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이 오감을 만족시킬 완벽한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영화]

글 입력 2018.04.16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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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후로 내 인생 영화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영화가 하나 있다. 바로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이다. 때는 2~3년 전 영화관에서 다른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샤를리즈 테론의 포스터를 보고 '저게 더 재밌을 것 같은데.. '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다음날 바로 영화관을 찾았다. 생전 처음 보는 독특한 세계관과 액션에 나 홀로 엄지를 두 번 세 번 치켜들며 관람한 이후로 나는 매드맥스의 매력에 정말 푹 빠져버렸다. 영화관에서 4번이나 관람했음은 물론, 조지 밀러 감독이 감독상 타는 걸 보고 싶어서 생전 안 보던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챙겨봤다. (안타깝게도 감독상은 영화 '룸'에게 돌아갔지만.) 그만큼 나의 모든 것을 매료시킨 이 영화는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게 되고 또 나도 모르게 '혹시 매드맥스 보셨어요?'하고 떠들게 되는 영화가 되었다. 여러분들께 소개하고 싶은 오늘의 영화, 매드맥스다.



MAD 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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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아포칼립스, 종말 이후 인류의 삶과 운명은


매드맥스의 매력이 뭘까? 내가 생각하는 매드맥스의 가장 큰 매력은 '세계관'이다. 매드맥스는 세계의 종말 이후 황폐해진 22세기의 파괴된 문명 속 남아있는 인류의 생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종말 이후 인류의 삶과 운명을 담은 이러한 장르를 '포스트-아포칼립스' 장르라고 하는데, 이는 재난 영화와는 좀 다르다.

모든 것이 다 파괴되고 부숴지는 큰 스케일의 재난 영화와는 달리,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모든 것이 파괴된 후 그 황폐한 삶 속의 인류의 트라우마나 생존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큰 블록버스터를 기대하고 봤다가는 생각보다 다른 장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종말 이후의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아무 영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부분이고, 그것이 이 장르의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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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아포칼립스 장르의 특징인 그로테스크한 종말의 분위기처럼 매드맥스에서는 완전히 파괴되어 오히려 퇴화된 문명인 '시타델'이라는 도시가 배경으로 등장한다. 얼마 남지 않은 기름과 물을 임모탄 조가 독점하면서 인류를 지배하게 되고, 황폐한 사막에서 이들은 다른 것보다 '8기통' 엔진이 가장 최고로 여겨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때마침 사막을 떠돌던 맥스는 임모탄의 부하들에게 납치되어 노예로 끌려가게 되고, 거기서 전투 트럭을 담당하고 있던 퓨리오사는 임모탄을 상대로 분란을 일으키며 '어머니의 땅', 퓨리오사가 납치되기 전 있었던 '집'을 찾아 도망치게 된다. 일명 워보이들의 '피주머니'로 끌려가던 맥스는 그들에게 벗어나려 하다 퓨리오사와 동행하며 임모탄 조의 일행에게 쫓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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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맥스에서 나오는 캐릭터는 전부 굉장히 입체적인 모양을 하고 있다. 악역마저 어느 하나 평범한 인물이 없다. 그중 임모탄의 부하인 워보이들은 얼굴에 흰 분칠을 하고 임모탄을 우상숭배하며 천국인 '발할라'에 가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는 자들이다. 'Remember me!' '날 기억해줘!' 이들은 죽기 직전 날 기억해달라는 문장을 주문처럼 외운다. '발할라'라는 천국에 이르기 위해 죽기 전 은색 스프레이를 입에 뿌리는 것 역시 그들만의 독특한 관습 같은 행동이다. 정말 강렬하지 않은가? 매드맥스를 본 사람들은 아마 모두 공감할 것이다. 밑도 끝도 없이 몰아치는 이 영화의 독특한 세계관에 미친 듯이 이끌린다는 사실에. 또한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세계를 시각적, 청각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곧 관객들에게 강렬한 카타르시스가 되어 돌아온다.



