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소공녀' : 나름대로 괜찮은 삶 [영화]

글 입력 2018.04.0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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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집은 없어도, 생각과 취향은 있어!"

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만 있다면
 더 바라는 것이 없는
3년 차 프로 가사도우미 ‘미소’.
  
새해가 되자 집세도 오르고
담배와 위스키 가격마저 올랐지만
일당은 여전히 그대로다.

좋아하는 것들이 비싸지는 세상에서
포기한 건 단 하나, 바로 ‘집’.
  
집만 없을 뿐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현대판 소공녀 ‘미소’의
도시 하루살이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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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차 가사도우미 ‘미소’는 담배와 위스키, 그리고 남자친구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자신의 일당으로 담배와 위스키를 사는 것이 버겁다고 느껴지던 어느 날, 미소는 집을 포기하고 거리로 나온다.

당장 잘 곳이 없어진 미소는 대학 시절 함께 밴드 동아리를 했던 친구들을 떠올리고, 그들을 한 명씩 찾아가 자신을 재워 달라고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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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근무하는 친구 ‘최문영’은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포도당 주사까지 맞아가며 일에 매진하고 있다. 결혼 후 전업주부가 된 ‘정현정’은 남편과 자식, 시부모님의 뒷바라지를 하며 살아가는 자신의 처지에 한없이 우울해한다. 결혼 8개월만에 이혼한 ‘한대용’은 그 충격으로 대인기피증에 시달린다. 부유한 남자와 결혼한 ‘최정미’는 하늘 같은 남편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다. 그토록 뜨거웠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잊은 채.

*

사람들은 종종 좋아하는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고, 무언가를 택함으로써 다른 것을 포기한다. 좋아하는 학문을 포기하고 취업이 잘 되는 학과로 진학하거나, 특히 여성들은 가족을 위해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소의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현정은 일에서의 성공을 위해 좋아하던 담배와 위스키를 끊었다. 현정은 가족을 위해 음악을 포기했다. 정미도 부유한 삶을 위해 남편 앞에서 목소리를 낮췄다. 대용은 결혼을 위해 경제적 여유를 포기하고 아파트를 사 20년 동안 이자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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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들에게 미소가 찾아온다. 찾아와서 그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준다.

그들은 집을 버리고 담배와 위스키에서 행복을 찾는 미소를 한심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미소의 용기를 부러워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소 역시 그들처럼 원하는 것을 위해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무언가를 포기했다. 그것이 집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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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한끼줍쇼>에 출연한 학생은 청춘을 ‘포기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청춘을 겪으면서 우리는 포기하는 과정속에서 살아왔다. 그리고 획일화된 사회의 가치관 앞에서 그 과정을 재단당한다.

그러나 미소는 그 과정을 그저 지켜본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준다. 미소의 시선 앞에서 각자의 삶은 그 나름대로 괜찮아진다.

물론 취업난, 주택난이 심각한 요즘, 심지어 ‘여성’이 집을 버리고 거리를 떠도는 삶을 택한다는 것은 영화가 아니고서는 있기 힘든, 그야말로 판타지이자 로망이다(미소도 노총각 ‘김록이’에 의해 감금당하는 폭력을 겪는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실현되는 미소의 로망을 통해 관객은 잔잔한 위로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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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을 위해 무언가를 포기해야 했던, 혹은 지금도 선택과 포기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이 영화를 권하고 싶다. 미소 앞에서, 그 삶은 비로소 있는 그대로 남아있을 테니까.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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