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봄의 시 [문화 전반]

봄의 시를 읽어보자
글 입력 2018.04.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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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이 왔다. 봄을 맞이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시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시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재미가 있다. 어떤 말을 전하고자 하는지 생각해보며 차근 차근 읽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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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 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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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교실에서
고춘식

얘들아, 저 봄 봐라!
창문을 열었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힐끔 보고 끝입니다

지들이
그냥 봄인데
보일 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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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 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에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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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유경환

풀잎 끝에 반짝이는 이슬이
풀벌레의 거울로 달려 있다
내 얼굴 보이나 들여다 보면
햇빛이 빙그르 돌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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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먼저 와서
류인서

횡단보도 신호들이 파란불로 바뀔 동안
도둑고양이 한 마리 어슬렁어슬렁 도로를 질러갈 동안
나 잠시 한눈팔 동안,

꽃 먼저 피고 말았다

쥐똥나무 울타리에는 개나리꽃이
탱자나무에는 살구꽃이
민들레 톱니진 잎겨드랑이에는 오랑캐꽃이
하얗게 붉게 샛노랗게, 뒤죽박죽 앞뒤 없이 꽃피고 말았다

이 환한 봄날

세상천지 난만하게
꽃들이 먼저 와서, 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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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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