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책 '카피 공부' : 카피들로 만든 또 하나의 카피 [도서]

글 입력 2018.04.07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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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던 도중, 팟! 하고 생각 하나가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이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무언가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되는 것, 이것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런 순간을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카피가 아닐까?
책입체 윌북 카피공부.jpg
이 책은 1060개의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 빼곡한 줄글이 아니라 간결하게 매겨진 번호들과 짧은 문장들만 보여서 당황하기도 했다. 그러나 짧은 글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막히지 않고 술술 읽을 수 있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보이면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기도 하고, 공책에 옮겨 적기도 하며 책을 빠르게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 책은 제목부터 구성까지 전부 카피로 이루어져 있구나.’

그냥 카피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라고, 혹은 글 쓰는 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하며 읽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너무나도 단순한 생각이었다. 이 책은 짧고 간결하게, 한 개 혹은 두 세 개의 문장으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독자에게 바로 꽂고 있었다. 각각의 단락이 전부 각각의 카피였기 때문에, 나는 막힘없이 글을 술술 읽을 수 있는 동시에 마음에 바로 와닿는 글을 읽을 수 있던 것이다.

나는 이 1060개의 카피들을 읽으면서 ‘카피’라는 것 자체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었고, 카피에 인용된 소재나 인물들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가질 수도 있었다. 보는 이로부터 이러한 효과를 이끌어낸 것만으로도 ‘카피 공부’의 카피들은 성공적이다. 보통의 카피의 목적이 상품을 광고하여 매출을 높이는 것이라면, 이 책의 카피의 목적은 사람들로 하여금 카피를 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려는 말’에 힘을 줘라.”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꽂힌 카피이다. 어려운 단어도 하나도 없고, 읽자마자 무슨 말인지 바로 이해가 된다. 이 책이 하고자 하는 말이 전부 집약된 것 같아서,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가장 기억에 남은 문장이다.


320 “광고의 ABC:
딱 맞게(Apt), 짧게(Brief), 분명하게(Clear)”

354 “좋은 카피는 자유의 여신상과 같다.
혼자 서있어도 뭔가를 의미할 수 있다.” 

472 “무언가에 관해 마지막에 할 말이 있다면,
그 말을 제일 먼저 해라!”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려는 말'에 힘을 줘라." 라는 카피가 내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이유는 아마 이 책에 나오는 카피들의 내용을 전부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정확히 한 문장으로 딱 맞게, 짧게, 분명하게 생각을 드러냈고, 앞뒤에 다른 문장이 없이 저 문장만 혼자 놓여있지만 그 자체로 의미를 크게 갖는다. 그리고 이 카피는 책의 서문에 나와 있는 문장이다. 즉 작가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이었고, 마지막에 하고 싶던 말이기도 했겠지만 책의 가장 앞부분에서 언급해준 것이다.

책을 읽으며 카피의 법칙을 조금씩 배웠고, 문장 하나하나가 모두 카피의 법칙이 잘 적용되어 있어 책을 거의 다 읽어 갈 즈음에는 재미와 더불어 작가의 노력도 느낄 수 있었다. ‘카피 공부’는 간단해보이지만 작가의 모든 비결과 조언이 담겨 있는 책이었고, 카피의 특성처럼 작가의 생각을 독자에게 명료하게 전달해주는 매개체였다.


[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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