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가족, 우연과 필연 사이
글 입력 2018.04.06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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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동생과 대화하던 중 동생이 이런 말을 했었다. “언니를 가족으로서가 아니라 우연히 만났다면 이렇게 가까워지지 않았을 거야.” 대부분의 형제자매가 그렇듯 우리 둘도 성격차이가 심하기에,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아니었으면 절대 친해지지 못했을 사이라는 그 말이 섭섭하기 보다는 오히려 공감이 갔다. 그 말을 듣고 나서 동생뿐만 아니라 부모님, 친척들을 모르는 사이로 우연히 만났다면 나는 그들과 친해졌을까, 생각해 보았다. 생각 끝에 깨달은 건, 이렇게 상극인 성격들이 서로에게 익숙할 수 있는 건 오로지 함께한 시간 때문이었다는 사실이다.대학에 오고 나서 가족보다는 집 밖에서 쓰는 시간이 현저히 늘어났다. 가족들의 우려와 서운함도 모른 채 하며 열심히 내 인생을 즐겼다. 그때까지 내게 가족이란 당연히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도 내 친구와 연인과 마찬가지로, 시간과 노력을 쏟지 않으면 언제든지 멀어질 수 있는 관계라는 사실을 몰랐다.특히 밥 잘 먹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가족이 내게 섭섭해 했던 부분은 함께 밥을 먹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대학생활 초반에는 밤늦게까지 술 먹느라, 그 이후에는 용돈벌이 한답시고 일주일 내내 저녁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가족들과 거의 식사를 하지 못했다. 요즘은 시간을 내서 주말에라도 저녁은 가족들과 함께하려 한다.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집에서 편안하고 익숙한 사람들과 먹는 식사이지만, 그것이 내 삶에서 가장 편안하고 익숙한 공간과 사람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장 특별한 저녁식사라는 것을 요즘에서야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다.이른바 ‘각자도생’하는 가족들, 그 가족들이 막내딸의 “제발 화목한 가족인 척 해달라”의 요구를 받고 특별한 저녁식사를 갖게 된다. 이 연극에서 우리 가족의 모습이 보일지, 아니면 '에이 우리는 안 저래'하며 모종의 승리감을 느끼게 될지 모르겠다. 그저 엄마와 함께 이 연극을 보며 서로가 생각하는 상대의 모습과 우리 가족에 대해 많은 얘기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 볼 뿐이다.
<시놉시스>"무슨 일이 있어도 모두 모이라"는 막내딸의 긴급연락을 받은 핵(폭탄?)가족!먼저 도착한 가족들은 늘 그랬듯, 귀는 닫고 입만 열어 자기 얘기만 한다. 엄마는 꿈이 불길하다며 딸 걱정에 신경이 날카롭고, 아버지는 "당신 꿈은 늘 개꿈이었지." 엄마 속을 긁는다. 늦은 나이에 여전히 락커를 꿈꾸는 아들 건우는 "결혼은 언제 할꺼냐?"는 잔소리에 '예술가의 자유로운 영혼'을 들먹이고, 큰딸 선미는 여전히 지구온난화를 설파하며 가족들에게 후원금을 강요한다.드디어 도착한 막내딸, 특별한 손님이 온다며 "제발 화목한 가족인 척 해달라"는데…
특별한 저녁식사- 이제부터 연극하라곰?! -일자 : 2018.04.10(화) ~ 05.13(일)시간평일 8시주말 4시월 공연없음장소 : 한양레퍼토리씨어터티켓가격전석 30,000원제작극단 은행나무후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나무
한양대학교, 한양레퍼토리씨어터샛별당 엔터테인먼트관람연령만 12세이상공연시간90분문의극단 은행나무02-3672-6051[김해랑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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