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에게 쓰는 편지 [사람]

글 입력 2018.04.08 16:5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승아에게.

4월 10일, 돌아오는 나의 생일을 맞아서 스스로에게 편지를 쓴다. 스스로에게 쓰는 편지는 유치원때 이후로 처음 쓰는 것 같구나. 거의 매일 쓰는 일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편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일기에는 오늘 있었던 일 중, 나쁜 감정이 들었던 내용을 위주로 감정을 풀기 위해서 쓰거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하려고 쓰곤 했지. 이 편지는 너의 22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축하하는 마음과 같이 앞으로의 삶을 격려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을 위로하는 내용일것이야. 행복했으면 좋겠다. 정말 앞으로의 인생은 조금 더 행복한 삶이었으면 하고, 눈을 감는 순간 '이정도면 나쁘지 않은 인생을 살았다'라는 말이 나온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13.jpg
 

웃을때 가지런한 치아와 얇아지는 눈이 마음에 든다. 웃는 너의 눈이 항상 예쁘다고 생각했다. 광대뼈, 사각턱, 보조개, 애굣살등 얼굴을 가득 채운 너의 특징은 네 예쁨을 다 표현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면서 넌 충분히 예쁘지 않다고 한탄을 하곤 했지. 거울을 보면 얼굴에서 보완하고 싶은 부분들이 보이곤 하지만, 너는 정말 있는 그대로 예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유의 분위기와 색을 가지고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너는 너를 꾸밀줄 아는 사람이고말고. 이미 너무나도 예쁜 너인데, 스스로를 가꿀줄 아는 능력까지 겸비했으니, 안예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너의 탄생석은 다이아몬드라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돌을 탄생석으로 가지고 있는 너는 정말 예쁜 사람이다.


14.jpg
 

빨리 이 세상에 나오고 싶어하는 너에게 엄마는 개나리 필때 태어나라고 하셨다. 덕분인지, 너는 노란 개나리가 활짝 피는 4월 초쯤 태어났다. 개나리의 꽃말은 희망과 기대라고 한다. 탄생화는 아니지만 그만큼 너에게 의미가 깊은 꽃인 개나리의 꽃말대로 희망을 안고, 미래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서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어떤 것에 집중하는 너의 모습은 굉장히 아름답단다. 너의 이름은 이을 승(承), 나 아(我)로, '승아'이다. 본인의 뜻을 이어가라고 부모님께서 지어준 이름이다. 이름대로 산다고, 너는 너의 뜻을 이어가면서 하고싶은 것을 다 하면서 살아가려고 하고 있구나. 항상 멋있어보여, 너의 전공을 사랑하고 그 방향으로 꿈을 꾸며 나아가는 모습이. 현실에 타협하기 보다는 네가 진정으로 하고싶은 것을 했으면 좋겠구나. 그 순간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잖니.

 
15.jpg
 

최근에 참 우울하고 힘든 일들이 많았지. 대학교 1학년때 한 작업인 '그 밝던 승아는 어디로 갔을까?'만 보더라도 얼마나 힘든 시간들을 지나왔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춘기는 단순히 15살때만 오는 순간적인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성인이 되서도, 삶에 큰 변화가 있고 큰 고민이 생기는 시기에 분명 다시 끓어오를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하며, 현재 너는 2차 사춘기를 겪고 있는 것일 뿐, 너에게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예전에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힘든 일이 있으면 사람을 만나지 않고 혼자 생활하면서 그 힘듦을 극복하려고 했었고, 스스로에게 화가 나면 자기 자신을 더 벼랑끝까지 몰아붙여서 결국에는 본인이 본인에게 항복하게 하는 그런 팍팍한 삶을 살아왔지. 하지만, 이제는 조금 쉬어도 될 것 같다. 모든 것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조금 더 낙천적인 생각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며 조금씩 사춘기에서 나올 때가 된 것 같다 승아야.

 
16.jpg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네. 나는- /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노라고 / 그것은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네." 이 시를 처음 접한 이후로 항상 너의 좌우명이었지.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라고 하는 너의 신념은 항상 너가 원하는 결과로 이끌었지. 살면서 후회를 하는 순간들은 분명 있지만, 그 순간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현재의 너를 만들었다고 생각해. 이미 지나간 일들을 후회할 필요 없는것처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도 두려워할 필요 없어. 좋은 일만 있을꺼야. 만에 하나 마음에 안드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더라도, 괜찮아. 너는 다시 일어날 수 있어. 그리고 실패하더라도, 너는 한개의 실패하는 방법을 알아냈으니 다시 그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되는거자나? 긍정의 힘을 믿으렴.


17.jpg
 

예쁜 건 최고라고 하면서 너는 다른 가치는 뒤로 미루어두고 예쁜걸 찾을 때가 많이 있지. 예쁜게 좋다며 꿈은 반짝반짝이는 웨딩드레스를 만드는거라고 말하는 너. 반짝이고 예쁜걸 좋아하는 너의 인생도 계속 예쁜 것들로 둘러쌓여있기를 바란다.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듣고, 좋은 것만 먹으며 예쁜 인생을 살아라. 역마살이 꼈다 싶을 정도로 여행을 좋아하는 승아야. 세상은 참 넓고 넓은 곳이란다. 평생을 여행해도 다 갈 수 있을지 모를만큼 많은 장소들이 있고, 한번 가본 장소도 다시 방문하면 다른 느낌이 나기도 하지. 세상을 여행하며 그렇게도 좋아하는 예쁜 것들을 보았으면 좋겠구나. 눈으로 직접 보는 이국적인 아름다움은 충분히 네가 매료될 수 있는 매력들이 있다고 보여진다. 예쁜 것들을 보고, 경험해라. 내일이 없는 듯이, 다음 생애가 없다는 듯이 이번 생애에 아름다움을 채집하면서 다니거라.
 

18.jpg
 

다음 생애에도 지금처럼 그대로 태어나자.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 승아야. 너는 있는 그대로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다. 스스로를 조금 더 사랑했으면 좋겠고, 웃으니까 행복한거라고 조금 더 웃으면서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을 찾아보았으면 하는구나. 22번째 생일 정말 많이 축하한다. 꼭 행복하자 승아야.


[김승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