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빈 하루] 낙화
꽃이 떨어졌다
글 입력 2018.04.18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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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나마 나를 설레게 했던 벚꽃이 지고그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다벚꽃의 낙화와 함께계절이 변했다그리고 '너'라는 사람도 변했다잘 다려진 정장보다 무릎 나온 빨간 추리닝이 좋았다떡져 바른 왁스보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좋았다진한 향수냄새보다 은은한 체취와 몸에 밴 알싸한 담배 냄새가 좋았다비싼 선물과 꽃보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은 편지 한 장이 좋았다근사한 레스토랑의 스테이크보다 직접 끓여준 라면이 좋았다차려입은 옷보다 살결의 온기가 느껴지는 맨 몸이 좋았다꽃이 지고 계절이 변하듯 너도 변했지만꽃은 다시 피고 계절은 돌아오듯너도 다시 나에게로 돌아왔으면[정재빈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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