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MBER] 02. 캣츠

Because Jellicles can and Jellicles do! (왜냐면 젤리클은 그렇게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행동하거든!)
글 입력 2018.04.11 20:0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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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버(Number)
: 작품에 수록된 개개의 음악적 분류. 
작품을 구성하는 곡 하나하나.







NUMBER 02.
캣츠
C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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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T.S 엘리엇(Thomas Stearns Eliot)
작곡 : 앤드루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
제작 :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
연출 : 트레버 넌(Travor Nunn)
안무 : 질리언 린(Gilian Lynne)
무대 : 존 내피어(John Napier)





누군가 내게 뮤지컬 <캣츠>(Cats)를 묻는다면, 해외에서 영어로 된 공연을 보기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특히 권하고 싶다고 말할 것이다. 그만큼 스토리라인이 단순하고 보이는 그대로 즉각 전달되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일 년에 단 하루뿐인 젤리클 무도회(Jellicle Ball) 날, 새로운 삶을 얻을 한 마리의 고양이로 선택받기 위해, 젤리클 고양이들은 너도나도 자신을 소개하기 바쁘다. 작품을 이루는 주 구성과 넘버가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것이므로, 넘버를 예습하는 과정과 더불어 고양이 별 특징을 간략하게나마 미리 알아 둔다면, 관람 내내 색다른 재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캣츠 캐릭터 소개)

<캣츠>의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T. S. 엘리엇의 우화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 1939)로부터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 그는 일정한 스토리 없이 단편적으로 묘사된 다양한 고양이와 그들의 이야기를 무사히 뮤지컬 무대로 옮기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고, 1981년 런던 초연 이후 나아가 브로드웨이 최다 공연으로 등극하기에 이른다. (<오페라의 유령> 2006년 기록 이전)






#1 자유로운 고양이의 자랑스러운 외침,
Prologue: Jellicle Songs for Jellicle Cats
(젤리클 고양이의 젤리클 노래)”
_다 같이(The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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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가득 채운 뒷골목 잡동사니와 쓰레기들. 실물보다 몇 배나 되는 크기로, 고양이들의 시각에서 무대가 디자인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해당 곡은 서곡(Overture) 이후 작품의 첫 넘버로, 여기저기서 속속히 등장하는 고양이들이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노래하기 시작한다.

관객으로서 이들을 처음 만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따라서 배우가 수없이 연습했을 고양이의 고갯짓 및 몸의 움직임 등을 처음으로 접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어느새 무대를 꽉 채운 20여 마리의 각양각색 고양이들은 관중의 시선을 만끽하며, 절제된 안무에 맞춰 젤리클로서의 자부심을 뽐낸다.

곡의 시작부에서 간헐적으로 퉁퉁 튀기는 듯한 소리는 배우의 연기와 더불어 경계하는 고양이의 순간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끝에 다다를수록 부드럽게 연결되면서 커지는 소리와 빨라지는 템포는 비로소 경계를 풀고 무리 안에서 마음껏 자신을 과시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나타낸다.


다 같이(THE COMPANY)

When you fall on your head, do you land on your feet?
Are you tense when you sense there's a storm in the air?
Can you find your way blind when you're lost in the street?
Do you know how to go to the *Heaviside layer?

머리부터 떨어졌을 때, 발로 착지할 수 있니?
공기에서 폭풍이 느껴지면 긴장해?
길을 잃었을 때, 안 보고 찾아올 수 있어?
너 *헤비사이드 레이어로 어떻게 가는지 알고 있니?

*Heaviside layer(헤비사이드 레이어)
: 지상 100km의 전리층.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곳







#2 늙은 배우의 살아있는 기억,
“Gus: The Theatre Cat(극장 고양이, 거스)”
_젤리로럼(Jellylorum), 아스파라거스; 거스(Asparagus; 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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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르 떨리는 손과 발. 걸음을 내딛는 것조차 불안해 보이는 그의 이름은 거스(Gus)로, 현재 중풍을 앓고 있다. 과거 잘나가던 배우 시절을 추억하며 현실과의 괴리에 허전함을 느끼는 고양이이다.

넘버는 그런 그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중년 고양이 젤리로럼에 의해 시작된다. 그녀는 또박또박 차분하게 그의 지난날과 현재를 이야기한다. 거스가 과거 회상에 잠겨 찬찬히 노래를 이어나갈 때,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서는 감출 수 없는 포용과 애정이 드러난다.

이는 유독 <캣츠>에서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한데, 곡이 캐릭터에 특성화되어 있다 보니, 넘버가 진행되는 방식과 분위기를 통해 의도한 캐릭터 이미지가 온전히 전달되는 것이다. “Gus: The Theatre Cat”에서는 마치 할아버지의 옛이야기를 듣는 것 같이 둘러앉은 젤리클 고양이들의 모습과 다정하게 그를 챙기는 젤리로럼을 통해 이 부분이 진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젤리로럼(JELLYLORUM)

Gus is the cat at the theater door
His name, as I ought to have told you before
Is really Asparagus, but that's such a fuss to pronounce
That we usually call him just Gus

거스는 극장 문 앞에 있는 고양이예요.
그의 이름은, 진작 말해 두어야 했지만,
사실 아스파라거스죠. 근데 그건 발음하기 너무 까다롭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그냥 거스라고 부른답니다.

