심해 볼 필요성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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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잡지는 시문학 해외진출, 증강현실북, 지역출판이 겪는 상황들 등 현실적인 출판상황을 엿볼 수 있었다. 급변하는 사회에 발맞춰 트렌드를 반영하는 부분들이 출판시장에서도 영향을 많이 끼친다는 점을 인지할 수 있었다. 특히 지역 출판사들이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발굴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고난과 희생들이 따른다는 점이다. 이러한 열악한 구조에서 지역출판 생태계 환경이 선순환되기 위해 필요한 점은 지역문화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지역출판에 대한 끊임없는 지지가 아닐까.





'인상 깊었던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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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지식쇼핑이라는 단어가 유행하였다. 이미 사람들에게 익숙한 개념이자 일상생활 가운데 자주 사용되는 단어다. 어떻게 하면 가장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물건을 구매할 것인가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에 기반을 둔 개념이다. 그래서 사전에 물품 구매 경로와 가격 조사를 하는 것은 소비활동을 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작업이자 경제적 행위의 시작점에 놓인 행위이다. 그런데 이 개념을 도서관에 적용한다면 어떻게 사고의 전환을 이루어야 할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도서관에 적용하여 설계하고 운영하는 사례가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플레보미어주의 렐리스타트 공공도서관에 들어서면 의아함과 신선함을 경험할 수 있다. 도서관 입구에 떡하니 놓여있는 장바구니와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컨베이어 벨트에 놓인 책들이 모든 것들을 설명해준다. (p21)

왜 도서관이 지식을 쇼핑하는 곳이 되었을까? 애초에 도서관은 무료로 책을 대출하여 그곳에서 책을 보는 공간이 아니었나? 그렇다면 모든 것을 망라하여 물건을 판매하는 백화점의 물건 보유 개념을 적용하려고 도서관을 백화점으로 둔갑시킨 것인가?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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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를 산다는 것은 선택이라는 과정을 거치는 고귀한 결정이다. 선택에는 수많은 가치관이 내재되어 있다. 그중에서 하나를 선별하여 고르는 행동들이 쌓이면 그것이 한 겹 한 겹 쌓이는 나만의 인생이 된다.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그만한 가치를 산다는 것이다. 그 가치를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어떤 것을 산다는 것은 어떤 것에 대한 책임이자 그것을 소유한 사람의 인격이 되어 가는 것이다. 결국 우리 인생을 사는 것이고 우리 인생을 책임지며 디자인해가는 거룩한 행위다. (p28)

렐리스타트는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의미를 던져주었다. 지역사회에 공공의 이익을 던져주는데 그것이 형식적이거나 값싼 서비스로 전락한 것이 아니라 노력하고 혁신적인 개념으로 근본적인 가치를 일깨워준 시도가 참 근사하다고 여겨진다. 지식의 문턱을 개방하고 낮춘 것뿐 아니라 지식을 소유하고자 하는 이들이 먼저 갖추어야 할 태도를 알려주었다. 책을 소유하는 것은 지식을 소유하고 지혜를 쌓아가며 자신의 인생을 꾸며가는 책임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사람들의 일반적이고 필수적인 경제활동의 가치인 것처럼 책을 읽고 내 것으로 소화하는 행동을 가치 개념으로 만든 것.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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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페이지엔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의
추천도서를 모아놓았다.

