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카피 공부 : 매일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도서]

장바구니
글 입력 2018.03.27 21:3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카피공부 4.jpg
 

 구성은 이렇다.
  
 문장 하나 또는 여러개로 이뤄진 짧은 글귀의 나열이다. 하나 이상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단락은 각각 독립된 이야기며 서사를 이루지 않는다. 단락 앞에 번호가 기술되어있다. 총 1060개의 단락.
  
 짧은 단락은 사실 이야기라고 하기에도 부족하다. 책은 단락 1부터 1060까지, 내포하는 의미만 간략하고 강렬하게 전달한다. 끝. 중간에 단면으로 된 카피와 삽화(삽화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단색 배경)가 있긴 하지만 필자에겐 나름 임팩트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구성은 설레기보단 어색했다. 당연하다. 일종의 자기계발서라고 볼 수 있는데 달랑 단락 나열이라니, 황당했지만 계속해서 읽다보니 적응했다. 나름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단락은 하나의 카피다. '카피공부'는 우리에게 카피를 공부하라면서 카피를 던져줬다. 목표와 수단이 동일한 셈. 수단으로도 접하면서,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도 카피를 향유하며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게. 마치 필사하는 것처럼.
  
 그렇다고 주야장천 카피를 공부하는 건 아니었다. 훑어본 카피를 인생에다 비추어보면 교훈이 됐다. 과장하면 카피공부와 인생 공부를 겸한다고 할 수 있다.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다. 한번쯤 곰씹어보게되는 매력적인 글귀들.
  
 천재가 아닌 한, 사람의 기억력은 너무나도 미약해서 과신하면 탈난다. 30분 지나면 내용의 반 이상을 망각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다. 책을 완독해도 사람들이 백퍼센트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
  
 위에서 말했듯, 카피모음집은 카피를 계속 제시한다. 1060개 중에서 유사한 내용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독자가 마음에 드는 카피 몇 개를 담아 간직한다면 성공한 게 아닐까? 하나하나 독립된 개체를 이루기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읽다 만 부분이 이해가지 않아 다시 읽을 필요도 없다. 그저 장바구니처럼 골라놨던 카피 몇 개를 구입해서 간직한다면 충분히 ‘읽었다’고 할 수 있을 것.

 이 책은 스스로를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스스로 읽게 만든다. 그렇다고 친절하게 굴지 않는다. 그래서 더 끌린다. 끌림은 놀랍게도 의도됐다. 책에서 제시한 카피 플랫폼 10가지 중에서 첫 번째 플랫폼이다.


명령조의 ’해라‘, ’하지 마라‘
같은 말로 방해하지 말고,
광고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놓아둬라.


*

마지막은 내 장바구니 30.

30. 광고에 고상한 취향이 묻어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이 주제에 정해진 법칙이란 없다. 오스카 와일드의 명언이 기억날 것이다. “ ‘늘 신사처럼 행동하는 것’은 신사는 절대 안 하는 행동이다.”


[오세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2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