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뮤지컬을 즐기는 법 : ‘회전’에 대하여 [공연예술]

글 입력 2018.04.09 17:5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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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제목을 보고 ‘무슨 말이지?’하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마 ‘회전’과 ‘뮤지컬을 즐기는 법’ 사이에서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회전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것을 축으로 물체 자체가 빙빙 돎’ 또는 ‘한 점이나 축 또는 어떤 물체를 중심으로 하여 그 둘레를 빙빙 돎.’이다. 아마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회전’은 은어이기 때문이다!
 
‘회전’은 연뮤덕(연극 뮤지컬 덕후)들의 은어로, 하나의 극을 여러 번 본다는 의미이다. 이 뜻을 알고나서 회전의 사전적 정의를 다시 읽으면 이해가 되었을 것이다. 즉, ‘회전’은 사람들 중 관극 스타일 중 하나이고, 다른 관극 방식으로는 ‘다작’(다양한 작품을 골고루 본다는 의미)이 있다.
 
그중 나는 바로 ‘회전러’로, 내 관극 스타일은 마음에 드는 극을 여러 번 보는 식이다. 내가 ‘회전’을 하는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하나의 극을 여러 번 보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주로 공연을 처음 볼 때는 스토리 위주로 감상하게 된다. 그러나 두 번 세 번 더 보다 보면 대사에 숨겨진 복선도 알 수 있고, 처음 볼 땐 크게 신경 쓰지 못했던 조명이나 무대 장치 등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나의 경우 극을 처음 볼 때는 시놉시스만 읽고 간다. 그리고 공연을 보고나서 관련된 책이나 자료들을 찾아보며 극에 대해 공부한다. 그렇게 조금 더 깊은 이해를 가지고 공연을 다시 관람하면 내 스스로에게도 느껴지는 것이 훨씬 많다. 그리고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갑자기 제대로 마음에 와닿으며 이해가 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 느껴지는 쾌감과 행복감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다.
 
두 번째로, 연극이나 뮤지컬에서는 주로 배우들이 보통 2-3명, 그리고 많으면 4명까지도 하나의 배역에 캐스팅된다. 다들 같은 극본으로 공연을 준비하지만, 배우마다 ‘해석’이 전부 다르다. 하나의 캐릭터와 하나의 극을 각기 다른 배우들이 각기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다. 따라서 연기하는 방식도 배우마다 다르고, 그걸 보는 관객들이 느끼는 것도 항상 다르다. 같은 극을 보러 가는 것이지만 매일 다른 극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연극과 뮤지컬의 일회성에서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효과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연극이나 뮤지컬은 보통 1인극이 아니고 여러 배우들이 함께 등장한다. A라는 배우와 B라는 배우가 함께 연기할 때의 느낌과, A라는 배우와 C라는 배우가 함께 연기할 때의 느낌은 또 굉장히 다르다. 이러한 느낌을 받기 위해 전캐를 찍고(모든 배우를 보는 것) 전페어를 찍는(배우들이 이루는 모든 페어(조합)를 보는 것) 것이다.
 
세 번째로, 공연이 그냥 너무 좋아서 또 보고 싶기 때문이다! 공연이 너무 재미있고 느끼는 점도 너무 많아서 한 번 보기에는 너무 아쉽기 때문에 또 보러 간다! 노래도 또 듣고 싶고, 배우들의 연기도 또 보고 싶고, 눈 앞에 펼쳐졌던 장면도 또 보고 싶기 때문에 다시 공연장을 찾게 되는 것이다. 한 번 볼 수는 없어서 두 번 세 번 보러가고, 나 혼자 보기 아쉬워서 친구도 데리고 보러 가다 보면 정신 차렸을 때는 이미 내가 회전러가 되어있곤 했다!
 
“너는 왜 똑같은 걸 여러 번 봐? 돈 안 아까워?” 내가 수없이 들은 말이다. 친구들에게 아무리 이야기해도 다들 이해하지 못해서 그냥 웃으면서 “좋으니까!”라고 대답하곤 했는데, 이번 기회에 설득하는 글을 한 번 써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회전’도 이해하고, ‘회전’에 직접 도전해보고 공연의 매력을 더욱 크게 느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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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운운
    • 헉....글 읽는내내 맞어맞어 끄덕끄덕하면서 봤어옄ㅋㅋㅋㅋ 다 맞는말 다 제얘기네요 ㅋㅋㅋㅋ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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