한국문학, 해외문학, 인문예술학분야, 사회과학분야,
자연과학분야로 나누어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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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출발은 문명의 수집이요 도서관의 운영은 사서가 담당한다. 따라서 사서의 첫 번째 역할은 문명을 수집하는 이다. 문명은 기록으로 구체화된다. 기록에는 그림, 영상 등이 포함되지만 그 첫 번째는 역시 책이다. 따라서 사서의 역할은 문명을 기록한 책을 선별, 수집하는 것이 첫 번째이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어떤가. 1년에 출간되는 5만여 종의 책 가운데 이 시대의 문명을 기록한 책을 선별, 수집하는 역할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 아니면 눈에 보이는 도서관 건설에 의미를 부여한 나머지 도서관 본연의 역할에는 소홀한 것이 현실 아닌가. 그러다 보면 사서는 도서관 내에서 열심히 책을 정리하고 이용자에게 대출하고 관리하는 일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거칠게 말한다면 사서의 대부분은 이용자 눈에는 책이나 보고 있어야 한다. '책이나' 보는 행위는 참된 문명이 무엇인지 선별하고 수집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도서관이 문명의 궁극적 창조 공간이라면 그 창조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도서관의 중심이 사서가 되어야 한다. (p41)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한국전쟁 이후에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외국의 영향과 국가의 주도에 의해 진행되었습니다. 따라서 지역사회와 시민의 요구에 의한 자생적인 성격이 강하며 시민들의 도서관에 대한 인식은 최근까지도 '공부방'으로서의 인식이 주를 이루고 있어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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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평균 공공도서관 인력구성 비율은 정규사서직 28.0%, 비정규사서직 25.7%, 정규일반직 9.2%, 비정규일반직이 37.1%로 구성되어, 정규직이 37.2%, 비정규직이 62.8%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정규직사서의 경우 서울이 41.8%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서울시의 147개 공공도서관 중 교육청 도서관을 제외한 대다수 125개 지자체 도서관은 전부 민간위탁으로 운영주체 변경 시 정규직이라는 자체가 의미가 없는 사실상 비정규직입니다.

『도서관법』에 따른 공립공공도서관 관장의 사서직 임명이 필요합니다. 2016년 말 기준 전체 21개의 사립공공도서관을 제외한 989개 공립공공서관 중 465개관만이 관장이 사서로 임명되어 법준수율이 47%에 불과합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비사서직 관장임명은 법에 따라 즉시 사서직 관장으로 임명되어야 하고 이 법조항 역시 처벌조항을 신설하여 강제력을 실질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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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의 《연어》가 아시아와 유럽 등 다양한 언어권으로 진출된 전례를 볼 때 정호승 시인의 《연인》 또한 충분히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 추가로, 흥미로운 소식 하나는, 바로 이 시점에 정호승 시인의 대표 시집 중 하나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의 판권이 러시아로 팔린 것이다. 이를 계기로 정호승 시인은 물론 다른 여러 시인들의 문학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시문학 출판시장이 극히 제한돼 있다는 한계는 있지만 한국의 시문학이 소설 문학에 가세한다면 한국문학의 다양성은 그만큼 풍성해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문학의 해외진출을 위한 보다 적적극적인 관심과 전략이 따라야 할 것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시문학 출판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장벽을 넘기 위한 시도를 해야 할 때이다. (p48-p49)

현재 터키에서는 다양한 한국문학을 통해 다양한 독자들이 저마다의 취향에 어울리는 예술적 감흥과 대중적 감흥을 함께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향후 양국 간 출판산업 및 대중문화 교류에 있어서 참고할만한 대목이라 여겨진다.

터키는 지리적으로 유럽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있는 나라이다. 문화적으로도 이곳에서는 아시아문화와 유럽문화가 공존한다. 출판도 그렇다. 그래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수용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출판이 산업적 교류 차원에서 터키출판시장과 적극적이면서도 긴밀히 상호 소통해야 하는 명분이 여기에 있다.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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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은 가상현실의 한 분야로 현실 세계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여 보여주는 기술이다. 증강현실이 대중 속으로 가깝게 다가서기 시작한 것은 2016년 7월에 닌텐도의 '포켓몬 고' 게임이 출시되면서 부터이다. 위성위치장치 기반과 지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이용하면서 포켓몬을 잡는 단순한 게임인데도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이끌었다. 그리고 그 해 12월에는 세계 최초의 증강현실 스마트폰인 '펩2 프로'가 출시되기도 했다. 레노버가 구글의 증강현실 프로그램인 '탱고'를 탑재시켜서 만든 것으로 증강현실 시장에 대한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p50)