+

거스(GUS)

Well the theater is certainly not what it was
These modern productions, they’re all very well
But there's nothing to equal from what I hear tell
That moment of mystery when I made history
As Firefrorefiddle, the fiend of the fell

확실히 극장이 예전 같지가 않아.
물론 지금 작품들도 다 굉장히 좋긴 해.
하지만 그중에 어떤 것도 내가 예전에 했던 작품과 비교할 수 없어.
신비로웠던 시절, 내가 역사를 만들었던 그때,
<파이어프로피들, 악마의 추락> 같은 것 말이야.







#3 달빛이 비추는 행복의 그림자, 
Memory(추억)”, ”Memory(Reprise)”
_그리자벨라(Grizabella), 제미마(Jem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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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했던 그리자벨라는 한때 무리를 떠나 세상으로 나갔지만, 돌아온 현재는 늙고 볼품없는 모습으로, 고양이들의 미움을 받는다. 그녀가 등장하면 음침하고 불안한 선율과 함께 그녀를 날카롭게 경계하는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된다.

‘추억’이라는 같은 소재를 다루지만, “Gus: The Theatre Cat”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오래도록 젤리클 내에서 함께 했던 거스는 모두의 존경을 받으며, 넘버 또한 반짝이는 지난날의 영광에 초점이 맞춰진다. 반면 그리자벨라의 경우, 곁에 아무도 없이 초라하고 처절한 현실이 부각된다. 지금 허덕이고 있는 그녀의 상태와 더불어, 아름다운 멜로디에 얹어진 가슴 아픈 호소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작품에서 그리자벨라의 “Memory”는 두 번 등장하는데, 흔히 알려진 버전은 2부의 끝부분에서 제미마와 함께 진행되는 Reprise 버전이다. 제미마는 젤리클 무리 중 가장 어린 고양이로, 올드 듀터러노미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그리자벨라를 피하지 않는다. 제미마의 청아하고 곧은 목소리는 곡 도중 짧지만 선명하게 Reprise를 구성한다. 이는 곧 그리자벨라의 목소리를 다시 이끌며, 절망스러워하는 그녀를 순수한 마음으로 치유한다.

빛나던 지난날은 현재의 그리자벨라를 살리는 것일까, 아니면 죽이는 것일까? 워낙 음침한 이미지에 이 같은 물음이 들 수도 있지만, 새로운 시작을 품은 희망적 메시지로 귀결되는 모습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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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자벨라(GRIZABELLA)

Memory, All alone in the moonlight
I can smile at the old days
I was beautiful then
I remember the time I knew what happiness was
Let the memory live again

추억이여, 달빛 속에 홀로.
난 지난날들을 떠올리며 웃을 수 있어요.
나는 아름다웠었어요.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던 그때를 난 기억해요.
그때의 추억이 다시 떠올라요. 







뮤지컬 <캣츠> 넘버 리스트

PART 1

1. Overture
2. Jellicle Songs for Jellicle Cats
3. The Naming of Cats
4. The Invitation to the Jellicle Ball
5. The Old Gumbie Cat
6. The Rum Tum Tugger
7. The Glamour Cat
8. Bustopher Jones
9. Mungojerrie And Rumpelteazer
10. Old Deuteronomy
11. The Awefull Battle of the Pekes And Pollicles Together with the Marching Song of Policle Dogs
12. The Jellicle Ball
13. Memory

PART 2

14. The Moments of Happiness
15. Gus : The Theatre Cat
16. Growltiger's Last Stand
17. Skimbleshanks
18. Macavity
19. Mr. mistoffelees
20. Memory
21. The Joumey to the Heaviside Layer
22. The Addressing of Cats






앞에서 언급했듯, <캣츠>의 넘버를 하나씩 들어보면 마치 각 캐릭터의 매력을 쭉 뽑아내, 이미지 메이킹을 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넘버만 들어도 해당 캐릭터의 성격이 드러나도록 곡 스타일을 달리하는 등 폭넓은 시도를 한 것이다. 그렇기에 이 글에서 다룬 곡만으로 작품을 파악하기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The Old Gumbie Cat”, “The Rum Tum Tugger”, “Skimbleshanks”와 “Mr. mistofelees” 등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답게 귀에 익숙한 멜로디에 캐릭터가 한껏 드러나는 다른 넘버들을 들어보고, 유독 마음이 가는 고양이도 한번 골라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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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성공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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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ck, kn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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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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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 스페셜스튜핏
    • 이 뮤지컬 제가 엄청엄청 사랑하는 뮤지컬이에요 >< 제가 생각헀을 때 가장 뮤지컬만이 가질 수 있는 즐거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해야하나...재밌는 캐릭터가 우수수 쏟아져나오는 것도 좋고, 인간이 고양이를 따라해서 무대 공간을 판타지틱하게 만든 것도 좋고..! 뮤지컬 덕후로서 글 항상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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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SH
    • 2018.05.04 23: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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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
    • 스페셜스튜핏앗 뮤지컬 덕후시라니..! 이렇게 뵈니까 정말 반갑네요:-)!! 맞아요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죠ㅎㅎ 저는 브로드웨이에서 로터리 당첨돼서 한번은 1층 3열, 한번은 2층 3열에서 봤는데, 역시 자리마다 관람포인트가 다르게 재미있더라구요!! 그래서 더 기억에 확 남는 공연인 것 같아요ㅎㅎ 응원들으니 힘이 나네요ㅠㅠ 더 힘내서 앞으로도 쓰겠습니당ㅎㅎ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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