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술과 이야기

글 입력 2018.04.1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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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파괴와 초월적 긍정을 반복하는 예술가들의 삶을 지켜보고, 그 단상을 글로 옮기는 행위가 … 치유 행위이자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각성의 계기였다. 이 책에 실린 스물다섯 꼭지의 글은 꼬박 2년 동안의 기록이다.

- 저자의 말 中


2년. 길고도 짧은 시간동안 저자가 이 책을 써내려간 동기는 분명했다. 보다 나음, 보다 새로움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스스로의 실존을 확인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정립하며, 따라서 이러한 저자의 동기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 글의 주제가 예술 작품이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작품이 있다. 그리고 작품에 대한 언어가 있다. 이 둘의 관계는 무엇인가? 나는 지난날동안 전시와 공연들을 보러 다니며 가졌던 작품과 언어에 대한 질문을 이 책을 읽으면서도 던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 책 역시 기본적으로 작품에 대한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품과 그에 대한 언어 사이의 관계에 대한 질문은 곧 예술과 언어의 관계에 대한 질문으로도 확장되어갔다.



작품 – 언어


예술 작품에 대한 언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본다. 객관적인 설명, 주관적인 감상, 그리고 작품이 가진 이야기이다(이 글에서는 언어화된 이야기만을 지칭한다). 명확하게 나뉘는 구별은 아니라 하더라도 나는 이 책에서 이 세 종류의 언어를 모두 발견했다. 저자는 작품에 담긴 비유와 상징을 설명할 때도 있고, 작품에 자신의 철학세계를 투영하며 느끼는 감흥을 적을 때도 있고,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나 작품을 만들어낸 작가의 삶을 말할 때도 있었다. 주로 제일 마지막, 즉 작품의 이야기가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내게 설명과 감상은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이는 비단 이 책뿐만 아니라 다른 전시 설명이나 공연 리뷰 등을 읽어도 마찬가지이다. 설명은 그 객관성으로 인해, 감상은 그 주관성으로 인해 ‘나’를 배제시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작품에 대한 객관적인 설명에서는 나만이 이 작품에서 느끼는 감상을 찾을 수 없고, 타인의 주관이 배어있는 감상은 나의 주관으로는 이해하기가 더욱 어렵다.

반면 이야기는 다르다. 이야기는 아무리 작품에 관한 것이라 할지라도 작품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설명이나 감상과는 구분된다. 이야기는 작품과 독립적인, 어쩌면 그 자체로 또 다른 예술이기 때문이다.



예술 - 언어 


이 책은 ‘이야기’에 전적으로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예술 소개서가 아닌 그 자체로 새로이 창조된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는, 마치 예술 작품이 사람에게 영감을 주듯, 그러나 예술 작품과는 다른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영감을 준다.

오랜 시간 뒷산에 핀 꽃에서 모은 꽃가루로 작품을 만든 라이프 작가의 창작 이야기, 저항의 작가 아이웨이웨이가 중국 정부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작품세계를 지켰던 이야기, 파시즘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먹고 자란 미래주의와 그 시대의 탄압을 받아 낙인찍히게 된 퇴폐주의 사조가 가진 역사 이야기, 젊은 작가 노구치가 언어의 장벽을 뚫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스승을 찾아 나선 이야기까지 모두가 내 삶을 돌아보게 하고 또한 내다보게 했다. 작가와 작품이 살아온 시간 자체가 또 하나의 예술이 되는 것이다. 

나는 예술은 분명 언어와는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설명이든 누군가의 감상이든 이 책과 같은 이야기이든, 나와 작품이 대면하는 데에 끼어들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은연중에 예술에 비해 언어를 폄하하기까지 하던 나의 생각은 이 책을 통해 많이 바뀌었다. 예술에 대한 언어가 단순히 작품에 대한 부차적인 치장에 불과한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
- 풍부한 예술과 철학 이야기 -


지은이 : 최도빈

펴낸곳 : 아모르문디

분야
예술, 미학, 예술기행, 인문교양

규격
153*210*15mm

쪽 수 : 282쪽

발행일
2016년 10월 17일

정가 : 20,000원

ISBN
978-89-92448-47-5 (03600)




문의
아모르문디
0505-306-3336





[김해랑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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