최근 출판 시장에서는 증강현실 솔루션을 활용한 스타트업과 서비스가 급증하고 있다. 증강현실북은 도서의 이미지나 배경 위에 화면을 비추면 3차원의 가상 이미지가 동영상과 함께 보여주는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주로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텍스트보다 이해하기 쉬운 동영상과 부가정보들이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유아나 초중고 대상의 교육시장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증강현실북은 주로 영유아 대상의 교육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아이들은 색칠공부를 통해서 자신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 나간다. 그런데 만약 아이들이 색칠한 그림이 입체적으로 보인다면 어떨까? 컬러링북과 증강현실의 만남은 영유아의 두뇌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이다. 크레파스로 유명한 미국의 미술용품 제조사인 크레욜라는 2014년 크리스마스에 맞춰 최초로 'Color Alive Line'이라는 컬러링북을 선보였다. 아이가 캐릭터에 색칠을 하고 스마트폰을 비추면 3D 형태로 나타난다. 국내에서도 '아이아라'의 크레용팡, '스마트한'의 컬러링 포스터, '알짬교육'의 에듀알 등 다양한 기업들이 컬러링북에 증강현실 기술을 융합해 나가고 있다. (p51)

증강현실은 공부를 재미있는 놀이문화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스스로 생동감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제어하면서 셀프 스터디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학습 이해 영역의 폭이 넓혀질 것이다. 증강현실과 출판의 만남을 통해 더 즐거운 재미를 얻고 더 많은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시대와 만나기를 희망한다.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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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도서의 평균 가격은 신간 기준 25유로 정도로 한국의 2배 정도이다. 도서 가격 제도로는 도서정가제를 택하고 있는데 2016년 9월부터 전자책에도 정가제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전자책 무료' 캠페인이 금지되고 있으며, 다만 '킨들 언리미티드'와 같은 월정액 방식의 무제한 읽기 서비스는 판매가 아닌 스트리밍으로 보아 예외로 인정된다.

독일 역시 서점 수가 감소 추세다. 2006년 5,049개이던 것이 2016년에는 3,716개로 줄었다. 하지만 대체로 독일 서점들이 견실하게 운영되는 것은 도서 정가제에 더해 서점의 공급률이 출판사 직거래 시에는 40%, 도매상 경유 시에도 35%로 한국보다 10~15% 정도가 높기 때문이다. (p55-p56)

이처럼 나라마다 각기 다른 '디지털 시프트' 현상을 보면, 미국·영국·일본·중국은 이미 출판시장에서 10% 이상의 디지털 콘텐츠 매출을 기록하며 앞서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 구축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중이다. 기존 출판계의 영향력이 큰 독일과 프랑스는 5% 전후의 전자책 시장 비중으로 매우 완만한 성장세를 보여준다.

