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고야, 계몽주의의 그늘에서]

글 입력 2018.03.3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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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는 자신의 내적 필요에 따라 그리고 자기가 보는 그대로를 표현하는 예술가였다. 인간의 이성 이면에 도사린 폭력성과 광기를 누구보다 예민하게 느끼고 깊게 성찰한 사상가였다.

*

고야는 궁정화가로 일할 때부터 왕실의 무력함과 타락함을 보았다. 당시 많은 귀족들과 엘리트들은 개혁의 필요성을 느껴서 계몽주의의 확산에 열을 올렸는데 그도 영향을 받게 되었다. 나폴레옹 군대가 프랑스 대혁명을 일으키고 이에 대해 기뻐했지만 전쟁이 거듭될수록 민중을 무자비하게 살육하는 것을 보고 크게 격분하게 되어 그의 감정이 작품에 담기게 되었다.

고야의 전쟁 그림은 영웅적 장면이 아닌 추잡한 학살을 담아냈다. 고야는 계몽주의를 전파하고 독립을 위해 싸우며 신을 섬긴다는 고상한 계획들이 가져온 황폐한 결과를 그렸다. 그리고 선의 유혹이 악의 유혹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자신이 동경했던 존재로 인해 사람은 그렇게 살기 위해서 자신만의 위인으로 삼고 그의 행동을 따라 하고 싶어 한다. 그랬던 존재가 갑자기 법을 어기고, 무차별적인 폭행에 서슴지 않는 발언을 한다면 어떻게 생각을 하게 될까? 처음에는 다 우리를 위해 그런 것이라고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그 행동이 거듭된다면 화가 날 것 같다.

고야도 마찬가지로 나라에 큰일을 한 나폴레옹을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동경해왔다. 그렇지만 끝나지 않는 전쟁으로 인해 많은 민중이 피해를 입고 억울하게 죽어나가기 시작하면서 분노하게 되었고 그 사실적인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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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의 시대에 이성은 주술과 자연을 정복하고 세계에 밝은 빛을 던져줄 것으로 생각됐다. 이성은 세계를 환히 비추는 강렬한 빛이었다. 이성의 힘은 한계가 없는 것 같아서, 이성의 힘으로 뭐든지 할 수 있고, 자연을 인간에게 완전히 복속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주술은 이성의 강렬한 빛에 타서 소멸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인간의 이성은 인간의 어두운 측면을 감추고 있었다. 종료와 오랜 도덕과 관습을 벗어던져 버린 이성은 이제는 고삐가 풀린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잔인하고 냉혹하게 사용된 이성은 괴물을 낳기 시작했다.

'이성'이라는 것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하에 진행해야 된다는 뜻이다. 돈이 없는데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다고 해도 훔쳐서는 먹으면 안 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사람은 참고 참다가 이성이 폭발해버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고야는 이때에 다다른 사람들을 그렸고, 그 내면을 괴물을 낳을 수 있는 것으로 표현했다. 잃을 게 없는 사람들에게 이성은 굳이 필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말한다.

*

무겁고 어둡지만, 그의 작품 세계가 더 궁금해졌다. 그가 본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당시를 그려보고 그런 역사가 있기에 지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현재에 감사하며 책이 배송되어 오기를 기다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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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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