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극 하이젠버그 (HEISENBERG)

작은 민들레 씨앗
글 입력 2018.04.13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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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까이에서 관찰하면 말이에요.
그것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얼마나 빨리 그쪽으로 가고 있는지
알아내는 건 불가능해요.



'불확정성'


 이 네 글자가 스타카토처럼 들어왔다. 정신없이 사는 와중에도 용케 ‘불확정성’ 알아본 거 있지. 철없던 사춘기를 지나, 불확실했던 입시도 지나, 다시 한 번 불확실한 갈림길에 서 있는 경계인인 나.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정신없이 살았더니 나를 잊어버렸다.

 민들레씨앗처럼 ‘하이젠버그’가 이리저리 나부끼다가 머릿속에 내려앉았을 때, 나도 같이 주저앉았다. 남들 따라가려고 열심히 흉내만 내다가 정신 차리니까 지금이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불확실한 방향, 희미한 불빛 따위도 없는 사방을 휘저으며 무작정 달려가는 와중이었다. 기어이 따라가겠다고 길도 전혀 모르면서.

 이대로 가는 게 맞는 건지,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달리면서도 조바심을 느끼고 있었다. 내게 “천천히 걷더라도 앞으로만 가면 돼~!” 같은 싸구려 위로는 형용할 수 없는 불쾌함만 남겼다. 방향도 모르겠는데 어딜 가라는 걸까? 작은 민들레 씨앗만은 달랐다. 진짜 민들레 씨앗이 아니어도 좋아. 사실 그건 나만 느낀 것이었다. 그냥 쉬면서도 쉬는 것 같지 않은 요즘, 알아서 만들어간 자기 위로의 단계.

 그래도 좋다. 불확정성의 원리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나, 자연과 모든 인간관계에서 정해진 게 없다면 좀 쉬어도 되겠지?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제목부터 나를 위로해줬던 하이젠버그, 소개는 이렇다.
 

하이젠버그는 독일의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의 개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용과 존재의 변덕, 불확실성, 그리고 자연과 모든 인간 관계에서의 예측할 수 없는 가능성을 두 남녀를 통해 얘기하는 2인극이다.

 불확정성 원리로 인간관계에서의 예측할 수 없는 가능성을 두 남녀를 얘기한다. 과학적으로 정의된, 차가워 보이는 개념으로 사람 간 따뜻한 사랑을 그려낸다. 아니, 감정은 시시때때로 바뀌어서 오히려 차가워보였던 불확정성 원리와 맞물리는 게 아닐까?

 서로에 대한 발화점도, 천천히 식는 속도도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많고 많은 장소와 시간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를 향한 온도가 100℃가 되어 서로를 바라볼 때, 수치 따위로 정의되던 과학적 개념이 ‘감정’이라는 추상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때가 되면 오글거린다고 잠시 넣어두었던 ‘낭만적이야’라는 표현을 다시 꺼내 쓸 수 있을 것 같다.

 ‘하이젠버그’ 소개를 보고 놀랐던 또다른 이유. 어느 글귀에서도 단순히 사랑이라고 정의내리지 않는다. 보통 두 남녀 간 관계를 언급하면 사랑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필자도 그랬다. 단순히 사랑이라고 정의내리지 않아 더 눈길이 간다. 모든 게 불확실하며 복잡한 감정이기에 하이젠버그라고 제목을 총칭하는 걸까?

 혹, 모든 게 불확실하며 확실한 건 없다며, 사랑으로 확실히 정의내릴 수 없다는 암시일지도 모른다.





하이젠버그
- HEISENBERG -


일자 : 2018.04.24(화) ~ 05.20(일)

시간
화-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3시, 6시
일요일 오후 4시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35,000원

주최/제작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90분




문의
리앤홍 인터내셔날
070-8795-6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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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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