밀레니엄 전환기(2000년)에 많은 이들을 공포스럽게 만든 예측처럼, 종이책은 사라지고 전자책이 세상을 지배하는 방식의 매체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종이책과 전자책이 상생할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오히려 걱정되는 일이 있다면, 읽기 매체의 변화가 아니라 읽지 않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이다.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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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중사회의 인간은 개인주의를 버리고 소집단들로 뭉치면서 거대한 연대를 형성하고 있다. 록과 테크노 음악, 외모지상주의, 감각, 연금술 등을 매개로 하는 사회 일상이 그 사례들이다. 이는 언론계, 학계, 법조계에도 존재한다. 때때로 학연과 지연에 따른 편 가르기 문화로도 나타난다. 집단이나 부족을 통해 집단적인 분노와 슬픔, 열광을 분출하며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신부족주의는 사회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긍정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일종의 일상에 대한 긍정이다. 저자는 이런 현대인을 일컬어 근대적 주체, 즉 합리적 성인이 아닌 '영원한 아이'로 규정한다. 삶의 아노미적인 것들, 유희적이고 무질서하며 행위자인 대중은 모순된 혼합물과 같다. 영원한 아이들의 집단과도 같다. 하지만 여기에서 창조적 힘이 들끓고 분출한다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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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문화'와 '사람, 기업, 지역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고, '문화의 창의성, 상상력을 키워 사회와 세계로 확산'해 나간다는 방향을 세우고, '사람이 있는 문화,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문화국가'를 실현하기 위해 3가지 목표와 10대 과제를 도출했다. 3가지 목표에 따른 10대 과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공정경쟁기회 보장
2. 문화 기초 강화
3. 지역 균형발전
4. 문화의 일상화
5. 생활문화의 거점 확충
6. 기초 문화생활 보장
7. 산업 생태계 성장기반 조성
8. 신규서비스 창출
9. 해외시장 확대
10. 문화행정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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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풍년 : 지역출판물은 유통에서도 소외되고 있어요. 중앙에서 만들어진 유통시스템이 오랫동안 정착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지역에서 만들어진 책은 웬만한 규모가 아니고서는 유통시스템을 통해서 자기 지역 바깥에 있는 독자들에게 전달되기 힘든 구조입니다. 책이 어디까지 유통되는지, 그리고 공공의 시스템으로 지역 바깥으로까지 유통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다른 채널이 필요로 하거나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p85)

권영란 : 지역출판이 지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지역민들에게 인지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영세하기 때문이 아니라 지역민들이 지역의 출판사들은 우리 지역의 자산이고 공공재라는 인식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시점이 지역 출판의 공공재를 알리는 가장 좋은 시기라고 봐요. 지역의 콘텐츠를 발굴해서 그 가치를 기록하고 결국 지역신문이 현재성을 가지고 있다면 지역출판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엮어 낼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이것이 단순히 몇몇 뜻있는 사람들의 지역에 대한 애정으로 하는 작업이 아니라 지역 전반적으로 공공사업화 되고 공공재산이라는 것을 출판사들의 자리매김이 필요하고 계속적으로 알려나가는 자리가 필요해요. 정책이나 지원에 대해서 분명한 방향을 우리가 제안할 수 있다고 봐요. (p88)

황풍년 : 문화도 이와 같다고 봅니다. 책이라는 것도 결국 시장을 통해서 많이 팔리는 것, 재미있는 것, 유명한 것, 세계적인 것에 계속 익숙해지기 때문에 결국 지역문화의 중요성과 콘텐츠의 중요성을 다 잃어버렸어요. 지역의 가치가 떨어지고 지역 정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이고, 지역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거잖아요.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로컬 북은 맛은 없으나 중요한 것이지요. 물론 알고 보면 맛도 있고 영양가도 높습니다만. 우선 로컬 북이 중요하기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공동체의 건강성을 유지해야 하니까요. 그 지점에서 바로 지역출판 시대이고 이를 위한 정책이 있어야 합니다. (p97)

권영란 : 문예진흥기금이라는 게 있어요. 출판에 대한 지원은 없어요. 공연이나 시각적인 문화에만 지원을 하고 있어요. 저는 지역언론도 지역언론을 진흥시키는 법이 있듯이 지역출판도 독자적인 영역으로 법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제주도에서 지역출판진흥조례를 만든다고 하는데요. 각 지자체에서 지역출판조례를 만들어서 지역출판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p100)

신중현 : 대구에는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가 있어서 다른 지역보다는 좀 나은 편일 겁니다. 지역출판의 가장 큰 문제는 출판 인력의 부재입니다. 대구에는 큰 출판사가 없어 인력의 유동도 없고, 무엇보다 대구 경북에는 출판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이 한 곳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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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 뒷장에는 2017년 11월 16일부터 2018년 1월 15일까지 <출판저널>로 도착한 신간들을 중심으로 선정하여, 편집자가 직접 들려주는 '편집자 기획노트'를 통해 책 기획 의도와 제작 후일담을 들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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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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