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퀸카로 살아남는 법 2004 [영화]

패션 스테레오 타입으로
글 입력 2018.04.0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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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중 주인공 케이디는 아프리카에서 전학 왔다. 홈스쿨링으로 학업을 이어가다가 낯선 도시 학교로 전학 온다. 또래 학우를 사귀는 게 어색해, 당황의 연속이다. 레지나는 그 케이디의 미모와 지성을 알아채고, 자신이 누리고 있는 교내 ‘여왕벌’ 위치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녀를 감시할 목적으로 자기 무리로 끌어들인다.
   
 영화에 관심 가지게 된 계기는 교양 수업에서다. 예시로 제시한 게 퀸카로 살아남는 법. 그땐, 하이틴 장르는 ‘스킨스’ 말고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스킨스도 오래 보진 못했다. 하이틴 장르는 유독 스테레오 타입이 난무하기 십상이어서. 남자가 꾸미면 게이, 동양인들은 눈 쫙 째지고 브릿지 염색한다. 여자가 잘 나가면 치어리더고 남자가 잘 나가면 풋볼 한다. 동양인과 유대인은 수학을 잘한다.

 정말 짜증 날 정도로 지겨웠다. 물론 영화나 드라마에서 스테레오 타입은 필연적이다. 소설이 아닌 영상에서, 인물 심리 등의 섬세한 묘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스테레오 타입은 전형적이긴 하지만 캐릭터 개성을 잘 부각시킬 수 있으며 그로부터 하여금 짧은 시간 안에, 수용자의 이해를 돕는다. 물론 깊이 있는 캐릭터 구상은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고로 스테레오 타입은 시청자의 스키마를 빌려 영화를 전개하는 걸 도와준다. 필요는 인정하지만, 하이틴 장르는 유독 심했다.

 그럼에도 영화를 본 건 결국 강의 내용이다. 특정 집단에서 동질감을 나타면서도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은 취향과 스타일을 나타내주는 비슷한 패션의 추구다. 새로운 집단에 녹아들 때 자연스럽게 합류할 수 있는 방법. 그들과 비슷한 옷을 입고 자연스럽게 집단에게 나로부터 하여금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신기했다. 패션이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력을 주는 걸 알고 있지만 체감이 덜 됐다. 어떻게 보면 이것 또한 하나의 스테레오 타입. 그저 싫었던 스테레오 타입이 눈에 들어오자 흥미는 배가 됐다. 수업에서의 작은 의문은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가 해가 바뀌고 나서야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가 영화를 보게 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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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왕벌 레지나는 전학생 케이디에게 자기 집단과 어울릴 것을 권유했고 그 첫 번째 일환으로는 요일별로 옷을 갖춰 입길 요구했다. 수요일은 핑크! 금요일은 트레이닝 복. 케이디는 분홍 옷을 입었고 집단에 녹아들기 위한 초석을 밟았다. 뿐만 아니라, 케이디는 심리 상태, 소속 집단 등에 따라 옷차림이 매번 바뀌었다.
     
     

1. 아프리카에서 전학 온 케이디 - 체크무늬 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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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 티에 체크무늬 셔츠 청바지에 운동화, 손질하지 않은 머리. 물론 흰 티에 청바지만 입어도 예쁜 게 청춘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 나이 대 애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다 똑같이 어리니까 모르는 것. 흰 티, 체크 셔츠, 청바지를 뭐라 하는 게 아니다. 한창 꾸미기 좋아하는 나이대의 소녀가 꾸미지 않는다면 관심사가 화장과 옷, 머리보다 다른 것에 쏠려있다고 볼 수 있다.

 케이디의 상황과 맞물리는데, 아프리카에서 홈스쿨링 하다가 낯선 도시로 전학 온 환경. 케이디는 속으로 학교 적응을 걱정하며 흙먼지를 뒤집어썼던 동물들의 세계가 더 편하고 말했을 정도면 말 다했다.



2. 패거리들과 어울리는 케이디 - 분홍색 박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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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디는 여왕벌 패거리와 어울리면서 제일 먼저 옷차림이 변한다. 핑크 옷을 입으면서 편입에 성공한다. 핑크 옷이라고 해도 품이 넓어 다른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다.(사실 다른 사람 옷인 것도 맞다.) 녹아드는 과정은 아직 낯설고 적응이 어려우며 완전히 녹아들 기지 못한 상황을 반영한다.

 이것도 패거리와 어울리면서 화장과 옷차림이 눈에 띄게 변한다.
    
 

3. 레지나 동경하고 질투하는 케이디 - 가디건과 미니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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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케이디는 레지나에 대해 악감정이 없었다. 자기가 좋아하던 애런에게 꼬리치고 연애사업을 훼방놓으며 이간질하는 레지나를 보면서 복수를 하고자 마음먹는다. 미워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녀를 동경한다. 무논리로 얘기하자면 정글의 세계에서 살아왔던 케이디는 학교 안 서열 1위며 자신이 짝사랑한 애런과 사귀는 레지나에 대한 묘한 동경이 있었을 것, 그녀를 비방하며 패거리들과 사이를 갈라놓고 살찌는 초콜릿 바를 다이어트 식품이라 속이는 등 나름의 복수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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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점은 레지나와 거의 비슷한 옷차림. 작 중에서도 레지나 가짜, 레지나를 따라 한다. 이런 대사까지 있을 정도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레지나 코스프레한다.
   


4. 현자 타임을 겪은 케이디 - 수학 경시대회 로고가 박힌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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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반부에 케이디는 자기가 겪은 잘못 들을 사과하고 마음을 정리한다. 퀸과 킹을 뽑는 프롬 파티에 나가지 않고 수학 경시대회에 나간다. 화려했던 옷차림과 머리, 화장은 단정하게 돌아간다. 케이디의 심경을 대변.

*

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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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왕벌이었던 레지나는가 패거리들과 다른 옷을 입고 왔다는 건, 패거리에서의 추방과 여왕벌로부터의 추락을 의미한다.


[오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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