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카피공부, 매일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글 입력 2018.04.0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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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카피공부, 매일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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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약간 당황했다. 우리가 늘 보아오던 책의 형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카피를 다루는 이 책은 다루는 주제처럼 각각의 카피가 모여 하나의 파트를 이루고 한 권의 책을 이루고 있다. 생각해보면 책의 형태에 딱히 정해진 공식은 없다. 그림책도 있고, 사진집도 있듯이 그냥 이 책 역시 카피에 대한 여러 격언들이 모여 만들어진 일종의 카피집 같은 느낌의 책이었는데 왜 나는 이 글이 산문으로 이루어져 있을 거라 생각을 했을까. 일종의 고정 관념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우리의 의식 속에 뿌리 깊이 박혀있는 무 의식이 특정한 공식을 만들고 틀을 만들어 틀에 맞지 않는 것들에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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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어색함은 책의 레이아웃 뿐만 아니라 책의 디자인에서도 드러났다. 책을 받아든 순간 생각나는 브랜드는 P로 시작하는 콜라 브랜드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이 회사의 대표 2가지 색은 책에서 바로 드러난다. 하지만 그 중앙에 버티고 있는 원형의 로고는 P 브랜드의 영원한 라이벌 C브랜드를 떠올리게 한다. 콜라의 양대산맥을 동시에 표현한 이 디자인 역시 꽤나 어색한 인상을 주었는데, 책의 레이아웃 처럼 언제나 다른 각도를 생각하라는 교훈을 알려주는 듯 했다.

 개인적으론 탄산이 강한 C브랜드 보다 단맛이 강한 P 브랜드의 콜라를 좋아하는데, 이 두 가지 콜라를 합쳐놓은 이 책은 기존의 콜라보다 더 달달하고 톡 쏘는 맛을 가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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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책 전반에 걸쳐서 인문학적인 성찰이 지속적으로 드러난다. 광고에 대한 격언들이 가득하기도 하지만, 바로 사람들의 인생에 적용이 가능한 문장들도 많았다. 애초에 대놓고 인문학적 성찰이 바탕이 되어야 광고도 잘 뽑아진다는 논리를 펼치는 저자이기에 지극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몰랐다. 이 책은 한 번에 주르륵 읽어내려가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짧은 문장들이 계속 이어지기에 한번에 훅 읽고 책장에 들여놓기 보다는 생각이 날 때마다 꺼내서 읽어보기 좋은 책이다.

 글을 쓰다 막히거나 잠들기 전 한 두 장씩 적당한 페이스로 읽어 가기 편한 구조다. 애초에 평범한 책이라는 구조를 탈피한 레이아웃의 책인 만큼 책을 읽는 방법 역시 정형화될 필요는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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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번역의 문제였다. 아무래도 카피를 다루는 저자이니만큼 언어 유희로 보이는 글들이 많았는데 영어에서 우리말로 오면서 그런 농담들이 사라진 점, 이외에 다소 매끄럽지 않은 격언들이 구석구석에 보였다. 사실 언어라는 존재 자체가 문화에 기반을 둔 것이기에, 한 언어가 다른 언어의 의미를 완벽하게 전달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가능하면 영어 원본을 찾아 보고 싶었던 문장들이 몇몇 있었다.

 덜 아쉬웠던 점은 역자의 각주로 원문 문장들을 실어주었다는 점이다. 덕분에 그 표현이 언어유희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아마 각주가 없었더라면 인지도 하지 못한 채로 지나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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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책의 진가를 나는 아직 느끼지 못한 듯 하다. 애초에 글을 쓰면서 막히는 순간에 이 책 안에 담긴 수많은 문장들이 도움을 줄 수 있을 텐데, 아직은 글을 쓰다 막혀서 이 책을 들추어 본 경험은 없는 듯하다. 이 책은 결국 오래 씹어야 더 맛있는 책이 될 것이다. 두고 두고 곁에 두고 같이 가야할 책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칭찬과 연봉 인상!"
(What men live by: praise and raise).

"아이디어(idea)와 이상(ideal)의 공통점은 이것이다. 
들떠 있어야하고 어디든 가서 무엇이든 해봐야한다는 점이다."

"글쓰기에서는 빼는 것이 더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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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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