#진짜 액션을 보여줄게, 조지 밀러 감독 


매드맥스는 실제 나미비아 사막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말도 안되는 액션신 연출에 혀를 내두를 정도인데, 더 놀라운 것은 CG가 아닌 아날로그 방식으로 촬영되었다는 점이다. 가지각색의 개성 넘치는 모양을 가지고 있는 전투 차량들 역시 직접 제작되었고, 약 150명의 스턴트맨을 이용하여 자동차가 폭발하는 신도 모두 직접 촬영하였다고 한다. 실제로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촬영되었기 때문에 배우들 안의 생존 본능이 더 극대화된 아주 멋진 작품이 나온 것일지도. 모래폭풍으로 들어가는 신이나 가스 타운에서의 장면들은 CG가 쓰인 부분이지만, 그마저도 비하인드 영상을 보면 사실적인 모래 폭풍 속 CG는 그저 좀 더 드라마틱한 효과를 연출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세상 모든 영화가 그래픽으로 만들어질 때, 아날로그 하나로 다 쓸어버리는 조지 밀러 감독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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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리오사 일행이 모래폭풍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





심지어 기타에서 나오는 불꽃도 진짜라면 말 다했지 않은가. 의심할 필요가 없는 영화다. 매드맥스는!

(필자도 처음에 믿지 않다가 영상을 보고 나서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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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캐릭터와 쿨한 스토리


그런데 이 영화. 매우 불친절한 면이 있다. 왜 퓨리오사에게 한쪽 팔이 없는지, 어쩌다가 그 팔을 잃게 되었는지, 왜 맥스에게 자꾸 어린아이의 환영이 보이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구구절절 필요 없는 부분들은 모두 자르고, 오직 그들 앞에 펼쳐진 일과 '생존'에 대해서만 집중하게 한다. 그리고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이들의 절실하고 처절한 생존의 감정을 더 느끼고 공감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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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험난한 여정을 함께하고도 쿨하게 떠나는 맥스와 그런 그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퓨리오사의 마지막 장면은 매우 좋아하는 장면이자 이 영화의 쿨한 매력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실로 완벽한 엔딩이 아닌가? 더불어 배우들의 완벽한 캐릭터 매치와 연기는 이 영화에 감칠맛을 더해준다. 영화 자체가 살아 숨쉬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토를 달 수 없는 이야기. 심장이 바짝 긴장할 정도로 정도로 압도적이고, 매력적이다.



#모자랄 틈이 없는 똑똑한 연출


사실 카체이싱 영화라 하면 질주하는 장면이 대부분이라 거의 가로방향의 장면만이 반복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빠른 속도감과 엄청난 액션에도 불구하고 자칫하다간 지루해질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필제는 정신없이 달리고, 부시고, 터지고 하는 영화에서 실제로 졸리고 지루했었던 경험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조지 밀러 감독은 점프하며 오토바이를 타는 가스 타운 사람들과 후반부의 장대신을 통해서 수직적인 구도도 함께 연출하며 그런 사소한 단점까지 싹 날려버린다. 과연 조지 밀러 감독의 수십 년의 내공이 들어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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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리오사 일행이 모래폭풍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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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영화에서 연출에 정말 감탄했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퓨리오사를 뒤쫓던 무기 농장 보스가 두 눈을 잃고 웅장한 클래식 음악과 함께 난사를 하는 장면이다. 이때 쥬세페 베르디의 '레퀴엠 : 진노의 날'이라는 곡이 함께 흘러나오는데, 감독이 이 부분에서 레퀴엠이라는 곡을 사용했다는 건 정말 신의 한 수이다. 많이들 들어보았을 이 레퀴엠이라는 곡은 흔히 진혼곡이라고도 불리며 죽은 자들을 위한 음악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내게 이 음악은 '죽음'을 위한 음악이라기보단 퓨리오사 일행의 처절한 생존과 '삶'을 대변하는 음악 같았다. 끝까지 살아남아 생존하라는 삶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자 무언의 경고 같았던 장면이었다. 사실 우리들에게 통상적으로 삶과 죽음은 아주 정반대의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사실은 그것만큼 가깝게 맞닿아 있는 것이 없다. 우리는 죽음으로써 살고, 또 삶으로써 죽어가기 때문이다. 매드맥스라는 영화가 주는 메시지도 이와 아주 닮아있다.





#우리는 어디 멈춰 서 있는가?


과연 우리가 멈춰 서 있는 이곳은 어디인가. 그리고 더 나은 삶을 위해 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우리는 항상 우리가 처한 현실을 괴로워하며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마치 벗어나면 다른 곳에 우리가 찾는 오아시스가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과연 그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있을까? 사실 삶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딘가로 항상 도망치고 벗어나야만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삶과 죽음이 아주 가깝게 맞닿아있는 것처럼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우리의 삶을 뒤돌아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내가 존재하는 이곳이 바로 변화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그 이야기를 아주 강렬하고도 완벽하게 전달하는 조지밀러 감독의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시간이 되면 꼭 한번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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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must we go, 
we who wander this wasteland, 
in search of our better selves.”
- The First History Man

"희망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위해 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 최초의 인류

영화 매드맥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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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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